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조스 수익, 30조원 껑충? 미 유통노동자들, 1일 공동파업

노동자 희생한 대가...아마존, 월마트 등 안전과 임금 인상 요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위기 속에서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자산이 올해 들어서만 30조 원 늘었지만, 아마존 노동자들은 감염과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분투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베조스 CEO의 수익은 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희생시킨 결과라며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파업은 특히 월마트 등 미국 유통업체 노동자들이 공동으로 계획하며 미국 역사상 전례 없는 파업이 될 것이라는 평이 나온다.

미국 진보언론 <인터셉트>의 27일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 등 미국 유통업체 노동자들이 내달 1일 메이데이에 공동 파업에 나설 예정이다. 이 파업에는 인스타카트, 홀푸드, 월마트, 소매업체 타겟, 페덱스 등 노동자들이 참가할 예정이며, 이들은 병가나 조업 중단, 시위 등을 계획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현지 노동조합과의 공동 시위가 진행된다.

올푸드 사원이자 파업 조직자인 다니엘 스타인브룩은 “우리는 국제 노동자의 날을 맞아 아마존, 타겟, 인스타카트 등 다른 필수 노동자들과의 연대해 더 나은 안전과 이익을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fightfortheftr]

파업 조직가들은 특히 아마존이 전 세계 175개 이상의 사업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자나 점프 등 인디아나주 아마존 노동자들이 함께 지난 달 미국 아마존 물류창고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례를 집계한 결과, 최소 125개의 아마존 시설에서 500건의 코로나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라차엘 라이트 아마존 대변인은 “우리는 국민의 의사표현권을 존중하지만, 노동단체가 이 전례 없는 건강과 경제 위기 동안 아마존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거짓 주장을 한다”며 비판한다.

5월 1일 파업은 노조와 비노조 노동자들이 주도하는 일련의 행동 중 가장 최근의 행동이다. 지난 달, 미국에선 뉴욕시의 아마존 노동자들과 전국 1만 명 이상의 인스타카트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였다. 홀푸드 노동자들도 지난달 31일 전국적으로 병가를 냈다. 또 콜로라도주의 한 미트공장에선 800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근무를 거부했다.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선 청소노동자와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선 버스노동자이 살쾡이파업(노조 비승인 파업)을 진행했다. 미국 진보언론 <페이데이레포트>에 따르면, 이 언론이 지난 3월 이후 27일까지 집계한 미국 내 살쾡이 파업만 140건에 달했다.

노동역사학자이자 CUNY노동도시학대 교수인 스티븐 브리어는 “이 노동자들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지만 대부분 보이지 않는 노동력을 수행하면서 이 회사들에 의해 너무 오랫동안 뻔뻔하게 착취당했다”며 “이들이 팬데믹 시기 필수노동자로 간주되고 있는데, 집단적으로 조직된다면 엄청난 지렛대와 힘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자들은 모든 미지급 휴가에 대한 보상, 전염병 발생 기간 동안 제공되는 위험 급여 또는 유급 병가, 회사가 항상 제공해야 하는 보호 장비 및 모든 청소 용품, 확진자 수에 대한 투명한 공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유통 부문 노동자들의 공동파업은 지난 달 아마존이 파업 노동자를 해고한 게 도화선이 됐다. 뉴욕주 스태튼아일랜드 아마존 물류창고 노동자였던 크리스 스몰스는 지난달 30일 동료들과 함께 파업에 나섰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그러나 그가 해고된 후 매일 다른 지역 노동자들로부터 근무 환경에 항의하기 위해 어떻게 작업 중지를 조직할 수 있으냐고 묻는 수십 통의 문의를 받을 만큼 노동 현장의 관심이 늘어났다. 그러면서 아마존과 타겟, 긱 노동자들이 노동인권단체와 연합해 공동행동에 나서기로 하면서 이번 파업이 조직됐다. 이들은 지난 몇 주 동안 텔레그램과 시그널과 같은 암호화된 앱을 통해 비밀리에 파업을 조직했다.

지난 3월 아마존은 급증하는 주문과 직장에서의 바이러스 노출 우려로 무급휴가를 받은 노동자들을 대신해 10만 명을 고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달에는 7만5천 명의 추가 채용 계획을 밝혔다. 인스타카트는 3월에만 30만 명의 신규 노동자를 고용했는데, 이는 기존 인력보다 많은 것이었다. 이 회사는 지난 주 다시 25만 명의 직원을 추가로 고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조치나 근무 조건은 여전히 열악해 노동자들은 공동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버지니아 남부의 타겟 노동자인 아담 라이언은 “5월 1일 파업은 타겟 직원들이 60년 간의 회사 역사상 첫 번째 집단행동”이라며 “우리를 지키는 것은 우리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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