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1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추경호 장관에 대한 고발 기자회견을 개최하며 앞으로 전방위적 법적 투쟁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출처: 공공운수노조] |
이번 추 장관에 대한 형사 고발은 기재부 장관이 가이드라인을 통해 공공기관에 구조조정, 자산 매각 등을 강제함으로써 직권을 남용하고 공공기관의 자율적 권리 행사를 방해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관련 법률은 공공기관의 경영혁신 추진 의무를 공공기관에 부여하고, 기재부 장관은 이를 '지원'만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한국노총 중앙법률원은 이날 발표한 검토문을 통해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는) 기획재정부장관과 그 거수기인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권한을 남용해 공공기관 운영에 전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나아가 이 도움을 거부하면 경영평가에서 좋지 못한 성적표를 받을 것이라고 협박도 서슴지 않는다"면서 "기획재정부장관의 전횡으로 공공기관은 본인 소유의 자산을 처분해야 하고, 공공기관 노동자들의 고용이 위태로워졌다"라고 했다.
아울러 공대위는 앞선 공운위의 공공기관 자산 매각 결정에서 절차적 하자 소지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간의 회의 운영 관례 등을 봤을 때 민간위원 과반수 출석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자산 매각을 의결했다는 주장이다. 지난달 11일 열린 공운위에서는 정부위원 6명, 민간위원 4인이 참석해 공공기관 자산 매각 계획을 의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공대위는 공운위 회의의 절차적 하자에 대해서도 문제 삼을 예정이다. 공운위는 총 20명 이내로 구성된 기재부 내부 위원회로, 공공기관 운영에 대한 주요 사항의 심의·의결권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한국노총 중앙법률원은 "법률(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은 민간위원을 공운위의 과반수로 구성하라고 정한다"면서 "정부투자기관운영위원회, 정부산하기관운영위원회는 모두 정부위원이 과반수로 구성돼 있었기 때문에, 민간위원을 반드시 과반수로 해 공운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규정에는 공운위는 최대한 공공기관의 자율적 운영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심의·의결해야 한다는 입법자의 결단이 담겨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라고 꼬집었다.
"정부 가이드라인, 공공부문 노동자 교섭권 침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법률원은 이번 형사 고발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교섭권을 침해하고 노정 교섭을 사실상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공기관은 가이드라인, 기관별 혁신계획에 따라 정원·임금 감축, 기존 복리후생제도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보수·복무 규정을 변경해야 하는데 이러한 논의 과정에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담길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공공운수노조 법률원은 검토문에서 "법상 사용자는 공공기관이지만, 공공기관의 운영은 정부 정책에 좌우된다. 정부가 ‘수당을 폐지하라’고 하면 수당은 폐지되고, ‘휴가를 축소하라’고 하면 휴가는 무급으로 바뀌거나 축소"된다며 "여기에 직접 그 운영방침을 적용받는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담길 여지는 전혀 없다"라고 했다.
정부는 공공기관의 최대 주주로, 관련 법률에 따라 공공기관 평가제도를 통해 '평가 항목'을 정하고 '경영 평가'를 실시하는데, 이 결과가 인사상·예산상 조치와 연결된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공공기관 노동자들의 단체교섭권이 정부가 허용하는 범위에서만 발휘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공공운수노조 법률원의 지적이다.
이러한 이유로 가이드라인, 공공기관 자산을 매각하는 '자산 효율화 계획' 등으로 공공기관 경영조건을 사실상 좌우하는 정부가 공공기관 노동자와 교섭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공공운수노조] |
한편 공대위는 지난 11월 16일부터 세종시 기재부 청사 앞에서 매주 릴레이 집회를 이어가고 있으며, 공공기관 인력감축 등을 의결할 공운위 개최 시점에 맞춰 긴급 기자회견·피케팅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공대위 관계자는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은 아무런 사회적 합의나 국민적 공감대 없이 진행되는 밀실 졸속 정책”이라며 “50만 공공노동자의 저항과 국민적 피해만 양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악랄하고 약탈적인 공공기관 정책에 맞서 굳건한 연대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