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손된 강릉 앞바다, 그곳엔 삼성물산의 화력발전소가 있다

[이슈]생태 보존지역과 지역 주민의 삶까지 파괴한 석탄화력발전소

가장 뜨거운 곳으로 간다

차례

① 훼손된 강릉 앞바다, 그곳엔 삼성물산의 화력발전소가 있다
② 폐쇄되는 석탄발전소, 지워지는 노동자들
③ 핵발전 수명연장과 신규 건설, 사회적 갈등 커진다
④ 5만 명 모여 ‘9.24 기후정의행진’ 벌인다
⑤ ESG

  출입이 금지된 안인사구 생태탐방로 [출처: 박다솔 기자]

부서지고 훼손된 강릉 안인 사구

강릉 안인 사구 탐방로를 지키던 자연환경 해설사가 출입을 가로막았다. 침식이 심각해 탐방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모래가 깎여나가고 도로가 부서져 자칫 위험할 수 있다고도 했다. 안인 사구로 향하는 탐방로에는 출입 금지 푯말이 설치돼 있었다. 취재하러 온 기자인데 사진만 찍겠다고 해도 안 된다고 했다. 예민한 문제여서 자료 사진이 나가는 게 조심스럽다는 거였다. 그는 원주지방환경청의 허락이 떨어진 뒤에야 길을 열었다.

해안사구는 육지와 바다 사이에 만들어진 모래 언덕이다. 바람과 파도가 수천 년간 쌓아 올린 자연 명소다. 강릉시 하시동에 위치한 안인 사구는 2400년 전부터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사구로, 그 면적만 233,964㎡에 달한다. 멸종위기종인 수달과 삵, 물수리 등이 서식하거나 서식을 위해 이곳을 찾는다. 갯방풍, 통보리사초 등의 사구 식물들도 산다. 환경부는 2008년 12월, 안인 사구의 지형과 지질, 동·식물 서식지 등을 보호하기 위해 이곳을 생태·경관 보존 지역으로 지정했다.

출입이 통제된 안인 사구는 해안 침식으로 지반이 붕괴해 있었다. 도로가 깨지고 모래가 유실되는 등 훼손 정도가 심각했다. 해안 침식이 본격화된 건 지난 2월, 안인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항만 공사를 진행하면서부터다. 부서지고 깎여나간 모습으로 방치된 지 벌써 반년째다.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모래를 퍼 날라 긴급 보수를 했지만 소용없었다. 아무리 모래를 부어도 한 번 훼손된 자리는 계속 깎여나갔다. 항만 공사로 구조물이 생기면서 해류의 방향이 바뀐 탓이었다.

  해안 침식으로 훼손된 안인사구 [출처: 박다솔 기자]

해설사가 깎여나간 모래언덕을 가리키며, 2400년 전 형성된 사구 지대로 지질학적 가치가 매우 높은 곳이라고 말했다. 안인 사구 앞에는 푸른빛의 염전해변이 펼쳐져 있었다. 오래전 이곳에 큰 염전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었다. “60~70년대만 해도 여기에 해당화 군락지가 있어 그렇게 아름다웠대요.” 한때 해안가를 붉게 물들였던 해당화 군락지는 근처에 공군 비행장과 영동화력발전소가 들어오면서 흔적 없이 사라졌다. 최근 안인화력발전소 건설 과정에서 해안 사구까지 훼손돼버렸으니 전과 같은 모습은 기대할 수 없다.

모래사장 뒤편에는 사구 식물인 초종용 서식지가 있다. 초종용은 해안가에서 자라는 멸종위기 희귀식물로 외부 반출이 불가능하다. 탐방로를 따라 걷다 보면 무성한 풀들 사이로 보라색 초종용 꽃잎이 길쭉한 모양으로 피어나 있다. 거기서 몇 발짝 떨어진 모랫바닥에는 갯방풍 서식지가 있다. 땅 위를 넝쿨처럼 덮고 있는 순비기나무도 근처에 산다. 바닷가에서 자라는 나무로 해안가의 모래를 붙잡아두는 역할을 한다.

