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하는데”…美 지방병원 잇따라 폐쇄

의료노동자 수만명 강제휴가 조치...코로나 인종·소득 격차 뒤 영리병원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미국 대도시에서 지방으로 확산하며 돌연 문을 닫는 지방병원이 늘고 있다.

미국 언론 <엔피알> 최근 보도에 따르면, 테네시에선 4월 중순 인구 1만2천여 명의 디케이터카운티에 위치한 유일한 일반병원이 폐쇄됐다. 미국 지방병원이 폐쇄된 것은 올해 들어서만 9번째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에선 2005년 이후 170곳 이상의 지방병원이 폐쇄됐으며 지난해에만 19곳이 문을 닫았다.

지방병원은 미비한 정부 지원과 인구 감소, 고령화로 이미 재정이 열악한 상황에서 고가의 의료서비스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문 병원으로 지정되거나 확진자를 치료하면서, 이외 의료서비스를 운영하기 어려워 병원 예산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지난 2월 미국 보건단체 지방보건차티스센터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방병원 4곳 중 1곳이 이미 폐쇄될 위험이 높은 것으로 간주됐다.

[출처: National Nurses United]

실제로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미국의 여러 지역에서 지방병원 폐쇄가 잇따르고 있다.

테네시주 디케이터카운티병원 외에도, 미시간주 최대 의료기관 보몬트 헬스(Beaumont Health) 소유 웨인병원이 지난 4월 초 폐쇄됐다. 웨인병원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전문 병원으로 지정돼 확진환자 19명이 입원해 있었으나 병원은 이 환자들을 퇴원시키거나 이전하고 병원 문을 닫았다. 팬데믹 기간 제공할 수 없는 의료서비스가 급증했다는 이유였다. 웨스트버지니아주 밍고카운티의 탄광촌에 있는 유일한 병원인 윌리엄슨메모리얼병원도 21일 문을 닫았다. 이 병원은 지난해 파산신청을 한 상태였다.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선 추가로 1개 지방병원이 폐쇄를 앞두고 있다. 캔자스주 섬너카운티에 위치한 한 지방병원도 지난달 중순 문을 닫았다.

지방병원이 문을 닫는 경우 외에도 직원을 해고하거나 강제휴가 조치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7일 의료저널 <베커스병원리뷰>에 따르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뒤 201곳 병원이 수만 명에 달하는 의료노동자를 강제휴가 조치했다. 4월 초 웨인병원을 폐쇄한 보몬트 헬스도 지난 21일, 300명 이상의 직원을 해고하고, 2,475명을 강제휴가 조치한다고 밝혔다.

러시다 털리브 미시간주 하원의원(민주당)은 병원이 폐쇄된 이유에 대해 “고액의 수술이나 이윤을 추구할 수 있는 기타 의료서비스로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COVID-19 전문 병원이 되면 실제로 환자를 치료해야 하기 때문에 돈을 벌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코로나 감염의 인종 및 소득 격차의 배후에 영리병원이 있다”고 꼬집었다. 털리브 의원은 미국 최초 팔레스타인-아메리칸 여성의원으로 미국민주적사회주의자(DSA) 소속이다.

미시간주 보건병원협회(MHHA)에 따르면, 미시간 주 내 병원은 모두 4월 3일까지 6억 달러(약 7,355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 한 조사기관은 무보험 환자가 입원해 치료할 경우 병원은 약 4만 달러(약 4,900만원)의 비용을 쓴다고 추산했다.

전국지방보건연합(NRHA)은 트럼프 정부에 ‘즉각적인 지원’을 촉구해왔다. 미국 정부는 10일 1천억 달러 규모의 구조기금을 지원하기 시작했지만, 지방병원들은 이 기금을 받기 위해 대도시 대형병원들과 경쟁해야 할 것이라고 12일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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