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는 13일 오전 11시 삼성 서초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속노조는 불법에 가담한 경찰과 노동부 관료의 책임을 물어 대한민국 정부를 선두로 삼성전자, 경총 등 6개 법인을 포함한 100인의 피고에 대해 모두 합해 10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들은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79인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업무상횡령 △업무방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에 대한 형사고발을 진행할 계획이다.
노조는 “재판을 통해 삼성의 노조파괴 행위의 위법성이 확인된 만큼 이런 범죄행위에 회사의 자금을 동원한 것은 명백한 배임”이라며 “최근 법원은 노조파괴 공작 관련 재판에 회삿돈을 쓴 유성기업의 사례에서 이미 회사와 경영진의 배임을 인정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박다혜 금속법률원 변호사는 “이번 소송의 피고는 무려 100명”이라며 “삼성전자, 삼성전자서비스, 삼성물산, 삼성의 각 협력업체, 최지성 미래전략 실장을 비롯한 직접 범죄에 가담한 전현직 임원들, 공권력과 노동부의 근로감독권을 활용해 삼성과 노조파괴에 함께한 대한민국, 경총, 어용노조, 노조파괴 자문위원들 모두 책임 대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검찰의 부실한 수사·기소로 인해 삼성의 범죄가 상당 부분 면죄 받은 것과 관련해 추가 수사 고발을 할 것”이라며 “특히 삼성 임원들이 회삿돈으로 노조파괴 자문비를 지출한 업무상 배임 횡령 혐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에 해당한다. 이것은 3년 이상의 ‘상한이 없는’ 징역형이다. 2년 이하의 징역형으로 규정돼 있는 부당노동행위에 비해 높은 선고가 가능하다. 그런데 검찰은 이미 수십억에 대한 배임혐의가 충분히 확인됐으나, 기소조차 하지 않았다”며 노조가 직접 고발을 진행하는 이유를 밝혔다.
박원우 금속노조 경기지부 삼성지회 지회장은 “삼성자본의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조직적인 범죄에서 (노동자들은) 속수무책 당하고 있다”며 “삼성 임직원들은 연말정산 자료를 불법으로 확인해 개인 후원내역을 확인해 불온단체 지정 리스트를 만들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민천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수석부지회장 역시 “일부 관리자들은 섬에 (노동자들을) 데리고 가 노조 가입을 못 하게 하기도 했다”며 “지금도 현장에서는 일부관리자가 노조에 가입하려 하는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말로는 노조를 인정한다고 말하지만, 뒤에서는 탈퇴를 종용하면서 협박과 회유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금속노조는 정부의 책임도 강조했다. 이들은 “대통령은 적폐청산은 고사하고 범죄자 이재용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며 “법원은 이재용의 형을 덜어주기 위해 세상의 눈도 아랑곳하지 않고 동분서주한다. 진정한 노동존중은 말이 아니라 노동조합이 어깨 펴고 활동하고 모든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가 단호하게 지켜질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