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
지상으로부터 25미터 떨어진 상공에 사람이 있다. 강남역 사거리 철탑 위에 김용희란 사람이 있다. 그곳은 발 한번 뻗고 눕기도 힘든 반 평 정도의 크기의 좁디좁은 공간이다. 2019년의 무더웠던 여름과 칼바람 부는 겨울의 추위를 김용희는 홀로 감당해야했다. 그렇게 300일이 넘었다. 전문 의사들에 따르면 사람이 움직이지 않고 장시간 같은 자세를 취하게 되면 몸 안의 장기가 제 기능을 할 수 없다고 한다. 신체근육 역시 거의 손상된 상태라 봐야한다는 것이다. 그런 그가 이제는 죽기를 각오하고 단식에 들어갔다. 2020년 4월 18일은 그가 단식을 시작한지 15일째 되는 날이다. 강남역사거리 그곳에는 대한민국 1등 기업이라 불리는 삼성본사가 있으며 삼성재벌과 300일 넘는 쉽지 않은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백발의 김용희가 있다. 그는 1959년생이다.
철탑 위의 김용희는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노동조합을 삼성재벌에서 만들고자 했다. 삼성의 대답은 10억을 줄 테니 노동조합 만드는 것을 포기하라는 회유와,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하는 수차례의 폭력으로 돌아왔다. 이에 적당히 타협했다면 지금 그가 강남역 사거리 철탑위에 있을 이유는 없을 것이다. 폭력적 강요와 회유에 굴하지 않는 인간 김용희에 대한 삼성의 다음 대답은 한 사람의 인생을 망가뜨리는 것을 넘어 그의 가족까지 철저히 파괴시켰다. 삼성재벌은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는 것을 증명하려 했고, 대한민국 헌법위에 삼성재벌이 군림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 했다. 이것이 과연 대한민국 1등 기업의 진면목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삼성이 세계의 내로라하는 대기업이 되고자 한다면 노동자의 기본 권리를 주장하는 김용희, 그의 26년간의 처절한 외침에 제대로 된 대답을 해야 할 것이다.
‘사람이 먼저다’라는 슬로건을 전면에 내세우며 ‘1700만 촛불시민의 열망’에 올라 집권한 문재인정부는 또 어떠한가. 문재인 대통령은 430억 원의 뇌물공여와 97억 원을 횡령한 삼성의 실질적 1인자이자 범법자인 이재용과의 스킨쉽을 멈추어야 한다. 이재용을 다시 감옥에 보내야할 직무와 책임이 사법부와 문재인정부에 있다. 그리고 범법자 이재용을 다시 감옥으로 보내는 것이 대한민국이 제대로 된 법치국가임을 증명하는 길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금까지의 모든 불법적 행위에 대해 국민들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 아울러 한 노동자의 피 끓는 절규에도 진심어린 사과와 책임 있는 행위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더불어 16년째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삼성의 철거민 피해자들, 암 보험비가 약관대로 지급되지 않아 거리에서 분노와 억울함을 외치는 암환자들에게도 이재용과 삼성은 제대로 된 해법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기업의 수장으로써 마땅히 해야 할 올바른 모습이며 대한민국 1등 기업의 자세인 것이다.
문재인 정부 역시 한 노동자의 목숨을 건 외침에 모르쇠로 일관한 것에 대한 사과가 필요하며 문제해결을 위한 해법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정말 ‘사람이 먼저’라고 생각한다면 마땅히 그래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과거 김용희 씨의 변호인으로서 삼성과의 법정다툼에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재판에서 패소한 바 있다. 재판과정에서 김용희 씨가 승소할 수 있는 핵심증거자료를 누락시킨 것이 당시 김용희 씨의 담당변호사였던 지금의 문재인대통령이다.
그렇다면 먹고사는 게 더 힘들어진 우리 시민들은 과연 무엇을 해야 할까. 문재인 정부에게 우리가 목소리를 더욱 높여야 하지 않을까. 사람이 먼저라고, 철탑위에서 사람이 굶어죽겠다는데 당신들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말이다. 또한 무소불위의 자본에 맞서 쉽지 않은 길을 가고 있는 그에게, 그곳에서 억울하게 죽어서는 안 된다고 힘껏 외쳐 주었으면 한다. 어쩌면 그는 대한민국의 법치가 바로 세워져야 한다고 우리를 대신해 힘겹게 외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만약 김용희가 그곳에서 죽는다면 이것은 우리 사회의 기본윤리와 도덕의 죽음이며 또한 우리 사회양심의 패배일 것이다. 많은 시민들이 그가 살아서 당당히 걸어 내려올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