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김한주 기자] |
쇠린마웅씨의 이야기는 한국 거주 미얀마인 4만여 명이 이용하는 커뮤니티 SNS에도 전해졌습니다. 글을 올린 사람은 구청에 분향소가 차려져 시장, 구청장, 미얀마 대사 등 200여 명의 추모객이 다녀갔으며, 특히 서울시장과 양천구청장이 이번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한국사회와 정부기관들의 책임 있는 대응을 칭찬했습니다.
하지만 이 소식을 접한 미얀마 사람들 중에서는 다른 의견도 있었습니다. 이전에도 한국에서 일하던 미얀마 노동자들의 사망사건들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분향소가 차려지고, 책임 있는 사람들이 신경을 쓰고 사과하거나 재발방지를 약속한 적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목동 수몰사고 전날인 7월 30일에도 전라북도 고창군의 한 농장에서 일하던 미등록 미얀마 노동자가 트랙터 사고로 사망했는데 그에 대해서는 아무 소식이 없습니다.
지난해 8월 김포의 한 건설현장에서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청 단속반을 피하려다 건물 아래로 추락한 미얀마 노동자 딴저테이씨의 사망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책임자를 징계하라는 권고를 했지만 법무부는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가운데 이번 목동 수몰사고에 대한 한국 사회와 정부기관의 대응을 칭찬하는 의견에 대부분의 미얀마 노동자들은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이주노동자라는 이유로 한국사회에서 차별대우를 받은 경험이 있는 이들은, 목동 수몰사고의 사망자가 이주노동자뿐이었다면 산재처리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의구심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참담하게 목숨을 잃은 노동자들의 명복을 빌기 위해서라도, 더 이상은 일터에서 목숨을 잃는 노동자가 생겨서는 안 됩니다. 책임 있는 사과는,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번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물론, 앞으로 이주노동자도 비정규직노동자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노동 조건을 만들기 위해 한국정부가 책임 있는 노력을 해나가는지 지켜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