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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규헌 대표, 이경수 부대표, 이종회 집행위원장 |
“야만을 넘어 사회주의 건설로, 동지가 정치의 주체다”
오늘(11일) 오후 2시 관악구민회관에서 가진 준비모임 출범총회와 출범대회에 참가한 활동가들은 △당의 성격과 건설경로 △준비모임 명칭 △준비모임 구성, 사업, 운영계획 △준비모임 대표, 집행위원장 선출 △출범대회 선언문 채택 등의 안건을 다루고, 2009년 상반기까지 추진위를 건설하고, 2010년 전후에 사회주의노동자정당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1부 출범 총회와 2부 출범 대회에는 250여 명의 활동가가 참여했으며, 준비모임 성원 107명 중 73명이 참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준비위원은 지역별로 서울 41, 강원 5, 부천 5, 인천 4, 경기 18, 충남11, 대전 1, 충북 4, 전북 1, 광주전남 1, 대구경북 2, 울산 2, 부산 8명으로 분포되어 있고, 부문별로는 노동 62, 문화 1, 미디어 1, 법률 2, 여성 1, 교수 5, 의료 2, 장애 2, 단체 24, 기타 4 등 103명(10월 9일 현재)이라고 밝혔다. 주최측은 이날 준비위원 107명의 명단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안건1 당의 성격과 건설 경로에서 김태연 활동가는 △사회주의 정당 △노동자정당 △생태, 여성, 소수자 등 21세기 사회변혁 과제 △사회변혁을 위한 정당 △민주적인 정당 △당원이 일상적으로 행동하는 정당이라고 소개하고, “이를 논의의 출발로 삼아 본격적인 논의를 해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경로에 대해서는 100인 내외의 준비모임으로 출발, 2009년 상반기 추진위원회 구성을 목표로 하고, 2010년 전후에 출범한다는 계획이나, 일정박기 식으로 당 건설 사업의 내용을 구속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안건2 명칭은 제시된 5개의 후보 명칭 중 ‘노동자계급정당건설준비모임’과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준비모임’이 경합을 벌였다. 표결 결과 25:41로 ‘사회주의노동자당건설준비모임’이 채택됐다.
안건3 준비모임 조직체계는 ‘총회-집행위원회’로 확정했다. 준비모임 성원 전체가 총회를 구성하고 총회는 3개월에 한 번 개최하기로 했다. 임원으로는 대표, 부대표, 집행위원장을 두고, 향후 당의 상, 구성, 사업내용을 마련하는 사업, 조직사업, 정치선전사업, 투쟁사업과 공동실천 등의 활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안건4 임원 선출에서 대표에는 양규헌 불안정노동철폐연대 대표가, 부대표에는 이경수 노동전선 대표가, 집행위원장에는 이종회 노동자의힘 중집위원장이 각각 선출됐다.
양규헌 대표는 인사말에서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나타나는 가난과 소외, 억압과 착취, 차별과 배제, 생명에 대한 위협이 개선되기는커녕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말하고 “자본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지배계급의 몸부림은 노동자 민중에 대한 공격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정세의 엄중함을 환기했다.
양규헌 대표는 “준비모임은 광란의 자본주의가 빚어내는 모든 억압과 착취, 차별과 배제를 깨부수는 반자본/사회주의 변혁의 깃발을 세우는 것”이라며 “무기력과 혼란, 조합주의와 부문주의를 극복하고, 운동의 활력과 전망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제안했다.
백기완, "향기나는 삶, 변혁적이고 예술적인 삶"
배신을 우리말로 등빼기라 한다. 자본주의가 이렇게 가도록 가만 두면 안 되겠다 해서 들고 나온 역사가 있었는데, 그 역사를 실패의 역사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것은 올바른 지적이 아니다. 과학적 지적이 아니다. 자본주의의 잘못과 실패이다. 등빼기와 파탄의 역사였다. 그래서 등빼기와 파탄의 역사를 딛고 정말 창조적인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보겠다 라는 다짐, 각오를 갖고 이 자리에 오신 여러분, 아무리 내가 할아버지지만 존경한다. 고맙다.
그런데 여러분들이 오늘 이 모임에 정말로 멋지게 달려나가서 역사를 새롭게 발전시키려고 하려면 세 가지는 조심을 했으면 좋겠다.