  갯방풍 [출처: 박다솔 기자]

사람의 발길이 닿는 곳과 닿지 않는 곳은 차이가 커요. 해설사가 탐방로 주변에 펼쳐진 해안 식물의 군락지를 가리키며 말했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마다 꽃과 풀과 나무가 무성하다. 깎여나간 모래언덕 너머에서는 안인화력발전소 항만 공사가 한창이다. 석탄 이송을 위한 컨베이어벨트가 해안가에서부터 발전소 부지까지 길게 이어져 있다. 사람과 기계의 발길이 생태 보존지역이자 희귀 동·식물의 서식지를 끊임없이 침범하고 있다.

화력발전소는 마을도 파괴했다

안인화력발전소 인근 마을회관에서 만난 주민들은 “공사 때문에 살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밤낮으로 공사하는 소리 때문에 잠을 자는 것조차 힘들다는 것이었다. 공사 시간을 정해놓기라도 하면 그 시간만 참으면 될 텐데, 밤낮으로 쾅쾅거리니 노이로제가 걸릴 것 같다고 했다. 마을 이장 홍기창 씨는 최근 안인화력이 시운전을 하고 있는데, 발전기 돌리는 소리가 얼마나 큰지 온종일 땅이 울린다고 했다. “공사 중일 때도 이런데 진짜 가동되면 어떻겠어.” 그는 아무리 민원을 넣어도 잘 고쳐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은 공사장에서 분진이 날아와 밖에다 빨래도 못 널고, 창문도 못 연다고 했다. 노인들이 많은 동네에 커다란 공사 차량이 드나들면서 집 앞을 돌아다니기도 힘들어졌다고 했다. 처음 화력발전소가 마을에 들어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만 해도 이럴 줄은 몰랐다.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고 다양한 문화 시설이 갖춰지는 등 장점이 더 많을 거라고 기대했다. 일자리가 늘고 마을에 사람이 많아지면 상가들도 활기를 띨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공사가 시작되면서부터 주민들의 기대는 모두 무너져 내렸다.

  안인화력발전소 항만 공사가 진행 중인 염전 해변 [출처: 박다솔 기자]

이곳에서 30년 넘게 막국수 집을 운영하는 조재남 씨는 마을도, 그의 삶도 모든 것이 훼손됐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마을에 커다란 발전소가 들어오면 지역 상권이 살아날 거라고 했다. 하지만 그건 꿈같은 이야기였다. 발전소 건설 공사가 시작되면서 영업을 방해받는 날이 많아졌고, 결국 매출까지 떨어졌다. “30년 넘게 2대째 운영하고 있는 식당이에요. 맛집으로 입소문이 나 지역 주민이나 관광객이 꾸준히 오는 곳이었어요. 그런데 발전소가 들어오고부터는 매출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요.” 조 씨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연도별 매출 자료를 내밀었다. 2019년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된 후부터 매년 3천만 원가량 매출이 줄어 있었다.

조 씨가 가장 괴로움을 호소한 것은 영업 방해였다. 마을 골목길 뿐 아니라 식당 주차장까지 공사 차량이 불법 주차를 해 발길을 돌리는 손님이 많아졌다. 처음에는 마을에 공사 차량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약속했었다. 하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마을은 불법 주차로 몸살을 앓았다. 식당 입구를 차량으로 막아놔, 단체 예약 손님을 태운 버스가 돌아가는 일도 있었다. 어떤 공사 현장 관계자는 식당 손님들이 사용하는 주차장에 일주일간 무단 주차해놓기도 했다. 어렵게 연락이 닿은 그는 ‘밥을 먹으려고 차를 댄 것’이라고 둘러댔다. 언젠가는 70대 장모가 가게 입구에 불법 주차를 해놓은 사람에게 항의했다가 험한 욕을 듣기도 했다. 화가 난 조 씨가 현장 사무실을 찾아가 항의했지만 결국 사과도 받지 못했다.

