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비정규직 노동절 집회 참가 18명 출석요구

“코로나19 악용해 노동자·시민을 탄압하는 것”…공동대응 예정

경찰이 지난달 1일 노동절 집회를 주최한 정치·노동단체들에 대해 출석요구서를 남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종로경찰서는 지난달 1일 종로타워 앞과 광화문 등지에서 열린 ‘코로나19 비정규직 긴급행동(비정규직 긴급행동)’ 집회의 주최 단체 및 참가자 약 18명을 대상으로 출석요구를 하고 내사를 진행 중이다. 해당 출석요구소에 따르면, 경찰은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감염병의예방및관리에관한법률’ 위반을 문제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종로경찰서는 1일 종로타워 앞에서 비정규직공동행동 ‘재벌 사내유보금 1000조 원 환수’ 3마당을 진행한 김태연 사회변혁노동자당 대표를 비롯해 모두 7명, 이외 ‘해고를 격리하라 - 모든 해고 금지’ 등 집회 주최 측과 참가자 10여 명에 대해서 출석요구서를 발행했다.

그러나 집회 주최측은 감염병 예방 수칙을 준수했음에도 경찰이 내사까지 진행하고 있는 것은 정치적 탄압이라 비판하고 있다.

3마당에 참여한 이유로 출석요구를 받은 김태연 사회변혁노동자당 대표는 “비정규직 긴급행동은 사전에 예방 조치를 포함한 신고서를 제출했으며 당일 현장에서 이를 충실히 이행했다”며 “그럼에도 해당 주최·참가자들에게 출석을 요구하고 내사까지 하는 것은 감염병예방법을 구실로 집회시위의 권리를 탄압하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할 예정이고 방법은 관련 단체들과 논의해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연 대표는 또 “사스, 메르스 등 감염병이 계속 유행하고 새로운 감염병도 지속해서 발생할 것이라 예측되는데, 그럴 때마다 집회 시위를 제한할 수는 없다”며 “감염병으로 집회 시위를 제한하는 것은 앞으로도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비정규직 공동행동 실무를 맡았던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상임활동가도 “비정규직 긴급행동 집회는 감염병 예방을 위한 준비가 돼 있었기 때문에 (경찰이) 조사를 진행할 이유가 없다”며 “최근 사드 장비 추가 반입에서도 드러나듯 코로나19 상황을 악용해 시민과 노동자의 권리를 제한하고 있다. 잘못된 정책에 항의하기 위해 함께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하다. 정부가 코로나19 및 감염병예방법을 핑계로 기본권마저 제한하는 것은 인권침해”라고 비판했다.

앞서 서울시와 경찰청은 ‘감염병의예방및관리에관한법률’ 제49조제1항을 근거로 비정규직 긴급행동에 대한 집회금지를 통보했었다. 이에 따라 비정규직 긴급행동은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모든 참가자에게 마스크와 방진복, 라텍스 장갑을 착용하고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게 하는 등의 조치를 했다. 뿐만 아니라 서소문로 대한항공빌딩 앞, 시청역, 종로타워 앞 등 3개의 거점 장소에서 진행된 1부 마당에서는 1M 이상 물리적 거리를 두고 진행했다. 또 행진과 광화문 퍼포먼스에서도 2M의 거리를 두고 진행한 바 있다.

한편, 비정규직 긴급행동도 지난 18일 경찰의 내사 방침이 알려지면서 성명을 발표하고 “노동절 당일 그 어느 때보다 평화롭고 안전하게 집단적인 목소리를 냈던 사람들을 내사한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라며 “결국 정부와 기업의 정책에 대해 다른 의견을 내면 처벌하겠다는 뜻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우리는 감염병예방법으로 또다시 공권력을 남용하는 것이 광주항쟁 정신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유엔 평화로운 집회 시위와 결사의 자유 특별보고관도 발표했듯 코로나19로 인해 집회와 표현의 자유, 결사의 자유를 완전히 금지할 수는 없다. 코로나19처럼 개인의 건강권과 생명권이 위협받는 시기에 집회 시위를 포함한 표현의 자유를 무조건 막는다면, 국가의 코로나대책에서 노동자 시민의 목소리는 배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비정규직 긴급행동은 노동절 집회에서 △모든 해고 금지 △비정규직, 중소 영세 사업장 노동자에게 휴업수당·실업수당 지급 △모든 노동자에게 노조할 권리 보장 △모든 노동자에게 4대 보험 적용 △30대 재벌 사내유보금 1000조 원 환수 등을 요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