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실은 ‘정지 장치’ 없는 컨베이어밸트”

1인당 식수인원, 공공기관보다 2배 높아…“단협 이행하라”

학교 급식 노동자들이 코로나19 방역업무로 노동강도가 3배 가까이 증가했다며 급식실 배치기준 하향을 위한 단체 협약 이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서울지부는 4일 오전 서울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교육청은 2013년, 2016년 단체협약에서 급식실 배치기준을 하향 조정하기로 합의했으나, 이행하기는커녕 거꾸로 높아지고 있다”며 “살인적인 배치기준을 낮춰야만 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학교 급식 노동자들의 노동 강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배치기준’은 공공기관의 조리인력에 비해 2배 이상 높다. 노조는 “주요 공공기관의 조리인력 1명당 급식 인원은 65.9명인 것에 비해 학교 급식 노동자는 1인당 130~150명의 식수 인원을 담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한 조순옥 서울지부 지부장은 발언문을 통해 “급식실 노동자 6~7명이 3~4시간 만에 천명 분의 밥을 만들어야 하니 급식실은 ‘비상 정지 장치’ 없이 바삐 돌아가는 ‘컨베이어벨트’와 같다”고 꼬집었다. 그에 따르면 식수 1천 명 당 조리 노동자 수는 초등학교의 경우 6명, 중학교는 7명이다.


또한 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추가 업무들로 노동 강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25년 동안 학교 급식 노동자로 일한 오성희 서울지부 급식분과장은 기자회견에서 “기본 조리업무와 함께 코로나19로 인한 소독 방역으로 노동강도는 2~3배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19로 소독 약품에도 노출돼 있지만, 교육청은 대안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임을란 급식분과 조합원 역시 “코로나19로 학생들의 수가 3분의 1로 줄었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노동강도가 3분의 1로 주는 것은 아니”라며 “세척 업무 등은 코로나19 사태 전과 다르지 않다. 오히려 기구 소독 업무는 몇 배로 증가했고, ‘좌석 간 거리 두기’로 인해 배식 시간도 길어졌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대체 인력이 없어 병가와 연차를 사용하지 못 하는 일이 없도록 교육청이 전담대체인력 제도화에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 임을란 조합원은 “동료들에게 업무 부담이 될까 봐 아파도 마음 놓고 쉴 수가 없다”라며 “새벽만 되면 급식 노동자들의 단체 모바일 메신저 방은 대체 인력을 구하는 알림으로 시끌벅적하다. 왜 우리가 대체 인력을 구해야 하냐”며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