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진, 회사 임원으로 현대차 전 지부장 기용 논란

[기고] 지회 “노동운동가가 스스로 자본의 하수인 되나”

주식회사 세진이 회사 임원으로 윤해모 전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장을 기용하려 해 논란이다. 세진은 현대기아자동차에 쿼터글라스 등을 납품하는 자동차부품사다.

금속노조 경주지부 세진지회에 따르면 사측은 1월 25일경 노조 쪽에 윤 전 지부장을 사측 임원으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사측이 전한 윤해모 전 지부장의 채용 이유는 현장과의 소통, 공장장 업무 분담이다.

윤해모 씨는 2007년부터 2년간 현대자동차지부장을 역임, 2017년엔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에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지회 측은 “30년 이상 노동운동을 하던 사람이 스스로 자본의 하수인이 되려 한다”라며 “노동자 고용보장에 대한 대책은 없으면서 업무도 불분명한 사람에게 임원 연봉을 주는가”라고 반발하고 있다.

  2017년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윤해모 전 현대차지부 지부장.

지회는 14일 입장을 통해 “윤해모에게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그냥 스쳐 지나가는 과거에 불과하냐”며 “윤해모는 2017년 민주노총 9기 임원선거 출마 당시 30년 노동운동을 하면서 그 어떤 투쟁도 피해가지 않았다고 했다. 조합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사람이, 노동자의 길을 걸었던 사람이 정년퇴직했다고 스스로 자본의 하수인이 돼 세진지회와 맞서려고 한다”고 밝혔다.

또 “사측이 윤해모를 고용하고자 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이냐”며 “지금 현장의 조합원들은 고용불안에 떨고 있다. 사측은 노조 요구안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 어려운 상황에 현장과 소통만 하는 사람을 임원으로 고용한다는 이유는 납득할 수 없다. 현장과 노조 의견을 듣지 않고 윤해모의 임원 고용을 강행하면 (회사는) 그에 합당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전했다. 지회에 따르면 세진은 지난 3년간 3차례 희망퇴직, 급여지연을 하는 등 사정이 좋지 않다.

노조는 지난 2주간 3차례 노사면담, 노사·당사자(윤해모) 면담을 통해 임원 채용 반대를 피력했다. 사측은 면담에서 지회가 반대 의사를 표하자 윤 씨의 주요 업무를 대외업무로 바꾸겠다고 노조 쪽에 전했다. 임원 업무를 바꾸면서까지 채용을 시도하려는 데 사측과 윤 씨의 관계가 더 의심된다는 노조의 지적이다.

한편 2017년 윤 씨가 소속된 사회연대노동포럼은 대통령 선거 당시 문재인을 공개 지지한 바 있다. 진보정치를 표방하는 민주노조의 간부 출신이 노동운동 경력을 발판 삼아 정계도 모자라 기업 임원 자리까지 꾀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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