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에게 두 번째 성폭행 당한 여성의 고통

[기고]나는 모든 것을 들었다. 그리고 또 듣는다

금속노조 충남지부 임원 심모씨가 1월 15일 소속 여성조합원에게 욕설 및 폭언을 했으며, 이 사건은 현재 금속노조에 ‘성폭행건’으로 사건이 접수된 상태입니다. 피해자의 기고 글을 실습니다. -편집자 주

이제는 기억하고 싶지도 않은데 2004년 7월 금속노조 전간부 노숙상경투쟁중에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성폭행 당한 일이 있다. 당시 나는 여러 가지로 충격을 받았다. 금속노조 간부들이 모인 상경투쟁중에 새벽 침낭을 깔고 선잠이 들었던 내가 눈을 떴을 때 생전 처음 보는 남성이 내 윗옷 지퍼를 내리고 있었다. 그 상황 자체가 충격인데, 가해자인 그가 오히려 나에게 화를 내며 덤비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고, 내가 조직적으로 문제제기 했더니 나에게 쏟아진 그 무수한 2차가해들은 하나하나 모두 다 나를 쥐고 흔들었다.

본인은 그런 적이 없다는데 무슨 성폭행이냐. 술 취해서 그런 게 무슨 죄냐. 지퍼 내리다 말았다는데 그것도 성폭행이냐. 내 동지가 성폭행 안했다고 해서 믿어준 것도 잘못이냐. 그게 왜 2차 가해냐. 너도 즐긴 것 아니냐. 남자가 미안하다고 하면 된 거지 뭘 더 바라냐. 안 그래도 힘든 싸움하는 지회를 왜 공격 하냐. 의도가 뭐냐. 이런 말들이 구두로 소문으로 인터넷을 통해 나에게 입 닥치고 조용히 하라고 소리 질렀다.

금속노조 임원과의 간담회, 상집회의, 중집회의, 중앙위회의를 거쳐 결국 대의원대회에 가서야 성폭행과 2차 가해를 모두 인정받았다. 그리고 가해자는 공개 사과해야 한다는 결정이 났다. 그 과정에서 발생한 2차 가해도 많지만 2차 가해자들의 사과를 요구하지는 않았다.

어떤 중집위원은 나는 무식해서 2차 가해 같은 건 모르는데 모르는 것도 잘못이냐고 따졌다. 다른 중집위원은 중집회의에서 2차 가해라는 판단을 하지 않으면 우리 모두 결국 3차 가해 하는 거냐고 물었다. 어떤 중앙위원은 진상조사위에서 제출한 자료들을 발기발기 찢으며 이따위 것 인정 못한다고 집어던지고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다른 중앙위원은 2차 가해를 인정해달라는 피해자의 요구와 다르게 2차 가해를 인정하지 않는 결정을 해도 피해자가 중앙위회의 결과를 무조건 받아들일 것을 전제로 확인해야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떤 중앙위원은 내가 너무 조목조목 얘기하니까 듣기 싫어한다고 너무 딱딱하게 말하지 않아야 중앙위원들이 설득될 거라고 나에게 충고했고, 어떤 대의원은 가해자와 가해자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정파간의 이해관계로 편집해서 몰고나오니 조심해서 말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어떤 동지는 사과 받는 것이 목적이면 가해자와 다시 한 번 차분히 대화해서 설득해보라고 나에게 말했고 어떤 동지는 목소리를 크게 하면 가해자를 지지하는 동지들을 자극하니까 작은 목소리로 말하라고 말했다.

나는 그 모든 것을 들었다. 그 모든 것을 듣고 또 들었다.

6년이 지나고 2010년 1월 15일 동희오토 주점에서 이번에는 금속노조 충남지부 노조 임원 심00이 나에게 이것저것 온갖 이상한 말을 하다가 “야, 씨발년아.” 욕을 했다. 물론 나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싸웠다. 서로 술잔을 퍼붓고 목소리가 커지니 여러 동지들이 와서 심00을 데리고 나갔다. 17일 심00은 나에게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나 미안하다”고 했다. 기억나지 않는데 뭐가 미안한지 나는 알 수가 없다. 18일 지부운영위에 심00의 징계를 노조로 공식 요청해 줄 것을 안건으로 제출했다. 나는 또 듣는다.

