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독립방송 <데모크라스 나우> 13일(현지 시각) 보도에 따르면, 볼리비아 노총, 원주민 등이 자니네 아녜스 임시정부의 대선 연기 방침에 반발해 지난 3일 총파업을 시작한 뒤 11일째 고수하고 있다.
아녜스 볼리비아 임시정부는 지난해 11월 쿠데타로 집권해 5월 대선을 실시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현재까지 4차례에 걸쳐 연기했다. 그러나 야권은 정부가 코로나19를 이유로 대선을 계속 연기하는 것이 집권을 연장하기 위한 꼼수라고 보고 있다. 이들은 오는 9월 6일 대선을 실시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반정부 시위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볼리비아 전국은 노동자들의 총파업으로 크게 마비됐다. 노동자들은 특히 고속도로 대부분을 봉쇄해 그 여파가 크다. 정부는 10일 군을 투입했으나 도로 봉쇄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시위에 나선 한 남성은 <데모크라시 나우>에 “쿠데타 정부는 보건을 이유로 나라를 약탈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볼리비아 언론 <카우사쿤> 올리에 바르하스 기자는 “전국 각지, 각 단체가 이번 파업에 동참하고 있다”며 “이것은 현 쿠데타 정부에 대한 볼리비아 민중의 반발심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 준다”고 밝혔다.
볼리비아에선 지난 10월 실시된 대선에서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승리했으나 우파가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미주기구(OAS)가 이를 인정하면서 현재에 이르게 됐다. 이후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멕시코로 망명했고 부통령과 상원의장 등 주요 인사가 동반 사퇴했다. 그런 뒤 당시 아녜스 상원부의장이 일방적으로 임시대통령을 자임해 현재까지 집권하고 있다.
우파 아녜스 임시대통령은 집권 뒤 10월 대선 결과를 백지화했으며 선거를 준비하는 대신,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뒤 전 정부가 국유화한 기간산업을 민영화하고 주요 프로젝트를 중지했다. 또 즉결 처형을 단행하고 자의적으로 구금하며 야권과 언론에 재갈을 물렸다.
볼리비아 노조, 원주민, 사회단체 등은 이 같은 임시정부에 강력 발발해왔다. 또 우파가 제기한 부정선거 의혹마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서 갈등이 심화했다. 지난 2월에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연구원 2명이 <워싱턴포스트>에, 6월에는 미국 툴레인대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 교수가 <뉴욕타임스>에 대선 부정을 인정한 미주기구(OAS)의 보고서에 통계적 오류가 있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