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여객 열사 주범” 울산시장 예비후보, 노동절 집회 참가 논란

민주버스본부, 울산시장 재도전한 송철호 전 시장에 “표 구걸” 비판

지난 5월 1일 울산지역 노동절 대회에 신도여객 해고 사태에 책임이 있는 더불어민주당 송철호 전 울산시장이 참석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신도여객은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들이 집단 해고 당한 사업장으로 지난 3월에는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송철호 전 울산시장은 신도여객 노동자들의 항의로 대회 도중 퇴장 당했다. 하지만 그는 같은 날 개인 SNS에 퇴장을 요청받는 장면을 “노동이 더 존중받는 울산”이라는 문구와 함께 게시했다. 송철호 전 울산시장은 현재 재선 도전에 나선 상황이다.

  지난 1일 울산 노동절 대회에 참석한 송철호 전 울산시장이 공공운수노조 울산본부의 항의로 퇴장하는 모습. [출처: 공공운수노조 울산본부]

당시 울산지역 노동절 대회를 주관한 민주노총 울산본부에 따르면, 본부는 행사에 앞서 송철호 전 시장의 보좌관으로부터 행사에 참석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울산본부는 신도여객 사태 등 문제가 있어 참석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답변했으나, 행사 당일 송철호 전 시장이 참석하자 신도여객 노동자들이 소속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퇴장을 요구했다.

전명환 민주노총 울산본부 사무처장은 “(송철호 전 시장의 보좌관에게) 노동절 대회에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통보했다. 그런데도 송 시장 쪽에서는 참석하겠다고 했고, 만약 참석하더라도 소개는 못 한다고 전했다”라며 “(송철호 전 시장이) 막무가내로 오다 보니 퇴장을 바로 요구하지는 않았다”라고 말했다.

관련해 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본부는 3일 비판 성명을 내고 “신도여객 사태의 주범이자 고 이용주 열사를 죽게 만든 장본인 송철호 울산시장이 민주노총 노동절 대회 대오 맨 앞에 앉아 있었다”라며 “송철호 시장은 이장우 공공운수노조 울산본부장이 퇴장을 요청하는 모습을 마치 노동자와 친근하게 대화를 나누는 친노동 후보의 모습으로 각색해 개인 SNS에 게시했다”라고 비판했다.

  지난 1일 송철호 전 울산시장이 노동절 대회에서 퇴장할 것을 요청받는 장면을 개인 SNS에 “노동이 더 존중받는 울산”이라는 문구와 함께 게시했다. [출처: 송철호 전 울산시장 페이스북]

앞서 신도여객 해고 사태는 지난해 신도여객이 대우여객으로 양도·양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대우여객은 신규 채용 과정에서 노동자들에게 신도여객에서 발생한 퇴직금 등에 대한 포기각서 제출을 요구했고, 이를 거부한 당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본부 신도여객지회 조합원 47명은 그해 9월 집단 해고됐다. 그리고 지난 3월, 장기간 해고 생활로 고 이용주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과정에서 신도여객 노동자들은 울산시가 신도여객의 부실 경영을 방치하고, 양수 과정에서 ‘고용 승계’ 조건을 이행하지 않은 대우여객에 면허 취소 등 행정 처분을 하지 않았다며 비판해왔다. 이후 지난달 21일 신도여객지회 조합원 17명을 포함한 해고노동자 30명에 대한 유진버스 신규입사가 확정됐지만 여전히 체불임금과 퇴직금, 4대보험료 미납 등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남아있다.

민주버스본부는 “(송철호 울산시장은) 신도여객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었음에도 256일간 노동자들을 방치하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 노동자가 죽으니 지지율이 떨어질까 급하게 문제를 해결했다”면서 “얼마나 급했으면 송철호 시장이 고 이용주 열사 유가족에게 사과하는 자리에서 고인의 큰아들이 ‘아버지의 이름은 알고 있느냐’라고 물었지만, 송철호 시장은 ‘모른다’고 답했다. 유가족은 이것이 무슨 진정성 있는 사과냐며 항의하고 자리를 나왔지만, 울산시에서는 진정성 있는 사과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선거 때마다 노동자들에게 친노동 후보라며 표를 구걸하고, 당선되면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진정으로 송철호 울산시장 본인이 노동자들에게 당당하게 지지를 호소할 수 있는 상황인지, 본인이 진정으로 노동절의 정신을 계승하고, 노동절을 축하할 수 있는 상황인지 스스로 성찰하기를 바란다”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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