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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에도 이런 사측은 없었다”
목회자 정의평화실천협의회,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연합, 실천불교 승가회, 민교협, 민변, 여성계,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종교사회단체들의 대표자들은 18일 기자회견을 가진 후 최동렬 기륭전자 회장과 면담을 요구하며 기륭전자를 방문했다.
하지만 기륭전자 관리자들은 “남의 집에 왜 들어 오냐”라며 나가라고 할 뿐이었다. 이들이 끈질기게 면담을 요청하자 관리자들은 “5분 후 답변을 주겠다”고 했지만 10분 정도가 지나자 경찰과 형사들만이 나타났다. 관리자들은 사라졌고 면담을 요구하는 종교사회 인사들과 형사들의 실랑이가 한 시간 남짓 계속됐다.
금속노조 서울지부의 집회가 예정된 오후 네 시가 될 무렵, 50여 명의 기륭전자 직원들이 갑자기 몰려왔다. 이들은 욕설을 퍼부으며 정문 앞에 있던 기륭분회 조합원들을 밀어냈다. 이 과정에서 한 조합원이 실신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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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륭전자 안에 남아 있던 김성복 목사는 “80년대 인천에서 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할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며 혀를 찼고, 면담을 주선하고 사태를 마무리하려던 형사들도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금속노조 서울지부의 집회를 위해 모인 노동자들은 연좌농성을, 기륭전자 안에 있던 종교사회인사들도 완강하게 버티자 기륭전자 총무이사가 공장 밖에서 만나자는 뜻을 형사를 통해 보내왔다. 30분 정도의 짧은 면담에서 나온 답변은 “내일(18일) 다섯 시까지 면담요청에 대한 답을 보내겠다”는 것뿐이었다.
“기륭전자의 호소문은 대화를 하자는 것"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종교사회단체 인사들은 기륭전자 비정규여성노동자들의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지난달 11일, 기륭분회의 서울시청 앞 조명탑 고공농성 후 서울지방 노동청의 중재로 교섭이 재계 됐었다. 교섭에서 배영훈 기륭전자 사장은 “정규직화는 어렵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고용을 중심으로 논의하자”며 기존의 기륭전자의 대응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기륭분회도 달라진 회사의 태도에 교섭에 대한 기대를 걸고 있었다.
‘자회사 고용 1년 후 정규직화’라는 내용으로 교섭타결직전까지 갔었지만 지난 11일 사측은 “부장, 차장 등의 중간 관리자 24명 중 23인이 반대했다”는 이유로 갑자기 교섭결렬을 선언했다. 기륭분회 조합원은 교섭이 결렬되자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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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기자회견에 참석한 종교사회단체 인사들은 갑자기 돌변한 사측에 태도와 함께 16일 한겨레, 조선일보 등에 기륭전자가 낸 광고에 분노했다.
기륭전자 임직원 및 노사협의회 명의의 광고는 “시위중인 자들은 기륭전자 직원이 아니며, 이들의 불법시위로 수많은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는 내용이었다.
송경동 시인은 “신문사 당 700만 원에 달하는 비싼 광고를 내가며 회사가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광고문에 ‘정당한 요구는 경청하겠다’고 해 면담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들은 “정규직 노조의 비정규직에 대한 외면만으로도 세상 몹쓸 짓이라 지탄하던 이들이 눈 뜨고 못 볼 역경을 건너온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을 외면하고 있다”며 기륭전자 사측을 규탄했다.
기륭전자 총무이사를 만나고 온 후 이들은 “오늘 보여준 기륭전자 사측의 태도에 분노하며, 기륭전자 사측뿐 아니라 한나라당, 노동부 등을 압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16일부터 시민사회 인사들은 릴레이 동조 단식을 하고 있으며, 28일 ‘정규직화 촉구 1,000인 동조 단식’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