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노조도 노조라는 노동부 장관은 안 된다”

금속노조 “에버랜드 어용노조 인정발언…장관되면 반복될 수 있어”

2011년 삼성 에버랜드 어용노조 설립 당시 중부지방고용노동청장으로 일하며 사측 편을 들어 논란을 빚었던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를 노동계가 반대하고 나섰다.


4일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예정된 가운데, 금속노조가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후보 임명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금속노조가 안 후보를 반대하고 나선 이유는 그가 2011년 중부고용노동청장으로 일할 당시 삼성 에버랜드 어용노조 문제에 “사측의 불법에 협조”하며 민주노조를 탄압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안 후보는 2011년 국정감사에서 홍영표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이 삼성 에버랜드 어용노조가 노조의 활동이 없는 점과 위원장, 간부가 누구인지 모른다는 근거를 들며 비정상적인 노조가 아니냐고 질의하자 “일반적 경우라면 문제가 된다”라고 애매하게 답했다. 이후 종합감사 때는 안 후보는 에버랜드 기업노조를 두고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답변해 더 큰 논란을 낳았다.

금속노조는 “국정감사 이후 조사를 한 안경덕 전 청장의 답변서는 명확하게 에버랜드 어용노조를 노조로 인정하는 발언”이라며 “지역 노동청장일 때도 가지고 있던 불법을 옹호하는 인식이 노동부 장관 재직 시 반복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 것인가”라며 안경덕 노동부 장관 후보자 임명의 철회를 촉구했다.

또한 이들은 안경덕 후보에게도 당시 청장의 입장으로 인해 “지난 10년 동안 합법적 단체교섭권을 박탈당하고 탄압을 당한 금속노조 삼성지회 조합원들에게 진심을 사과하고 즉각 후보자 위치에서 내려오라”라고 요구했다.

조장희 금속노조 삼성지회 부지회장은 기자회견에서 “당시 안경덕 노동청장이 제대로 어용노조를 조사해 실체를 파악했다면 10년 동안 교섭권을 박탈당하는 삼성의 노조 와해 전략은 실행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조 와해 전략에도 삼성지회는 올해 교섭 대표노조가 됐다. 그러나 노조는 어용노조의 민주노조 무력화 태도는 여전하다고 본다. 조 부지회장은 “삼성의 노조파괴 사건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재판이 3~4년 진행되는 동안에도 어용노조는 계속 본연의 활동을 하고 있다”라며 “10년 만에 처음으로 올해 삼성지회가 교섭 대표노조가 되자, 어용노조는 고용노동부에 이의 신청을 했다. 끝까지 삼성지회를 무력화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서범진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2011년 6월에 설립한 에버랜드 노조는 사용자 지배개입으로 만들어진 노조라는 것이 법원의 판결이다. 이에 대해 2019년 형사판결이 나왔고, 당시 어용노조 위원장뿐 아니라 기업 관련 사측 인물들 모두 회사 측 문건에 따라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것이 인정됐다. 부당노동행위였다는 것”이라며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와 용인시청은 해당 노조를 설립취소를 하는 게 마땅하다. 그러나 지회가 넣은 설립취소 요구 진정에도 양 행정청은 책임 없다고 서로 미루다 지난 4월 말에야 공문을 보내 증거 제출을 더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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