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연합은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두 보험사가 투자한 국내 40기의 석탄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 물질로 연간 최소 650명에서 최대 1,060명이 조기 사망할 수 있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아울러 평균 31년의 석탄발전소 가동기간 동안, 조기 사망자 수는 최대 3만3000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모델링 작업은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실이 공개한 ‘2020 한국 석탄금융 백서’를 기초로 진행됐다. 백서에 따르면, 2009년부터 올해까지 약 12년 간 한국 금융기관이 석탄발전에 투자한 규모는 약 60조 원에 달한다. 그 중 민간 금융기관 투자 비율은 63%(37.4조 원), 공적 금융기관 투자비율은 37%(22.2조 원)이다.
민간 금융기관 중 석탄사업에 금융을 제공한 비율은 보험업계가 91%로 압도적이다. 그리고 그중 삼성화재가 국내 석탄사업에 가장 많은 7조7073억 원을 투자했다. 삼성생명의 경우 6조7116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심지어 삼성생명은 민간 금융기관 중 해외 석탄사업에 투자하는 규모가 4,249억 원으로 가장 컸다.
삼성화재와 삼성생명 두 기업이 지난 12년간 석탄에 투자한 금액은 총 15조1302억 원에 달한다. 한국 금융기관 전체의 석탄 금융 규모 중 약 25%를 두 기업이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두 기업이 투자한 40기의 석탄발전소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양은 약 60억 톤이다. 이는 한국이 2018년 한 해 배출한 온실가스의 8배에 달하며, EU 28개 회원국이 2017년에 배출한 온실가스 규모보다 크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알리안츠, HSBC 등 수많은 주요 금융기업이 석탄에 대한 투자 철회를 선언했고, 국내에서도 지난해 DB손해보험 등 5개 금융기관이 석탄금융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며 “또한 지난 달 28일 문재인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만큼, 현재 진행 중인 석탄발전 사업에 대해서도 금융사들의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안재훈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국장은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보험사가 고객이 납부한 보험료를 가지고 대기오염과 기후변화의 주범인 석탄사업에 앞장서 투자해왔다는 행태는 모순적이며 시민을 우롱하는 것”이라며 “글로벌 기업을 자처하는 삼성이 반환경적 투자를 계속하며 미래를 망치려 한다면, 이에 비난과 불매로 항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환경운동연합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에 석탄 사업 투자 중단과 철회를 요구하는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