조합원이 무슨 자격으로 운영위에 안건을 제출 하냐. 사내하청지회에서 공식안건으로 제출해야 하는 것 아니냐. 발언권을 주는 것이 맞나. 충남지부 5000조합원이 모두 이런 안건 갖고 오면 그때마다 운영위나 하고 앉아 있을 거냐. 다시는 투쟁사업장 주점 같은 건 하지 마라. 지부임원에 대해 인신공격하지 마라. 지회장의 발언에 대해 말대꾸처럼 말하지 마라. 미안하다고 사과하는데 서로 화해하면 되는 거 아니냐. 술 취해서 그런 걸 사과하면 그만이지, 이런 걸 왜 논의해야 하나…….

결국 지부운영위에서는 안건으로 받지도 않았고, 지부임원들과 잘 해결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보고 차차기 운영위에서 안건으로 상정할건지 말건 지부터 다시 논의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회의가 끝나고 나오는데 임원중 한 동지가 나에게 말했다. “000 동지가 너무 날을 세우며 얘기하니까 회의가 힘들다.” 그리고 다른 임원동지가 나를 쫓아 나와 묻는다. “사과하면 받을 생각은 있어?”

나는 화가 난다. 내 동지가, 남이야 뭐라던 내가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는 금속노조의 투쟁을 함께하는 내 동지가 술 먹고 나에게 “씨발년아” 라고 말해서 화난다. 도대체 왜 나에게 심00 동지는 씨발년이라고 했을까. 내가 뭘 잘못했기에. 왜 내 동지들은 자꾸 나에게 성폭행 할까. 내가 뭘 잘못했기에.

나는 화가 난다. 기억이 안 나는데 미안하다는 말이 화가 난다. 술 취해서 실수한 것 가지고 뭘 그러나, 사과도 하는데 화해하라는 말들이 화가 난다. 나는 동지들에게 씨발년아 라는 말을 듣고 진심어린 사과조차 받을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는 것인가? 내 동지들은 나를 도대체 뭐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인가. 씨발년?

나는 지겹다. 술 먹고 실수한 사람이 사과하는데 사과를 받아들이고 좋게 가면 되지 뭐가 문제냐는 압력, 건수 잡아서 심00을 매장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정파적 공격, 우리 운동의 문화를 위해 잘 대처하라는 충고, 지역에서 함께 하는 동지들과 사이가 안 좋아지면 너만 손해니까 잘 설득하라는 충고들이 지겹고, 지겹고, 지겹다.

그리고 두렵다. 두 번째가 끝인가? 나는 몇 번이나 번번이 성폭행 당해야 하는 걸까. 내 동지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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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 성폭행 , 금속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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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준

    2004년 지퍼 건은 분명히 성폭력이네요.
    2010년 “야, 씨발년아.”욕 건에 대해
    피해자는 성폭행 당했다고 규정합니다.
    욕=성폭행, 이 개념이 타당한지 생각해봅시다.

  • 기준

    욕=성폭행
    이는 폭력적 언어 사용을 성폭행으로 보자는 그간의 여성계 주장과 부합하네요.

  • 기준

    여성이 여성에게 "야, 씨발년아."라고 욕하면 어떻게 봐야 하나요?
    역시 성폭행이 맞나요?

  • 기준

    남성이 남성에게 "야, 씨발놈아."라고 욕하면..
    성폭행으로 보나요?

  • 기준

    여성이 남성에게 "야, 씨발놈아."라고 욕하면
    성폭행으로 간주될까요?

  • 기준

    남성을 가해자로, 여성을 피해자로
    설정한 개념에서만 가능한 것이
    욕=성폭행 이라고 봅니다.

  • 기준

    욕=성폭행 개념이 옳다면
    모든 경우의 수에 해당하는
    모든 성에 대해
    형평성에 맞게 적용되어야 하는게 아닐른지..

  • 기준

    욕=성폭행 개념이 옳다면
    성폭행 당한 후에
    "나는 '욕' 먹었다"고 말해야 옳은 건 아닌지..