대형 공사 차량 때문에 도로가 깨져 하수구가 막히는 일도 빈번했다. 조 씨는 자비 200만 원을 들여 가게 앞 하수구 보수 공사까지 해야 했다. 노인들이 사는 동네에 대형 트럭이 드나 들면서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건설 현장 관계자가 자전거를 타던 아이에게 욕을 하는 사건도 있었다.

식당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관광객이 줄어들며 매출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 공사가 시작된 후 1년 동안 마을에 30개가 넘는 식당들이 문을 열었다. 지역 상권을 살리겠다는 지자체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게다가 인근 해변이 훼손되며 관광객의 발길마저 끊겼다. “주민과 관광객 상대로 장사를 했는데, 안인 해수욕장과 염전해변이 훼손되니 관광객이 반으로 줄었어요. 화력발전소 공사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오질 않아요.”

공사 현장에서 불과 200m 떨어진 식당에는 매일 시커먼 먼지가 날아든다. 발전소가 내뿜는 비소 섞인 연기를 보면 불안한 마음이 든다. 깨끗하고 조용했던 마을은 쓰레기와 분진, 소음으로 황폐해진 지 오래다. 주민과의 약속조차 지키지 않는 삼성물산과 지자체를 생각하면 야속한 마음만 든다. “처음 발전소를 짓겠다고 할 때는 그 안에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전망대와 워터파크를 만들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도면이 바뀌어 있는 거예요. 약속했던 것들은 전부 사라지고 없었고요. 주민들한테 설명도 없었어요.”

  안인화력발전소 건설 현장 [출처: 박다솔 기자]

조 씨는 발전소 건설로 인한 피해와 증거를 수집해 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조차 쉽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관련 기관의 담당자나 주변 사람들은 그를 만류했다. 막강한 법무법인도 있고, 막대한 데이터를 축적해 온 삼성물산을 어떻게 상대할 수 있겠느냐고. 아마 거들떠보지도 않을 거라고 했다. 괜히 식당 이미지만 나빠질 거라는 얘기를 들을 때면 가슴이 철렁했다. 그저 조용하고 평화로운 삶을 되찾고 싶을 뿐인데, 이미 너무 많은 것이 망가져 버렸다는 생각에 가슴앓이만 할 뿐이다.

안인화력 인근 주민들은 오래전부터 화력발전소로 인한 여러 불편을 겪어왔다. 안인화력 건설 현장 옆에는 1970년대에 지어진 영동화력 1, 2호기가 있다. 문재인 정부의 공약에 따라 2017년엔 1호기가, 2019년엔 2호기가 잇따라 폐쇄됐다. 이후 영동화력 1, 2호기는 바이오매스 연료 발전소로 탈바꿈했다. 석탄이 아닌 나무 소재의 우드펠릿을 연료로 태우는 친환경 발전소였다. 하지만 바이오매스 발전은 석탄화력발전과 유사한 수준의 오염물질을 배출했다. 우드팰릿이 연소하는 과정에서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황산화물(SOx)과 질소산화물(NOx), 벤젠 등이 나왔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19년 영동 1호기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0.571kg/MWh로, 영흥석탄화력발전소 5.6호기의 배출량인 0.131kg/MWh보다 많았다.

지역 시민사회와 환경단체는 지난 4월, 강릉시에 거주하는 517명의 주민을 상대로 안인화력 건설과 관련한 여론조사를 벌였다.1 그 결과 강릉 시민 517명 중 85.5%가 석탄화력발전소 건설로 기후위기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답했다. 주민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응답은 82.1%에 달했다. 응답자 중 55.7%는 석탄발전소 건설에 반대한다고 답했고 22.7%는 모르겠다고 응답했으며, 찬성한다는 응답률은 21.5%였다.

