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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는 17일 오전 9시 30분 국민건강보험공단 영등포남부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시차출근제, 재택근무, 마스크 지급, 감염을 피하기 위한 안전한 공간 마련 그 어떤 것도 공단의 결정 없이는 진행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2월 ‘민간위탁 노동자 근로조건 보호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위탁기관과 수탁기관 및 노동자 간 소통 활성화를 위해 위·수탁 3자협의회 구성의 필요성을 전한 바 있다.
전국 7개 지역 12개의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는 1500여 명의 상담사가 건강보험 및 노인장기요양보험 관련 등 1,000여 가지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질병관리본부 1339’ 업무도 맡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에도 이들의 고강도 노동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져 왔다.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에 따르면 상담사들은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8시간 동안 단 1분의 휴식도 취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화장실 이용도 자유롭게 하지 못해 각종 질환들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국가인권위가 권고한 콜센터 적정 콜의 두 배 가까운 160콜 이상을 받는 상담사의 현실은 모른 척하고 실적으로만 위탁업체를 평가하는 잘못된 관행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전여정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서울지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서울 구로구 콜센터 코로나 집단 감염에도 불구하고 고객센터 상담사 보호를 위한 적절한 대응책 마련이 되고 있지 않다”며 “9시, 9시 30분으로 시차출근을 하고 11시 30분, 12시 30분 등 점심시간을 3개 조로 나눠서 운영하는 보여주기 식 대응만 하고 있다”고 현장의 상황을 지적했다.
김숙영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지부장에 따르면 새로운 수탁업체와 계약이 시작하는 지난 1일부터는 마스크 배급이 중단되기도 했다. 김숙영 지부장은 “14일 만에 마스크 한 장을 겨우 배급받았다”며 “밀집한 공간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도급업체는 재택근무, 사회적 거리 두기, 상담사업체 배치, 가림막 설치 등의 대책은 없다. 도급업체는 공단의 결정만 기다리고 공단은 도급업체 직원이라고 선 긋기 바쁘다”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년마다 고객센터 도급업체와 계약을 진행한다. 현재 공단의 수탁업체는 △메타넷 엠 플랫폼 △(주)유니에스 △효성 ITX(주) △KTIS 등이다.
지부에 따르면 지난 3월 공단은 지부와의 면담에서 △정규직 전환을 위한 노·사·전문가 협의체 재구성 검토 △위·수탁 3자 협의회 구성 등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지부는 지난 1일 수탁업체와의 계약 시작 시점에 맞춰 위·수탁 3자협의회 구성을 요구했으나, 공단은 거부 입장을 밝혔다.
지난 7일 공단은 회신 공문을 통해 “귀 단체에서 요구하는 위·수탁기관 및 노동자 간 3자협의회는 각 협력사별로 직원 대표와 노사협의회를 구성·운영하고 상담사들의 애로사항 청취와 소통창구를 마련토록 계약사항에 명시하였고 필요하면 위탁사인 공단이 노사협의회에 참관·청취하게 되어있다”고 전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공단은 "고객센터 상담사와 직접적인 노사관계가 성립되지 않아 귀 단체가 협력사와 사전 협의 없이 공단으로의 직접 요구는 지양하기를 부탁드리며 협력사와 공동 소통의 장을 요구할 경우 협의에 응할 것"이라며 지부의 공문 발송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한편 지부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이라며 “공단이 지난 면담에서 언급한 공공기관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려면 고객센터 상담사의 현실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