첫째 좌파다 우파다 하는 말에 속지 말라. 원래 역사 구조 자체가 좌파다 우파다 나눠질 수 없는 거다. 그렇다면 무엇인가. 옳으냐 그르냐, 죽일 놈이냐 살릴 놈이냐로 갈라지는 거다. 그래서 여러분이 여기 걸어놓고 뭔가 하려고 하는데 내 이야기 참작하라. 여러분들의 모임 여러분들의 인간적인 결단은 옳은 것만 쫓아간다, 올바른 것만 쫓아간다, 그래서 거짓말 안 하는 맑고 아름다은 모임을 만드는 사람 되겠다. 오늘부터 달라져야 한다. 진짜다. 그렇지 않으면 진보를 앞세운 다른 진보정치 모임하고 다를 게 없다. 목숨을 걸고 쫓는다 이거다.
둘째로 여러분들은 올바른 것만 목숨 걸 뿐 아니라 사람 같은 것, 인간적인 것만 쫓는다 이거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모이는 모임은 가장 아름다운 모임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지나가면 향기 물씬 나는 꽃송이처럼 느끼게 만들어야 이 모임은 한 발짝 앞으로 나갈 수 있을 거다. 숱하게 진보적인 사람들 많이 나왔지만 향기 물씬 나는 아름다운 사람과 인간적인 모임은 아니었다. 여러분은 맑고 깨끗하면서도 꽃처럼 아름다운 인간이 되기를 바란다.
셋째로 한마디만 더 하겠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는 한 개인으로 볼 때 아름답고 깨끗한 사람 많다. 종교인 한사람 한사람, 종교 아니라도 아름답고 맑고 깨끗한 사람 많다. 그런데 없는 게 하나 있다. 맑고 아름다운 사람은 있는데 빛나는 사람이 없다. 역사를 새롭게 꾸미려는 사람이 없다. 변혁적이고 예술적인 삶이 없다 이말이다. 이 자리 모인 사람들은 변혁에 빼어난 모습, 전형적인 인간이 되고 전형적인 모임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빛 잃고 갈 데 없는 지구 60억 인구의 나아갈 길을 비추는 예술적인 인간과 모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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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 준비모임이 250여 명의 활동가가 참여한 가운데 출범했다. |
‘아래로부터의 대체권력’ 어떻게 만들까
오세철 사회주의노동자연합 운영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노동자의힘이 9년 전 99년 8월 8일 준비모임이었는데 당시는 사회주의를 쓸까봐 걱정하고 쉬쉬했다”고 당시 소회를 밝히고 ‘사회주의노동자정당’을 공공연히 채택한 데 대해 적극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오세철 운영위원장은 “사노련도 당 건설을 목표로 조직을 만들었으므로 진정으로 공통점을 찾고 차이점이 뭔지 확인하면서, 투쟁하는 노동자계급 동지와 함께 당을 만들어가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정행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활동가는 “초동모임부터 많은 이야기를 해왔다. (현장은) 사회주의라는 네 글자를 부담스러워 한다. 그러나 우리는 빨갱이라고 자신있게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하고 “사회주의노동자정당은 노동자가 주체로 서는 당이며, 이 당을 건설하지 못 하면 노동자의 미래는 없으며, 조합주의도 극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조돈희 울산 지역 활동가는 “아래로부터의 대체권력 형성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그것을 어떻게 가능하게 할 거냐 (고민하며) 15년 운동을 해왔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아래로부터의 대체권력 어떻게 형성할 거냐, 그런데 한 번도 제가 그러한 맹아를 창출한 적이 없어, 환장할 노릇”이라며 지난 사회주의 정치활동이 고단하고 어려웠음을 고백했다.
조돈희 활동가는 전해투 활동과 현장조직운동의 과거 활동을 돌아보는 가운데 “당이 권력을 지향하는 형태, 당이 직접 선거로 집권하는 게 아니라 당원들이 그 운동을 통해 대체권력의 맹아를 창출하고, 노동자 민중의 권력을 쟁취하는 당 운동을 펼치자”고 호소했다.
최윤정 금속 활동가는 “8년 전 아이를 낳았다. 아이를 가지면 두려워진다. 젊은 시절 아무데나 앉고 힘들었던 활동 탓이다. 만삭이면 똑바로 누워 자보는 게 소원이고, 그렇게 힘들고 고통스럽고 불편했던 걸 넘고 간다”며 아이를 낳았던 경험을 들어 준비모임 출범에 의미를 부여하고 향후 활동가의 책임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