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출범 앞둔 132주년 노동절 “다가오는 5년, 노동의 시대”

민주노총 노동절 서울대회, 1만4천명 참가…“하반기 총파업 벌이겠다”

민주노총이 132주년 세계 노동절을 맞아 서울 도심을 비롯해 전국에서 노동절 대회를 개최했다.

[출처: 윤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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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1일 열린 서울대회에서 “윤석열 정부는 출범도 하기 전에 민주노총에 대한 탄압을 노골화하고 있다”면서 “다가오는 5년은 윤석열 시대가 아니라, 노동의 시대다. 우리의 투쟁으로 노동의 시대를 힘차게 열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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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양 위원장은 “윤석열 당선자에게 검찰의 낡은 캐비넷을 뒤질 것이 아니라, 고개를 들고 세상을 보시라 제안한다”라며 “최저임금 받으며 죽도록 일하다 과로로, 산업재해로 쓰러져가는 노동자들이 보일 것이다. 이중 삼중의 차별을 감내하는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의 절규가 들릴 것이다. 처참하고 열악한 이 땅 노동자들의 삶을 책임지는 것이 대통령의 역할이라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현재 검찰은 민주노총 윤택근 수석부위원장과 최국진 조직실장에 대한 구속 영장을 청구한 상태며, 오는 3일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검찰의 영장 청구 사유는 지난해 10월 20일 총파업 집회, 11월 13일 전국노동자대회 등 허가되지 않은 집회를 개최해 집시법과 방역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민주노총은 지난 30일부터 5월 1일까지 서울을 포함한 전국 16개 지역에서 세계 노동절 대회를 열었다. 1일 오후 2시 세종대로에서 열린 서울대회에는 주최 측 추산 1만4천 명의 조합원, 전국적으로 약 8만 명이 이날 노동절 대회에 참석했다.

“하반기 총파업 나선다”

[출처: 윤지연 기자]

16개 민주노총 가맹조직 대표자들은 조직별 결의를 담은 대회 선언문을 발표했다. 가맹조직 대표자들은 윤석열 정부의 반노동 행보를 비판하며, 하반기 총파업을 성사하겠다고 경고했다.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시장주의가 아닌, 공공성·노동권 확대가 우리의 대안”이라며 “공공운수노조는 7월 총궐기와 하반기 총파업 총력투쟁으로 공공성 강화와 노동권 확대에 당당히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은 “노동 중심 산업전환을 실현할 노정 교섭을 쟁취하기 위해 올해 20만 총파업을 반드시 성사할 것”이라고 강조했으며, 김유진 민주일반연맹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의 반노동 정책 기조에 맞서 2022년 불평등 차별 세상을 끝장내기 위한 총파업 총력투쟁에 나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출처: 윤지연 기자]

이날 대회에서는 오는 6.1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나서는 50여 명의 민주노총 후보, 지지 후보가 무대에 올라 지방선거 승리를 다짐했다. 이들을 대표로 노동당 이상덕 서울시의원 후보, 녹색당 이상현 서울시의원 후보, 정의당 권수정 서울시장 후보, 진보당 노우정 서울시의원 후보가 연대사에 나섰다.

이상덕 노동당 서울시의원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진보 진영이 국민에게 대안 세력으로 서지 못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서울시민 여러분, 나쁜 놈, 덜 나쁜 놈 뽑는 선거가 아니라 최선의 대안이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겠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이상현 녹색당 서울시의원 후보는 “산업별 이익을 대변하는 탄소중립녹색성장법과 조례가 아니라, 기후정의 조례를 만들어내겠다. 우리 진보 단일후보들이 지방의회로 들어가 동지들의 동지가 될 수 있도록 응원과 지지 부탁한다”라고 했다.

권수정 정의당 서울시장 후보는 “약자의 희생으로 집행해온 서울시의 안녕이라면 저항하겠다. 권력 교체, 경제 활성화, 부동산이라는 소수의 경제만을 주도하는 기득권 정치가 아닌, 젠더, 계급적, 인종적 다양성을 수평적 연대로 만드는 시장이 되겠다”라고 밝혔다.