파괴된 마을에 삼성물산이 있다

안인화력은 삼성물산이 건설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민자발전소다. 발전 용량 2,080MW의 안인화력 1, 2호기의 총사업비는 5조6000억 원에 달한다. 인근에 포스코가 건설 중인 비슷한 용량의 삼척 화력발전소보다 7천억 원이 더 든다. 발전 공기업이 건설한 신규화력발전소와 비교하면 민자발전소의 사업비는 턱없이 많다. 지난해 가동을 시작한 신서천 화력발전소는 발전 공기업인 중부발전이 건설했다. 1,018MW 규모의 용량으로 총 1조 6,000억 원의 사업비가 들었다. 민자발전과 비교해 1조 원 이상 사업비가 적다.

홍진원 강릉시민행동 운영위원장은 “처음 석탄발전소를 짓겠다고 했을 때 사업비가 3조 원가량이었다. 그런데 시공사가 들어오면서 사업비를 계속 늘렸고, 산자부가 이를 다 받아줬다”라며 “2년 전쯤 공사비가 늘어난 것에 대해 감사원에 감사 청구를 한 적이 있다. 사업비 증가에 대한 타당성을 감사해 달라는 것이었는데, 지금껏 하지 않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홍진원 강릉시민연대 운영위원장 [출처: 박다솔 기자]

삼성물산은 지난 2018년 3조8500억 원의 계약 금액으로 안 인화력 건설 공사를 수주했다. 당시 삼성물산의 매출액 대비 13.16%에 달하는 규모였다. 민간 기업이 공사비를 높이는 까닭은 현행 총괄원가 보상 제도에 따라, 투자비를 온전히 보전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사비가 얼마나 됐든 원가를 보장 받는다는 얘기다. 특히 민자 회사의 건설 및 운영에 소요된 총괄 원가는 소비자 전기요금으로 보전된다. 민간 자본이 부풀린 사업비가 국민에게 고스란히 전가되는 구조다. 삼성물산이 건설 중인 안인화력을 비롯해 SK건설의 고성하이, 포스코의 삼척화력 등 민간 회사의 발전소 공사비는 기존의 발전 공기업의 공사비보다 최소 1조 원 이상 높다. 시민사회는 삼성물산이 이번 안인화력 건설 공사로 약 2조 원가량의 수익을 가져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게다가 민간 사업자는 발전소의 수명이 끝나는 30년 동안 수익을 보장 받는다. 만약 송전탑 부족이나 탈석탄 기조에 따라 발전소가 가동되지 않거나 발전 제약을 받아도, 민간 사업자에게 요금을 정산해줘야 한다. 발전하지 않아도 요금을 정산해주는 제약 비발전 전력량 정산금(COFF) 제도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매년 수천억 원의 정산금이 민간발전사들에 돌아간다. 이 규모는 2015년 4,469억 원에서 2019년 7,184억 원으로 60%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지급된 정산금 규모는 3조 원에 달한다.2

삼성물산은 지난 2020년 10월, 이사회를 통해 한국 기업 최초로 ‘탈석탄’을 선언했다. 석탄화력발전과 관련한 신규 사업을 어떤 방식으로든 추진하지 않겠다는 결정이었다. 진행 중인 사업은 완공 혹은 계약 종료가 되면 단계적으로 철수하기로 했다. 다만 진행 중인 강릉 안인화력 건설과 베트남의 붕앙2 석탄발전소 사업은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석탄 발전 퇴출 흐름에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도, 마지막까지 석탄화력발전소 건설로 수조 원의 이익을 얻어가는 삼성물산을 두고 그린 워싱 논란이 일었다.

