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보안검색 자회사 출범 앞두고, 부당노동행위 극심

인천공항 보안검색업체, 관리자가 노조 만들어 기존 노조 탈퇴 유도

인천공항공사에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보안검색노동자들을 상대로 노조 탈퇴를 종용하는 등의 부당노동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보안검색 노동자들은 애초 정부의 정규직화 약속에 따라 직접 고용이 이뤄져야 한다며 최근까지 투쟁을 전개해왔다. 하지만 관리자 출신이 위원장인 어용노조가 만들어지고, 어용노조 간부들이 자회사로 옮기지 않으면 계약 기간 종료와 함께 해고된다는 등의 이야기를 퍼뜨리면서 노동자들은 집단으로 기존 노조를 탈퇴하고 있다.

지난 4일 ‘인천국제공항 보안검색노동조합’엔 200여 통의 노조 탈퇴서가 한꺼번에 들어왔다. 자회사 전환을 거부하고 직접고용 쟁취 투쟁 중인 유니에스 소속 조합원들이었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보안검색노동자들은 2개 용역업체로 나뉘어 고용돼 있는데 유니에스 600여 명, 서운STS 600여 명이 보안검색노조의 조합원으로 있다.

  팩스를 통해 전달된 수백부의 노조탈퇴서 [출처: 인천국제공항 보안검색노동조합]

보안검색노조는 어용노조가 노조와해를 주도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8일 보안검색노조는 “보안검색노조 조합원들의 생계권을 이용해 어용노조인 ‘인천공항보안검색운용 노동조합’에 가입을 강요한 것은 부당노동행위이며, 어용노조는 생계권을 이용한 노조 탈퇴 회유, 위협을 멈춰야 한다”고 성명을 냈다.

노승식 보안검색노조 사무처장은 “어용노조 집행 간부들이 탈퇴서를 복사해 들고 다니며 1:1로 탈퇴 신청을 받고 있다”라며 “자회사 직제 편제에 동의하지 않으면 집에 갈 수 있다는 말로 조합원들을 협박하고 있다. 조합원들로부터 탈퇴하기 싫은데 탈퇴할 수밖에 없었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사측 교섭위원이 어용노조 위원장으로…노조 설립 취소돼야”

보안검색노조에 따르면 유니에스 측 관리자는 지난 4월 노조를 만들었고, 이 노조에서 보안검색노조 조합원들을 상대로 탈퇴 종용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안검색노조가 ‘인천공항보안검색운용 노동조합’이라는 신생노조를 어용노조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이 노조 위원장이 노사협의회에서 사용자 측 교섭위원으로 활동했고, 인천공항 사업소에서 행정차장을 지냈기 때문이다.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 박현수 노무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4호 가목에서는 노조법상 사용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경우 이 법에 따른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한다고 규정하는바, 만약 새로이 설립되는 노조에 노조법상 사용자가 포함되었다면 노동조합 설립이 취소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인천공항보안검색노조는 지난 5월 20일 인천시 중구청에 노동조합 설립 취소를 신청한 상태다. 인천공항보안검색노조는 신청서에서 “관숙훈련이나 각종 교육에 참여하는 조합원들을 상대로 조직적으로 탈퇴할 것을 종용하는 등의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라며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처벌이 엄중히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노승식 사무처장은 “노조 설립 취소를 기다리고 있지만 지난 5일에서야 첫 조사를 받았고, 상대 노조 역시 조사돼야 하므로 몇 달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그 사이 자회사가 출범하고, 이런 식으로 노조 탈퇴가 이뤄지면 노조가 완전히 와해돼 복구 자체가 안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천공항공사의 자회사인 인천공항경비주식회사는 오는 7월 1일 출범을 앞두고 있다.

정부의 직접고용 약속, 올해 초 파기되고 자회사 등장

  2017년 5월 12일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첫 외부일정으로 인천국제공항을 방문해 비정규직 노동자를 만났다. [출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한편, 인천공항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방문해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선언한 장소로 유명하다. 이후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을 발표하며 인천공항공사 또한 직접 고용을 위한 노사전문가협의회 등을 열고 논의를 지속해왔다.

2017년 12월 26일엔 노사전 합의사항으로 ‘보안검색분야 용역 노동자 전원을 공사 정규직으로 고용한다’는 합의가 도출됐다. 하지만 올해 2월 28일 제3기 노사전 협의회는 1기 합의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합의사항을 새로 내놨다. 그들은 “보안검색 1,902명은 항공보안법, 경비업법, 통합방위법과 같은 직고용 법적 문제 해소를 고려하여 별도회사(인천공항경비주식회사) 방식으로 타 직무(보안경비 1,729명)와 구별하여 편제, 운영한다”고 새로운 합의안을 발표했다.

1기 합의 사항을 깬 데 반발한 보안검색노조 조합원들은 지난 3월 공사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하지만 오는 6월 30일로 예정된 용역기간 만료일이 다가옴에 따라 한시적으로 자회사로의 임시편제에 동의했다. 노조는 근로자직위확인소송 판결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고용 상태 유지를 위해 한시적으로만 자회사 전환에 동의한 것이라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인천공항경비 주식회사는 어용노조 의혹을 받고 있는 신생노조를 앞세워 임시편제 동의서가 아닌 자회사로의 확정적인 편제 동의서를 받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노승식 사무처장은 “어용노조 관계자들은 임시편제를 달고 자회사로 올 경우 차별대우를 받게 된다고 위협하면서, 보안검색노조를 탈퇴하고 임시편제 없이 자회사로 오면 진급에서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조합원들에게 말하고 있다”라며 “이러한 제안을 유니에스뿐 아니라 서운 측 관리자들도 하고 있어 노조 와해는 시간문제”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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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고용가자

    관리자와 그들을 따르는 자들은 꼭 자회사 가라!!!!
    절대 반대다!! 직원들이 용납하지 않는다!!

  • 김시국

    아니 왜 직고용 간다고하는데 지네끼리 자회사로 간대??

  • ㅇㅇ

    소장 딸랑구들 물러가라!!!! 그만해쳐먹어라!!

  • ㄱㄱ

    ㅇㅇㅇ위원장 내돈이나 갚아라 그지야

  • 보안 꺼져

    보안이 무슨 정규직이냐 다시 하도급해도 충분하다
    양심이 있냐 무슨 정규직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