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월 25일 전국민중행동(준)이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용 사면 시도 중단을 촉구했다. [출처: 노동과 세계] |
화려한 라인업의 전시를 내세워 재계와 문화계에선 삼성그룹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다. 삼성그룹 안팎의 문제로 삼성이 기여했던 문화계 지원이 예전만 못하다는 푸념이 나온다. 익명으로 전해지는 목소리들은 문화 사업에 대한 기업의 지원이 지속되기 위해선 삼성의 경영 정상화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이재용 부회장이 광복절 사면 대상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치권에서도 이재용 부회장의 석방 가능성이 언급된다. 20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8월 가석방 가능성을 시사했다. 송 대표는 경기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취재진과 만나 "가석방의 요건인 3분의 2 형기를 마치거나 법무부 지침상 형기의 60%를 마치면 (가석방 요건이 되는데) 이재용 부회장도 8월이면 60%를 마친다. 대상이 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21일 송 대표는 "가석방 권한은 법무부 장관이 갖고 있고 그 입장에선 검토할 수 있는 카드란 원론적인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전날 ‘반도체 산업의 요구’ ‘국민 정서’ 등을 앞세워 사면 필요성을 직접 이야기한 것 역시 송 대표 본인이다.
송 대표는 경제적 위기 등을 거론했지만 지난 7일 발표된 기업 2분기 잠정 실적에서 삼성전자는 연결기준으로 매출 63조 원, 영업이익 12.5조 원을 달성, 2분기 기준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러한 영업이익을 견인한 건 반도체 부문이었고, 기대되는 하반기 실적 역시 반도체 호황에 힘입고 있다. 이 부회장의 사면에 찬성하는 국민 여론 역시 코로나19 백신 확보를 위한 백신 특사론, 반도체 산업 역할론 등을 키우는 언론에 의해 만들어진 측면이 있다. 노동계를 비롯한 시민사회 단체들은 이재용 부회장 사면에 대해 크게 저항하고 있다.
공공미술관에 이건희 이름이? 정부 주도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관’ 논란
한편, 이건희 컬렉션이 사회공헌으로 포장돼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크다. 이건희 컬렉션이 만들어진 과정에 대한 평가, 기증자에 대한 판단, 컬렉션에 대한 조사와 연구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이건희 회장은 미술품 수집 과정에서 큰 문제를 수반하기도 했다. 2007년 김용철 변호사는 삼성이 600억 원에 달하는 비자금으로 팝아트 <행복한 눈물>을 포함한 다수의 미술품을 무더기로 구입했다고 폭로했다. 작품 일부는 2008년 특검이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창고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공개되기도 했다.
이달 초 정부가 ‘이건희 컬렉션’ 논의를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관’ 건립으로 확대한 것도 큰 비판에 직면했다. 시민사회단체는 공공미술관에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재벌 회장의 이름을 넣겠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며, 문화의 공공성에 크게 반하는 행위라고 반발하고 있다.
[출처: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관> 건립을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 |
문화연대 등 시민단체는 지난 15일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관 건립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에서 “‘이건희 컬렉션’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평가, 기증자에 대한 판단, 컬렉션에 대한 조사와 연구 과정을 생략한 채 환영 일색의 과정으로 전개되고 결정된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관>을 우리는 인정할 수 없다”라며 “공공의 미술품과 문화재가 ‘이건희’의 이름으로 기억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또 이재용 부회장 사면과 관련해서도 “삼성은 ‘이건희 컬렉션’의 기증에 어떠한 조건도 달지 않았다고 알려졌고, 당연하게도 ‘이건희 컬렉션’과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어야 한다. 하지만 기증품에 대한 판단과 논의가 있기도 전해 ‘위로부터 결정된’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관> 건립계획이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을 위한 절차와 수순이 아닌가라는 우려가 큰 것이 사실”이라며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사면, 가석방 요구와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관> 건립계획은 결코 만나서는 안 된다. 이재용 부회장은 86억 원의 뇌물공여 및 횡령 범죄를 저지른 국정농단의 주범이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