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내년 최저임금 요구안 ‘1만890원’…“가구생계비의 80%”

“최저임금 취지에 부합하도록 ‘노동자 가구 생계비’를 근거로 해야”

2023년 적용 최저임금 요구안으로 노동계가 시급 1만890원을 제시했다.

  2023년 적용 최저임금 노동자 위원 요구안 발표 기자간담회 [출처: 노동과 세계 김준 기자]

양대노총은 21일 오후 최저임금위원회 5차 전원회의에 앞서 세종시 고용노동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도 적용 최저임금의 최초 요구안을 발표했다. 최저임금 요구안인 시급 1만890원은 적정실태생계비 시급(1만3608원)의 80% 수준으로 산출됐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227만6010원(주 소정근로시간 40시간, 월 기준시간 209시간)이다. 이날 발표된 내년도 최저임금의 최초 요구안(1만890원)은 올해 최저임금(9,160원)보다 18.9% 증가한 액수다.

이와 함께 양대노총은 업종별 구분 적용의 폐지 등을 담은 제도개선 요구안도 최저임금위원회에 제출했다. 앞서 지난 16일 열린 4차 전원회의에서는 내년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 적용에 대한 표결이 진행됐는데, 찬성 11표, 반대 16표로 부결됐다. 하지만 공익위원들이 업종별 구분 적용과 관련한 연구용역을 진행하자는 안을 제시하면서 노동계의 비판을 받았다. 2016년부터 해마다 쟁점이 돼온 업종별 구분 적용은 매번 표결을 통해 부결됐다.

5차 전원회의에 참석한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 회의에서 업종별 구분 적용에 대해 정리가 끝난 만큼 관련한 논의는 더 이상 거론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면서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논의에 집중할 것을 요구하고, 최저임금의 취지에 부합하도록 ‘노동자 가구 생계비’를 근거로 함과 아울러 최근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산출된 금액의 80%만을 제출한 만큼 이에 대해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양대노총은 노동계 최저임금 요구안 해설 자료를 통해 저성장 고물가의 경제위기와 불평등 해소를 위한 최저임금의 현실적 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최저임금 인상 정책이 시행되고 있는데, 그 이유도 불평등 양극화를 예방하고 내수 등 소비 진작을 통해 임금 노동자들의 소비를 증대시키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최저임금 인상의 근거로 현행법이 정한 최저임금 결정 기준의 ‘근로자 생계비’를 들었다. 근로자 생계비가 최저임금 대상 노동자들의 필수 결정 기준 요소임에도 그동안 심의에서 배제하거나 비혼 단신 생계비만을 고려해왔다는 것이다. 이에 노동계는 올해 처음으로 적정실태생계비로서 가구 생계비를 연구해 발표했다.

노동계는 ‘가구 유형별 적정실태생계비’와 ‘가구 규모별 적정실태생계비’ 두 안을 도출했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통해 산출한 내용이다. 그 결과, 2022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반영한 지난해 적정실태생계비는 가구 유형에 근거했을 때 시급 1만5100원, 월 315만6110원(209시간)으로 나타났다. 가구 규모에 근거한 적정실태생계비는 각각 1만3608원, 284만4070원이었다.

또한 양대노총은 전체 노동자 평균 임금인상률에도 못 미치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임금 불평등이 심화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2021년 적용 최저임금 인상률이 역대 최저수준인 1.5% 인상됐음에도, 고용 형태별 근로 실태조사의 월 통상임금은 3.3%, 시간당 통상임금은 3.1% 각각 증가했으며, 2021년 상용근로자 100명 이상 사업체 임금 총액 역시 3.6% 인상됐다”면서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최저임금위원회도 22년 임금 총액 기준 명목임금 상승률 예측치를 5.1%로 발표됐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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