노우정 진보당 서울시의원 후보는 “윤석열 당선인은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을 방해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제거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했다. 반노동 친기업 정책 철학을 공식 선포하는 윤석열 정부에게 진보당은 노동자 직접 정치의 쓴맛을 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대회에는 칠레노총(CUT), 인도 새 노조 이니셔티브(NTUI), 스페인노총(CCOO), 일본노총(젠로렌), 이탈리아노총(CGIL), 프랑스노총 등 6개 국가로부터 연대사가 전해졌다.

현장 발언으론 유지향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 사무국장과 오대희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 지부장이 나섰다. 유지향 사무국장은 “그동안 노동절에 정규직은 쉬고 저희 작가들은 일했다. 같은 정규직 노동절 행사에 밥 먹으라고 초대받았으나, 남의 잔치에 편하지 않았다. 발언을 위해 무대에 오르니 감격스럽다”면서 “대다수가 프리랜서인 방송 작가도 법 테두리 안에서 노동권을 보장받고 싶다. 프리랜서라는 이유로 장시간, 야간노동에 시달리지 않고 임금이 깎이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끊임없이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방송사는 방송 작가의 노동권을 하루빨리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오대희 지부장은 “코로나 시기 돌봄 노동자들은 취약계층과 함께 버텼다. 돌봄 노동은 여전히 차별, 저임금, 고강도 노동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들을 싸구려 취급하는 것은 사회서비스원도 마찬가지다. 노동자들은 병가도 쓰지 못하고 있다. 민간기관의 이윤을 위한 구조가 아닌 국공립기관을 대폭 확대하고 전국 사회서비스원을 제대로 만들어 돌봄의 공공성을 확대하기 위해 우리가 싸워야 한다”라고 말했다.

장애인 권리 예산, 차별금지법 제정 요구

이날 서울대회 개회 선언에 앞서 장애인 권리 예산을 요구하며 지하철 시위를 벌이는 전국장애인철폐연대와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 투쟁을 벌이는 차별금지법제정연대에서 연대사가 이어졌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는 “지난 12월 3일부터 출근길 지하철 투쟁을 28차례 진행했다. 비장애인만의 지하철 출근길은 컨베이어벨트가 끊기듯 끊어졌다. 그러자 장애인의 21년의 외침에 무관심했던 사람들의 온갖 욕설과 혐오가 퍼졌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 투쟁을 비문명으로 낙인찍었다”면서 “헌법 제11조는 모든 국민이 차별받지 않아야 함을 정하고 있다. 현재까지 권력자들은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수표를 발행했다. 하지만 이는 모두 부도수표가 됐다. 장애인은 이제 부도수표가 아니라 수표를 현금으로 쟁취하는 투쟁을 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장애인 권리 예산이다. 우리의 투쟁은 차별받는 사람들의 삶이 잊혀서는 안 된다는 절박한 마음, 생존권과 연결돼 있다. 함께 싸워달라”라고 말했다.

장예정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노동 현장의 차별은 말로 다 얘기할 수 없다. 성차별,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괴롭힘, 비정규직 차별, 최저임금도 안 줘도 된다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노동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다. 어느 하나의 문제 해결로 나아질 수 없는 상황이 해결의 기미도 보이지 못한 채 윤석열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있다”면서 “지금 이 사회에서 곡기를 끊고 요구하는 투쟁은 너무나 맞닿아 있다. 반노동에 싸우는 빠리바게뜨지회 임종린 지회장의 단식이 30일을 넘었다. 인권 활동가의 투쟁이 오늘로 21일째다. 단식·삭발을 해야 하는 이 세상이 야속하지만, 불평등을 갈아엎고 평등으로 나아가는 세상을 위해 민주노총과 함께하겠다”라고 했다.

한편 대회가 끝나고 오후 4시경 참가자들은 서울시청부터 통의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앞까지 행진을 벌였고, 마무리 대회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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