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 내년 상반기 전력산업 재공영화 예정

베를린 시장, “기후와 에너지 변화를 위한 결정적인 진전”

독일 베를린 시정부가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주 전력산업을 재공영화할 예정이다. 베를린에서 전력을 공급해온 최대 민영 전력회사인 바텐팔사가 주정부 재공영화 조치에 맞서 소송을 벌이다 결국 무릎을 끓고 매각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23일(현지 시각) 스웨덴 전력회사 바텐팔사의 자회사인 베를린 스트롬네트는 베를린 주정부에 전력산업을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매각에는 이 회사가 소유한 전력 인프라, IT 시스템과 인력을 포함해 자회사가 소유하고 있는 모든 지분이 포함될 예정이다.

  2013년 베를린 시민들이 전력산업 재공영화를 위한 주민투표를 제안하며 이것이 경제적이고 민주적이며 사회적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출처: https://de.wikipedia.org/wiki/Volksentscheid_%C3%BCber_die_Rekommunalisierung_der_Berliner_Energieversorgung]

바텔팔의 이 같은 입장은 이 회사가 베를린 시정부를 대상으로 진행했던 소송이 장기화하면서 사업 전망이 어두워졌기 때문이다. 마그누스 할 바텐팔 대표도 현지 언론에 “우리는 현재의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우리의 모든 사업 활동, 다가오는 결정, 투자에서 이러한 불확실성을 계속 떠안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베를린 전력산업은 지난 1997년 흑적연정(기민/기사당-사민당)의 민영화 조치에 따라 민간 회사에 매각됐다. 이후 여러 회사를 거쳐 2001년 바텐팔이 베를린 시정부에 송배전망 계약을 수주하면서 가장 큰 민영 전력회사가 됐고 독점적 지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2006년 바텐팔사가 운영하는 원자력발전소 가동이 멈춰 대규모 정전사태가 벌어지고 연이어 2011년에는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하는 등의 일련의 사태를 계기로 민영 전력산업에 대한 논란이 일면서 재공영화에 대한 여론이 커졌다. 그러면서 2013년에는 바텐팔과의 계약이 종료되는 2014년을 앞두고 전력산업을 재공영화하자는 주민발의안이 회부되기도 했다. 당시 투표에 참가한 유권자의 83%가 찬성할 만큼 재공영화 여론은 컸지만, 주민투표는 유효투표수가 소폭 미달하면서 무산됐다.

그러나 베를린 시정부가 이 같은 여론에 힘입어 재공영화 정책을 추진했고, 이어 지난해 독립 입찰위원회를 발족해 베를린 공립 전력사에 전략사업을 위탁했으나 바텐팔이 이에 반대해 시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벌이면서 제동이 걸렸었다.

바텐팔은 이 소송에서 1, 2심에 걸쳐 법원이 독립 입찰위의 판단이 중립적이지 않다고 판결하면서 승소했다. 그럼에도 이번 판결로 재공영화 계획 자체가 무산된 것이 아니고, 지역에서 진행 중인 다른 소송에도 부담을 느껴 결국 바텐팔이 두 손을 들게 된 것이다.

미하엘 뮐러 베를린 시장은 “이제 우리는 정말로 기후와 에너지 변화에 있어서 결정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게 됐다”며 바텐팔의 매각 결정을 환영했다.

베를린 시정부와 바텐팔은 내년 1월부터 매각을 위한 평가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매각 대금은 모두 20억 유로(약 2조6700억 원)로 추정된다.

베를린 시정부는 전력 외에도 상수도, 가스 등 기반산업에 대한 재공영화 정책을 추진해왔고, 2013년에는 상수도산업을 재공영화했다. 독일에선 함부르크시정부도 2013년 주민투표 결과에 따라 시내 전력/가스/지역난방에 대한 재공영화를 결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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