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확산되는 코로나 감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등교 개학을 강행하자 교육노동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교육부는 고3 등교 개학을 20일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밝히며 학교 상황에 맞게 학생을 분산시키면 생활 방역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노동자들은 수능과 경쟁 입시일정을 위한 일방적인 개학이고, 방역의 책임 역시 학교에만 전가하고 있다며 교육부의 대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교사, 학교비정규직노동자 등으로 구성된 교육노동자현장실천추진위는 19일 “코로나19, 교육과 사회의 대전환을 촉구한다”는 성명을 내고 교육부가 학교 방역의 근본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나아가 경쟁과 불평등을 심화하는 현행 입시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교육노동자현장실천추진위(이하 추진위)는 성명에서 “‘온라인 개학’은 경직된 수업일수와 수업시수 지키기로 수능과 경쟁 입시일정을 위한 일방적이고 관료적인 억지였다”라며 “이제 입시 일정이 늦어지는 것에 대한 불안 해소를 위해 ‘안전’은 뒤로 한 채 다시 등교 개학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라고 교육부를 비판했다.
추진위는 또 교육부가 결정 과정에서 교육노동자와 학생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는 등 “철저히 대상화시키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추진위는 “비정규직을 차별하는 정부의 무책임한 대책은 학교 노동자간 갈등마저 이야기하더니, 교육부는 어이없게도 시도교육청에 창의적 등교 개학을 주문하고, 시도교육청은 이를 또다시 학교 안 노동자와 학생들에게 떠넘겼다”라며 “대규모 학교에서 한정된 교육노동자들이 방역과 교육을 안전하게 책임지기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모르지 않을텐데 밀어붙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추진위는 결국 “일상화되어버린 자본주의 경쟁 체제를 획기적으로 바꾸지 않는 이상, 그 어떤 대책도 고통을 줄이진 못한다”라며 “방역과 개인위생에 힘쓴들, 자본의 착취와 수탈이 더해지고, 팬데믹이 일상이 되어버릴 상황에서 경쟁 입시와 불평등 교육은 더욱 심화되고 더 큰 고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추진위는 이같은 문제제기 끝에 “자본과 국가권력에 대한 노동자 민중의 직접 통제가 가능한 사회, 노동자 민중이 일터에서 죽지 않고, 아프지 않고,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 경쟁교육과 교육 불평등이 사라진 사회를 만들기 위해 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학교 현장에서 노동하는 모든 노동자와 학생, 학부모와 함께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추진위는 오는 23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전교조 서울지부 7층 강당에서 총회 및 출범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추진위는 교육 불평등과 차별에 맞선 근본적인 교육체제 변혁과 비정규직과 불안정노동의 철폐, 모든 노동자의 기본권 쟁취, 민주노조 운동의 확대 강화, 여성해방과 성평등 실현, 장애-이주-생태-반전 평화-성소수자운동, 노동자 정치세력화 등을 실천하고 투쟁하는 조직이 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