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은 14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파업위원회 소속 6개 산별이 참석한 가운데, 20만 공공부문 비정규직 총파업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민주노총은 "100만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가 다시 한번 뭉쳤다. 2019년 역사상 최초로 공공부문 전체 비정규직 공동총파업 투쟁으로 만든 정부 차원의 대책기구인 공무직위원회가 폐지될 운명에 처해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 지난 2019년 7월,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10만 명이 고용불안과 차별 해소를 정부에 요구하며 대규모 파업을 벌였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
그러면서 "위험한 일에 내몰려 있는 직종의 인력 충원을 비롯한 생명 안전대책도, 아직도 진행 중인 정규직 전환 문제도, 직무급제 도입 시도도, 심지어 직고용·자회사로 전환된 공무직들을 구조조정 1순위, 민간 위탁으로 되돌리려는 문제에 어떠한 답도 내놓지 않은 채 이대로 공무직위원회를 끝낼 순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민주노총은 △복지수당 차별철폐 예산 △공무직위원회 상설화 △자회사 및 공공기관 구조조정 중단 △직무평가성과급제 (직무급제) 폐지 등 공공부문 비정규직 관련 핵심 요구안을 발표했다.
민주노총은 앞서 공무직위원회 임금협의회가 "물가 인상을 고려해 실질임금이 하락하지 않도록 예산을 편성해달라"라는 건의서를 예산당국에 보냈지만 무시됐다고 비판하며 이번 정기국회 예산심의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처우개선 예산을 증액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복지 성격의 수당인 명절 상여금, 가족수당, 복지포인트를 3년에 걸쳐 공무원과 동일하게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요구다. 예산요구안은 명절 상여금 110만 원에서 200만 원으로 인상, 가족수당 신설(월 6만 원), 복지포인트 50만 원에서 70만 원으로 증액 등을 골자로 한다. 공무원과 동일하게 지급 중인 공무직을 제외한 50만 명에 대한 총예산은 9,100억 원이다. 이와 관련, 중앙행정기관 공무직에 대한 소요 예산은 1,028억 원으로 제시됐다.
한편 내년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중앙행정기관 공무직의 임금인상률은 약 2.2%에 불과하다. 앞서 2020년 12월 국가인권위원회는 중앙행정기관 무기 계약 근로자의 노동인권 증진을 위한 제도개선 권고에서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복리후생비는 직무와 무관하게 복리후생 내지 실비변상 차원에서 지급되는 것이므로 예산편성 및 집행기준에 공무원과의 격차가 해소될 수 있는 합리적인 복리후생비 지급 기준을 마련하고, 이에 필요한 재원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들에 대한 구조조정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도 이번 총파업의 주요 요구다. 현재 350개 공공기관은 6,700여 명의 정원 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민주노총은 정원 감축의 대부분이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전환된 노동자, 자회사 노동자, 전환 제외된 비정규직 노동자라며 "공공기관 혁신을 빙자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인력을 감축하는 정부의 민영화, 구조조정 정책은 중단돼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노동계는 민간 위탁(약 20만 명), 방과 후 강사(약 10만 명) 등을 포함해 지난해 기준 전체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약 100만 명 규모로 보고 있다. 오는 25일 진행되는 총파업에는 전체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의 5분의 1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날 오후 2시 30분 서울 영등포 여의대로에서 열리는 집회에는 약 4만 명이 참석한다. 이들은 초중고등학교 교육기관 비정규직 노동자, 공공기관 및 자회사 비정규직 노동자, 지방자치단체 비정규직노동자, 정부 중앙부처 등 중앙행정기관 비정규직 노동자, 민간 위탁 노동자들이다.
아울러 이들은 국회 예산 최종 결정 시기까지 국회 앞에서 노숙·농성을 벌인다. 농성은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5일간 진행할 예정이다.
끝으로 민주노총은 "우리들의 총파업은 100만 명에 달하는 공공부문 비정규직들과 이들의 실질적인 사용자인 정부와의 최소한의 대화틀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며 "총파업 투쟁을 앞두고 정부와 국회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하며, 우리의 정당한 요구, 절박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예정대로 위력적인 총파업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음을 다시 한번 밝히는바"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