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또 정실인사인가

노무현, 정-청 친정체제 갖추고 신자유주의로 일로매진

7월 3일, 청와대는 전현직 청와대 정책실장들로 부총리급 인사를 단행했다. 경제부총리로 권오규 청와대 정책실장을, 교육부총리로 김병준 전 정책실장을 내정했다. 두 명의 부총리와 기획예산처 장관, 국세청장이 교체된 이번 내각개편의 결과는 한마디로 친정체제의 구축이다. 지난 5월 노무현 대통령 직계 출신들로 청와대 수석보좌관 5명을 전격 교체한데 이은 이번 행정부 인사는 청와대 관료들의 행정부 진출이다. 그리고 이들 역시 노무현 대통령의 핵심측근들이다.

6월 말, 노무현 대통령과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과의 면담에서 드러났듯이 청와대에서 당으로 정치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청와대는 열린우리당의 요구를 전폭 수용하였으며, 대통령의 탈당문제도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무현 정권은 청와대와 행정부차원의 정실인사를 통해 레임덕을 최대한 늦추고 임기 말까지 청와대가 나름의 역할을 하고 싶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이번 내각개편이 단순히 노무현 친정체제로 이루어졌다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다.

한덕수 경제부총리의 사임에는 신자유주의 세계화, 구조조정의 집행 과정에서 벌어진 재경부 관료들의 추잡하고도 엄청난 비리가 자리잡고 있다. IMF외환위기 시절 김대중 정부아래에서 주식시장을 통한 대규모 금융비리가 발생했던 것처럼, 은행매각과 재벌특혜 속에서 비리는 광범위하고도 조직적인 국민기만 속에서 자행되었음이 드러나고 있다. 또한 청와대도 인정하듯이 열린우리당의 지방선거 참패에는 서민경제의 파탄이 배경이 되었다. 결국 한덕수 부총리에게 지속적인 시장개방과 비정규직 양산으로 인해 서민경제가 파탄난데에 따른 책임을 물은 것이다.

교육부총리의 교체도 예외가 아니다. 김진표 부총리의 교체에는 불량학교급식에 대한 책임과 외국어고 지역제한 문제가 논란이 되었다. 알다시피 학교에서 책임져야 할 학생들의 먹거리를 민영화, 효율성, 비용절감이라는 신자유주의 논리에 따라 민영기업인 외주업체로 바꾸면서 문제가 발생하였다. 외국어고 논란도 교육개방에 따라 뒤이은 문제임을 떠올린다면 교육부총리의 교체 역시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인한 교육 파탄이 문제인 것이다. 그런데 이에 대한 노무현 정부의 해법은 어이없게도 경제개방과 신자유주의 정책의 ‘지속’이다.

권오규 경제부총리 내정자는 노무현 측근 중 대표적인 개방론자라 할 수 있다. 그는 세계은행(IBRD) 경제조사관, 국제통화기금(IMF) 대리대사, OECD 대표부 대사 등 자본 중심의 시장개방과 제 3세계 착취구조의 창출에 기여해 온 초국적 기관에서 주로 활동해 왔다. 경제개방과 신자유주의 세계화 정책을 추진하는데 한덕수 전임 부총리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을 인물이다. 청와대와 정부가 입을 모아 얘기하듯 한미FTA협정 또한 차질없이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한다.

김병준 교육부총리 내정자 또한 다르지 않다. 한국을 토건국가로 만드는데 핵심적인 기여를 한 인물이다. 전국토의 개발붐과 땅값 상승을 일으킨 부동산 정책과 행정도시 건설계획을 입안하였다. 게다가 대학 문제에 대해선 기업과 자본의 요구에 충실한 대학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해 왔다고 한다.

문제의 원인이 해법으로 둔갑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인사개편이 신기로울 따름이다. 한미FTA추진, 신자유주의 정책의 ‘지속’은 빈곤과 생존을 위한 경쟁의 ‘지속’을 의미할 뿐이다. 동시에 신자유주의 개혁정치의 위기 역시 ‘지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