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비정규직노동자의 고용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간접고용노동자들이 해고금지 등의 긴급대책이 필요하다며 원청에 교섭을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22일 오전 10시 30분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콜센터 사업장 예방지침 발표 이후에도 근무밀집도 등이 개선되지 않고 실질적인 노동조건 개선이 이뤄지지 않아 정부 지침의 실효성이 의심받고 있다”며 “이는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사용하는 원청의 명백한 책임과 역할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사용사업자(원청)의 비정규직노동자 고용책임을 위해 정부와 국회가 법 개정 및 비정규직 고용유지제도를 긴급하게 수립해야 한다고 전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발생하고 민주노총 상담센터에 연락을 취한 노동자는 대부분 간접고용노동자였으며 피해 유형은 원청의 일방적 계약변경, 무급휴직, 권고사직, 퇴사 압박 등이었다.

간접고용노동자들은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현장 상황을 증언했다. 이승환 희망연대노조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 지부장은 “코로나19에서도 똑같이 회사에 출근해 출퇴근 인증을 해야 한다. 아직도 전 직원이 모여 아침 회의를 진행한다. 하청은 실적이 낮은 노동자를 징계를 하는 등 달라진 게 없다"며 "또 원청이 코로나 관련 매뉴얼을 늦게 만들어 자가격리자 집에 방문한 노동자가 입에서 피를 물고 있는 고객을 발견한 경우도 있었다. 몸에 이상이 있으면 가족에게 해가 될까 차에서 숙식하는 정도”라고 전했다.

박용병 민주일반연맹 민주연합노조 전주지부장 역시 “확진자가 발생한 건물과 자가격리 주택의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노조는 보호 장구를 착용하고 선별 수거할 수 있는 특별반 구성 등의 안전대책을 요구했지만, 지자체는 실행하지 않았다”며 “원청인 지자체와 교섭하고 싶지만, 회피만 한다. 회사는 인건비, 일반관리비 등에서 이윤을 챙겨간다. 모두 시민의 혈세다. 이런 부정과 비리를 척결하고 고용, 노동환경 문제 등을 해결하고자 직접적인 지자체 교섭을 요구한다”라고 말했다.

변기순 민주일반연맹 경남지역일반노조 신대구부산고속도로지회 사무장은 “코로나 사태로 환경 및 보호 장구 지원과 관련해 원청에 면담을 요청했다. 그러나 원청은 만나주지 않았으며 지원이 어렵다고 했다”며 “원청은 격일제, 자택 근무를 하면서도 우리는 고객과 근접한 상태로 업무 처리를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원청은 현장 방문조차 안 했으며 재난지역인 대구의 두 개 영업소마저 지원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금속노조, 공공운수노조 민주일반연맹 등 700여 개 사업장 간접고용노동자들은 원청에 교섭을 촉구하기 위해 공동투쟁을 벌일 것이라 밝혔다. 이들은 △상시지속 업무 직접 고용 △위험의 외주화 금지 △원청 책임하에 인력충원, 적정임금 등 차별시정 대책마련 △간접고용노동자 고용 및 근속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민주노총은 코로나19 사태에서 고용유지와 해고금지를 해야 한다며 대정부 요구안을 발표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파견, 하청 노동자의 해고금지와 고용보장이 우선돼야 한다. 특히 정부의 지원을 받는 대기업 중견기업들은 (코로나19 대책에서) 파견하청노동자들을 대부분 제외시키고 있다. 정부의 지원을 받는 기업들은 파견, 용역업체 노동자의 고용유지와 함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특히 비정규직을 사용하는 사용자가 하청노동자의 고용유지를 위해선 직접 교섭에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정부 금융 지원 시 비정규직 해고금지 의무화, 사전 고용유지서약서 작성 △원청 사용자의 책임 의무화 △고용유 연화 및 노동조건 하락 금지 △간접노동자와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노조법 2조 개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