▲ 17일, 1017 빈곤철폐의 날 조직위원회는 유엔이 정한 세계 빈곤퇴치의 날을 '빈곤철폐의 날'로 명명하고 오전 11시 광화문 광장에서 빈곤과 불평등이 없는 세상을 외치며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출처: 빈곤사회연대] |
‘자기 몫’의 삶의 터전이 없다는 이유로 쫓겨났던 용산참사 유가족, 청계천 상인,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 집 없는 청년 등이 모여 빈곤철폐를 외쳤다. 이들은 개발과 자본의 이름으로 사람들을 쫓아내고 착취하는 현실을 고발하며 불평등한 세상을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17일, 1017 빈곤철폐의 날 조직위원회(아래 조직위)는 유엔이 정한 세계 빈곤퇴치의 날을 ‘빈곤철폐의 날’로 명명하고 오전 11시 광화문 광장에서 빈곤과 불평등이 없는 세상을 외치며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빈곤문제는 한시적인 구호나 원조로 해결할 수 없다. 가난한 사람들의 몫을 빼앗는 자본과 이들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엄호하는 사회구조에 맞서 함께 목소리를 내자”고 외쳤다.
조직위는 빈곤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 △집, 거리, 가게에서 쫓겨나지 않는 세상 △부양의무자 기준, 장애등급제, 장애인 수용시설 완전폐지 △노점상 강제철거·노점관리대책 중단 △용역 관련 예산 전면삭감 △선대책 후철거 등 순환식 개발 시행 △홈리스에 대한 분리와 배제 중단 △가난한 이들의 건강보험 체납 해결 △사회서비스와 공공인프라 강화 △과로사, 초과노동, 임금격차 해결 △공공주택 확충 △전·월세 상한제 도입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복지 사각지대를 방치하는 복지제도 개선 등을 요구했다.
내년 1월은 재개발의 어두운 모습을 드러냈던 용산참사 10주기다. 용산참사 유가족 전재숙 씨는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조사 결과, 당시 공권력의 과잉진압이 확인됐다고 발표했지만 정부 책임자 중 우리 유가족에게 미안하다고 말한 사람은 없었다. 게다가 용산참사 당시 우리를 진압했던 김석기 전 서울 경찰청장은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고 해도 같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하는데, 사람을 또 죽일 수도 있다고 이야기하는 김석기를 더는 두고 볼 수가 없다”면서 “책임자를 처벌하고 진상 규명할 때까지 모두가 힘을 합쳐서 싸우자”고 외쳤다.
올해는 청계천 상인들이 가든파이브로 이주를 시작한 지 1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과거 청계천 복원공사를 강행하며 당시 청계천 상인들에 대한 이주대책으로 송파구 문정동의 가든파이브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유산화 가든파이브 대책위원장은 “당시 서울시는 ‘청계천에서 장사하는 것처럼 할 수 있다’고 설득했지만 상권이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고가의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었던 상인들은 일할수록 빚만 쌓여갔다”면서 “결국 SH공사는 임대료를 밀린 상인들에게 명도소송을 걸었다. 6천 명이 넘던 청계천 상인 중 가든파이브에서 장사하는 이들은 현재 100명도 되지 않는다. 나머지 상인들은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는지 모른다”라고 참담한 심정을 전했다.
이어 유 대책위원장은 청계천 상인들에 대한 전수조사 등을 요구하며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청계천 상인들의 생활고에 대해 서울시가 책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 빈곤, 차별, 철폐 피켓을 들고 있는 사람들 [출처: 빈곤사회연대] |
이와 유사한 상황은 현재도 일어나고 있다. 최근 수협은 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 명목으로 수십 년간 같은 장소에서 생계를 이어온 상인들을 내쫓고 있다. 지난 2016년 3월, 수협의 일방적 강행으로 신시장이 정식 개장했으나 상인들은 도저히 장사가 불가능한 공간이라고 비판한다. 임대료도 기존보다 1.5~2.5배 비싸다.
한상범 민주노점상전국연합 노량진수산시장 대책위원회 공동지역장은 “신시장은 장사가 불가능한 마트의 형태다. 건물 출입구 부근, 에스컬레이터 근처 등에 있는 가게만 장사가 잘되고 외곽에 있는 상인들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건물 통로가 비좁아 장사에 필수적인 손수레도 다닐 수 없다”면서 “문제해결을 위해 서울시와 수협, 상인 모두가 참여하는 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삶터를 잃는 것은 비단 상인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청년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설립된 시민단체 민달팽이유니온에서 일하는 김경서 기획국장은 “갈 곳 없는 청년들이 반지하, 옥탑방, 고시원과 같은 최저주거 기준 미달의 주택으로 가게 되거나 거리에 나앉고 있다”고 말했다.
김 기획국장은 “이러한 현실을 알면서도 청년들은 일자리와 교육 그리고 모든 문화자원이 집결된 도시로 모일 수밖에 없다”면서 “부동산이 투기의 수단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가 조속히 전·월세상한제, 세입자 보호 정책 등을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기사제휴=비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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