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에서 위태롭게 나부끼는 사람

[기고] “우리가 김용희 동지를 지켜야 합니다”

[출처: 남Korea]

고공으로 올라간 사람들은 내려오지 못하고, 비정규직 저임금을 상징하는 톨게이트 수납원들은 법
원 판결에도 복직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모든 법과 윤리가 자본을 위해 작동하는 세상이다. 그래서 저 높고 어두운 고공에서 뿌려지는 눈물은 땅에 닿기도 전에 흩어져 버린다. 땅에 서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사는 게 지옥이다”, “너희만 해고됐느냐”, “그만들 좀 하라”며 저들의 눈물을 지겨워한다.

해고라는 살인을 저지른 가해자는 국가의 보호를 받고, 반대로 피해자들은 저 높고 추운 곳으로 추방되곤 한다. 하지만 한번 생각해보자. 이 지옥은 결코 노동자들의 잘못 때문이 아니다. 헌법에 보장된 노동조합을 결성하려는 노동자를 해고하고, 이들에게 이기적인 세력이라는 낙인을 찍었기 때문에 생긴 지옥이다.

귀족노조, 빨갱이, 떼쟁이들, 이기주의자 등 억장이 무너지는 말로 노동자들을 이간질 해 서로의 고통에 등 돌리도록 한 이는 과연 누구인가? 이런 자본과 권력의 노조파괴 시도에 노동자는 하나 둘 땅에서의 삶을 끊고 고공으로 올라간다. 그것도 할 수 없는 사람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장 이 사회가 바뀐다고 해도 먼저 간 이들의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 그들은 이제 우리 곁으로 돌아올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제 저들을 지켜야 한다. 저들이 무사히 땅으로 내려와 직장과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가 눈길을 거둔다면 자본은 저들을 결코 땅으로 소환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저렇게 위태롭게 나부끼는 사람들을 살리는 것이 그 어떤 정치적 대의보다 더 우선이지 않는가?

저 높은 곳에 사람이 있다. 꺾어 세운 다리를 두 팔로 감아 안고 몸을 전신을 파고드는 차가운 냉기와 세상의 무관심과 싸우는 사람들. 저들은 우리가 눈길을 거두면 결코 괜찮을 수 없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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