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이하 노조)에 따르면, 지금껏 김 상무가 주도해 노동자들을 상대로 진행한 고소·고발만 1천여 건이다. 경찰은 김 상무의 고소·고발 남발에 절반가량만을 기소 처리했다. 현재는 410명의 조합원이 1백여 건 재판을 받으며 괴롭힘을 받는 상황이다.
노조 관계자는 <참세상>과의 통화에서 “내가 2014년 말경 해고자 신분이던 당시, 김 상무가 노조 임원이 아니던 나에게 ‘우리가 고소하고, 고소를 준비 중인 건수가 880건 정도가 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사측의 고소·고발은 김 상무의 ‘노조파괴 프로세스’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김 상무가 오자, 유성기업은 노조파괴 형식을 ‘집단을 붕괴하는 방식’에서 ‘개별 조합원의 생존을 파괴하는 방식’으로 바꿨다”며 “회사가 임금삭감·부당징계·시간외근무차별·노조사찰 등을 하면, 조합원들이 항의하는데, 이를 빌미로 고소·고발을 진행한다. 다음 단계로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경찰, 검찰로 송치하게끔 진행한다. 뒤에 재판 과정을 통해 노동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식”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노동자 A씨는 2017년 1월에 열린 ‘유성기업 노동자 괴롭힘 및 인권침해 진상 보고회(이정미, 윤종의 의원실 주최)’에서 “현장에 CCTV 3대가 있었는데, 우리가 그걸 테이프로 감아 가렸다. CCTV를 해체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감시하지 말라고 항의했다. 그러면 사측은 시설물 관리 훼손으로 고소·고발을 했다”고 밝혔다.
노동자 B씨는 “우리는 잔업특근을 하지 않으면 생계를 유지하기 힘든 구조인데, 잔업특근을 (제2노조만 주고 금속노조 조합원은) 공식적으로 배제한다. 또 우리는 파업에 쉽게 내몰려 임금 삭감이 쉽다. 임금이 삭감되면 우리가 화내고 따지는데, 사측이 이를 이유로 고소·고발하는 것이다”라고 증언했다.
김 상무가 입사한 직후, 2015년에 노조 조합원 6명이 징계 해고, 51명이 출근정지를 당했다고 노조는 밝혔다.
▲ 노조가 밝힌 김 상무의 '노조파괴 프로세스'. 김 상무 영입 후, 유성기업은 노조파괴의 형식을 집단을 붕괴하는 방식에서 개별 조합원들의 생존을 파괴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출처: 금속노조] |
김 상무, 그는 누구?
유성기업 측은 2012년 창조컨설팅의 노조파괴 시나리오가 세간에 알려진 뒤, 2014년 10월 노무관리 전문가인 김 상무를 영입했다. 김 상무는 위와 같은 악질적인 노무관리로 유시영 회장의 신임을 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참세상>이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유성기업 전직 임원 정 모 씨는 “김○○ (상무)는 (유성기업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됐는데 (유시영) 회장의 인정을 받아 왔다”며 “김○○ 혼자 (유성기업에서) 통반장을 다하고 있다. 나머지(임원)는 전부 핫바지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노조 관계자는 <참세상>과의 통화에서 “우리가 부당노동행위로 김 상무를 고소한 적이 있는데, 2015년 초경 김 상무가 고소를 철회해달라며 노조 사무실을 찾아왔다. 우리가 김 상무의 요구를 거절하자, 김 상무가 ‘그럼 나는 나쁜 사람이 될 수밖에 없겠네요’라고 말했다. 그 뒤부터 김 상무의 ‘폭탄 고소·고발’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김 상무가 유성기업에 오기 전 사측의 고소·고발은 거의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직장폐쇄 기간 손해배상(약 40억 원 규모) 청구 소송 정도만 있을 뿐이었다. 징계 처분도 노조 간부급 선에서 그치거나, 경고를 부여하는 수준이었다.
노조 관계자는 <참세상>과의 통화에서 “김 상무가 유성기업에 온 이후 1천 건이 넘는 고소·고발이 들어왔다”며 “김 상무 이전에 사측이 이렇게 많은 고소를 하지 않았다. 손배 건 외에 거의 없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김 상무가 오고나서, 사측이 모든 상황을 채증하기 시작했다. 그 자료를 법률사무소 지석에 맡겼다. 지석에서 이를 토대로 매일 고소를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상호평가제’, ‘성과연봉제’ 도입도
노조에 따르면, 김 상무는 사무직군 노동환경도 악화시켰다. 차장급 이상 관리직에 ‘상호평가제’, ‘성과연봉제’를 도입했다. 직원들끼리 서로 평가, 점수를 부여하고 이에 따라 임금을 조절하는 제도다. 성과연봉제가 도입되며 고정 임금인상과 시간외근무수당이 사라졌다. 또 사무관리직 정년퇴직자 자리를 계약직으로 대체했다. 현재 노무담당 부장 또한 계약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사무직들도 김 상무에 대한 불만이 상당하다”며 “김 상무가 사무직 7명을 해고하거나 전출을 보내기도 했다. 이 중에는 관리직 한 명이 재판에서 사측에 불리한 진술을 했다는 이유로 인사 조처된 사람이 있다. 외에 김 상무에 불만을 표하며 스스로 관둔 사람도 몇 명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김 상무는 2012~2013년 노사정위원회가 발족한 ‘경영포럼’에도 참여했다. 당시 소속은 두산 지주회사였으며, 직책은 노무담당 부장이었다.
<참세상>은 유성기업 측에 관련 내용을 질문하려 했으나, 언론 담당자가 자리에 없다는 이유로 답변을 듣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