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버마 민중행동, 인권과 민주주의를 지키는 길

외세의 부당한 간섭도 막아야

버마 정부당국이 시위대에 무력진압 함으로써 사태는 우려스러운 상황까지 치닫고 있다. 8월 15일 버마 정부가 아무런 예고 없이 천연가스 가격을 5배, 석유가격을 2배 인상한데 승려들이 항의하면서 시작된 이번 시위는 유혈사태로 번지고 있다. 버마 군사정부당국은 승려들의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하고 급기야 버마 보안군의 발포로 승려를 포함해 최소 9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부상당하거나 보안당국에 연행되어 구속되었다.

이 과정에서 유가 인상이라는 경제문제로 시작된 시위는 민주화를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로 확산되고 있다. 버마 승려들은 군부의 공식사과, 경제문제 해결, 정치범 석방, 군부와 정치인들 사이의 대화 재개를 요구하고 있다. 이 처럼 승려들은 단순한 경제문제 해결을 넘어 정치적인 요구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여기에 버마의 정당세력과 학생운동 등이 이 시위에 함께하면서 반정부 요구는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폭압정치와 무력진압에 대한 항의로 지난 24일 집회에 십만 여명이 시위에 참여하였다고 한다.

한편, 미국 등 서방제국과 그 언론들은 버마 군부의 미국내 재산을 동결하는 등 벌써부터 강도 높은 제재를 기획하고 있으며, CNN 등 친서방언론은 연일 버마에서의 유혈사태를 보도하면서 민주주의를 선전(?)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드러났듯이 이들이 인권옹호 세력이라고 믿는 사람은 없다. 단지 이들은 반미정권의 붕괴만을 바라고 있다. 버마에 친미정권을 세워 중국을 봉쇄하고 버마의 에너지와 천연자원을 확보하는 데에만 눈독을 들이고 있다. 만약 버마가 미국 등 서방제국의 의도대로 된다면 곰을 피하려다 호랑이를 만난 격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버마 민중의 염원대로 버마에서 인권과 민주주의가 확산되기 위해서는 민중행동을 지지하는 것과 동시에 외세의 부당한 개입을 막는 데에도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정부와 자본의 기회주의적, 반인권적 작태에 대해서도 돌아보아야 한다. 그동안 한국정부는 한국가스공사와 대우인터내셔널 등 한국기업을 버마로 보내 천연가스를 개발 해오고 있다. 한국자본은 군사독재정권 하에서 경제적 이익을 누렸고 그 대가로 인권유린 행위를 지속시켜 온 군사정권을 유지하는데 힘을 보태 왔다. 뿐만 아니라 대우인터내셔널은 군사독재정권과의 무기제조기술 수출혐의까지 받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충격적이다. 한국의 자본은 버마 군사정권의 충실한 파트너에 다름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동시에 매번 시위 때마다 경찰력 동원을 부추기던 국내 언론이 이와는 사뭇 대조적으로 연일 버마에서의 민중행동을 지지하고 정부당국의 무력진압을 규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국내언론의 시각은 위에서 지적한대로 서방의 시각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며, 일관성을 상실한 매우 정치적인 행위에 다름 아니라는 점도 반드시 확인되어야 한다.

버마 민중이 자주적인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버마 민중행동에 대한 지지와 연대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한국자본의 즉각 철수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여기에 빠져서는 안되는 것이 민주주의를 빌미로 미국 등 외세의 부당한 간섭을 막기 위한 전세계 민주진보진영의 국제연대가 확고해져야 할 것이다.

인권과 민주주의로 가는 버마 민중의 길에 영광이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