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경영권 승계와 노조파괴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 부회장은 “법을 어기는 일은 결코 하지 않겠다. 노조 문제로 피해 입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이제 더 이상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고 발표했다.
먼저 정의당은 이 부회장 사과에 대해 “이번 사과가 결코 삼성이 저지른 범죄에 대한 감형으로 악용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그리고 지금 삼성과 이 부회장에게는 사과보다 사법 정의가 우선이다. 죄를 인정한다면 사과와 함께 이에 걸맞은 법적 처벌을 달게 받기를 바란다. 이 부회장은 무노조 경영에 대한 비판을 인정하면서도 300일이 넘게 강남역 철탑에서 고공농성을 하는 삼성 해고 노동자 김용희 씨에 대해서는 어떠한 사과나 언급이 없었던 점에서 매우 유감”이라고 했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
민중당은 “‘앞으로 안 하겠다’는 말 이전에 지금까지 저지른 반헌법, 반인권 범죄에 대한 법적 책임을 약속해야 한다”며 “김용희 씨를 비롯한 노조탄압 피해자에 진심으로 사과하고 구체적인 보상 대책을 밝혀야 한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이제야 하면서 면피하려는 속셈이 가증스럽다. 준법경영 약속도 뜬구름이다. 현재의 준법감시위원회는 아무런 법적 권한과 책임이 없는 외부 기구일 뿐이다. 아울러 준법감시위 권고에 따른다며 사과 같지 않은 사과를 면죄부로 삼으려는 심보는 더욱 용납할 수 없다”고 전했다.
사회변혁노동자당도 “우리가 기자회견에서 기대한 것은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등 경영권 세습을 위해 저지른 범죄행위에 대한 책임이며, 그렇게 형성된 천문학적 범죄자산에 대한 환수조치. 노조파괴 부당노동행위로 고통받은 수많은 노동자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 노동재해로 사망한 모든 삼성 노동자들에 대한 중대 재해 인정과 그에 상응하는 자세였다”며 “이 부회장처럼 오늘의 사과로 어제의 범죄를 덮을 수 있다면, 이 나라에 처벌받는 범죄자는 단 한 명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동계도 규탄 성명을 냈다. 민주노총은 “경영권 승계 포기, 노동3권 보장이라는 너무나 상식적이고 당연한 이야기가 삼성 재벌에게는 특별한 뉴스가 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며 “불법행위에 대한 사법적 책임을 지는 것과 오늘(6일) 사과는 별개의 문제다. 오늘 발표가 사과문으로 진정성이 갖기 위해서는 경영 승계 과정에서 발생한 불법, 탈법적인 행위에 대한 사죄와 원점으로 돌려놓겠다는 약속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금속노조도 ‘이재용 부회장의 공허한 사과, 여전히 살아있는 노조파괴, 노동통제’라는 성명을 통해 “복수노조가 허용되기 이전 삼성은 다수의 계열사에서 이른바 유령노조(페이퍼노조)를 만들어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노동운동의 싹을 잘랐다. 이들 유령노조는 삼성의 무노조 경영을 감추는 포장과 노조파괴를 실현하는 양날의 칼이었다”며 “지금 이재용 부회장이 어떤 무대를 만들고 어떤 말을 내뱉어도 현장이 변했다는 증거가 없으면 그 말은 모두 거짓일 뿐이다. 그리고 현장이 변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는 민주노조의 깃발”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