어느 정부도 ‘탈석탄’은 없다

안인화력 건설이 추진된 건 이명박 정권 시절인 2012년이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2011년 발생한 전력 수급 위기를 빌미로 12곳의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며 민간 자본의 참여를 허용했다. 이후 박근혜, 문재인 정부를 거치며 안인(2기), 삼척(2기), 고성(2기), 서천(1기) 등 7기의 신규 석탄화력발전소가 준공되거나 건설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 집권 후 보수 정권이 추진한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중단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기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30년이 지난 노후 석탄발전소 10기 조기 폐쇄 ▲신규 건설 전면 중단 ▲건설 공정률 10% 미만 원점 재검토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된 바 있었다. 7기의 신규 석탄화력발전소가 가동될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이 파리기후변화협정 기준의 3배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7개의 신규 석탄화력발전소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연간 5,100만 톤으로, 2019년 국내 총 온실가스 배출량의 7.2%다.

  안인화력발전소 건설 현장 [출처: 박다솔 기자]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7기의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지속했다. 강릉 안인화력은 2018년 3월, 삼척화력발전소는 같은 해 8월에 착공했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한 지 1년 만이었다. 결국 공정률 10% 미만 등 신규 건설 중단 및 재검토 공약은 지켜지지 않았다. 홍진원 운영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 당선되자마자 신규 석탄발전소 백지화 정책 건의서를 접수했다. 당시 공정률 10% 미만은 세운다는 취지의 답변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 공사가 진행됐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도 안인화력의 공정률이 13%였다. 삼척도 10%가 넘었다”라며 “공정률은 어떤 공인된 기간이 검증 또는 확인을 하는 게 아니다. 사업자가 주장하면 끝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정부가 세우려면 세울 수 있는 일이었지만, 문재인 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 때 폐쇄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10기의 용량은 3,345MW지만, 새로 가동하거나 건설 중인 발전소의 용량은 3,098MW이다.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며 평균 수명이 30년인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정부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환경 및 시민사회단체는 윤석열 정부 또한 이전 정부의 기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홍진원 운영위원장은 “윤석열 정부가 원전 강국을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노후 석탄발전소를 조기 폐쇄하는 대신 이를 원전 발전으로 채울 것이라 본다”라며 “다만 신규 석탄화력발전소의 가동률은 풀로 채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4월 21일, 강릉과 삼척지역의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당선인은 후보 시절 탈석탄을 최대한 앞당기겠다는 환경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라며 “하지만 후보 시절 여러 환경단체에서 진행하는 신규 석탄 건설 중단에 대한 질의에 ‘중단할 수 없다’며 선을 그은 것은 윤석열 정부의 탈석탄과 기후위기 대응의 의지를 의심스럽게 한다”라고 비판했다.

<각주>

1 지난 4월, 석탄을 넘어서, 삼척석탄화력발전건설반대투쟁위원회, 안인석탄화력발전소 강릉 범시민대책위원회 등이 삼척과 강릉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석탄화력발전소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2 “신한울 1호기 가동되는 10월부터 석탄화력발전소 대규모 발전제약”, 2020.10.15, 국회의원 김성환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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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경락

    삼성물산은 지난 2018년 3조8500억 원의 계약 금액으로 안 인화력 건설 공사를 수주했다. 당시 삼성물산의 매출액 대비 13.16%에 달하는 규모였다. 민간 기업이 공사비를 높이는 까닭은 현행 총괄원가 보상 제도에 따라, 투자비를 온전히 보전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사비가 얼마나 됐든 원가를 보장 받는다는 얘기다. 특히 민자 회사의 건설 및 운영에 소요된 총괄 원가는 소비자 전기요금으로 보전된다. 민간 자본이 부풀린 사업비가 국민에게 고스란히 전가되는 구조다. 삼성물산이 건설 중인 안인화력을 비롯해 SK건설의 고성하이, 포스코의 삼척화력 등 민간 회사의 발전소 공사비는 기존의 발전 공기업의 공사비보다 최소 1조 원 이상 높다. 시민사회는 삼성물산이 이번 안인화력 건설 공사로 약 2조 원가량의 수익을 가져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