  • 기준

    좀 더 분명한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어떤 X같은 인간들이 X같은 짓을 해서
    운동에서 허구헌날 이런 얘기가 나와야 하나
    한심합니다.
    품성이 더러운 X들은 운동에서 떠나거라...

  • 노동자

    지겹습니까?!?!?
    그럼..떠나싶시요!
    조금 편한 곳에서 동지의 꿈과 희망을 펴시면 어떨지요??
    근본적인 성,평등을 공부하지 못한 뭇남성 동지들을 함께 비하하는 동지의 마지막 절규가....
    또 다른 나를 희생의 대상자로 표명 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제발 민주라는 이름의로 노동운동을 핑계삼아 활동(?)하시는 간부님 이라면,현장의 노동자의 절규을 듣고 제발 떠나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기준

    논리를 말했습니다.
    그런데 떠나라니요.. 파쇼 하시나요?

    품성 안되먹은 넘들이 노조 여기저기 있어
    벌어지는 일들.. 당연히 비판받아야지요.
    그러나 이와 별개로 <기준>은 있어야 하는 거예요.

  • 지지모임

    절절한 배신감과 분노를 글에서 읽게 됩니다.
    얼마나 슬프고 또 화가 났을까요?
    그래도 계속 버티시는 피해자 동지에게 존경과 지지의 박수를 보냅니다.
    금속노조는 임원교육 제대로 한 것인지... 당시 상황에 댓한 진상부터 파악하고 조직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길 빕니다.
    '김** 성폭력 사건 피해자 지지모임'에 글 옮깁니다.

  • 피노키오

    2004의 그 자, 2010의 그 자, 참 대단한 인물들이구만!
    그 자들이 그리 대단해서 왜 노동자대통령으로 삼으려고?
    차분하게, 작은 목소리로, 더 뭘 바라냐고, 욕이 성폭행이냐고 묻는 자들도 대단들하시다.
    코드는 MB인데, 길을 잘못 들어섰다.
    범죄를 범죄라 알지 못하는, 말하지 못하는 악성 질병에 맞는 풍토가 있다.
    그 길로 가라.

    얼마나 힘드실까.
    단호함이 동지께도, 그 자들에게도 치유의 길입니다.

  • D급좌파

    기준/웬만하면 욕 안하는데...내가 댁보고 야 이 씨발년아.라고 말하면 이건 성폭행 아니라고 생각드슈. 성적인 수치감이 드는 용어가 전혀 아니라고? 기준따지고 지롤이넹. 글쓰신분 단호하게 가차없이 지겹더라도 기운 잘 챙겨서 밀고 나가셨스면 좋겠습니다.

  • 여성조합원

    기준님.....성폭력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우선 교육부터 받으시기 바랍니다. 성폭력의 의미, 유형 그런것들에서 가장 전형적으로 나오는 사례인데 분명한 기준을 정해야 한다구요? 더이상 무슨 기준이 필요합니까?

    그리고 피해자동지.....글을 읽으면서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동지가 잘못해서 성폭력을 당하는 게 아닙니다. 그러니 동지의 분노는 당연한 것이고, 동지만 당하는 게 아니라 세상의 많은 여성들이 당하고 사는 일이기에 함께 연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은 마음으로 연대하지만 구체적인 연대를 위하여 저도 고민하겠습니다.

    동지와 같은 정파는 아니지만 같은 여성으로서, 동지로써 동지와 함께하겠습니다.

  • 기준

    언어 성폭력=> 성폭력... 되려면
    성폭력=> 언어 성폭력... 이 되어야 논리에 맞습니다.

    예컨데 (너~죽여버릴거야)
    언어 살인미수 => 살인미수
    살인=> 언어살인 ... 도 마찬가지고요.

  • 기준

    제도권내 의미지만 참고로
    (성폭력 관련.. 법률적 의미)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1994.1.5 법률 4702)에 의하면 여기에는 풍속을 해치는 죄 중에서 음행매개·음화제조·음화반포(淫畵頒布)·공연음란(公然淫亂), 추행(醜行) 또는 간음을 목적으로 한 약취(略取)·유인(誘引)·매매, 강간·강제추행 등이 포함된다. 이 밖에도 음란전화·성기노출 등도 포함한다.

  • 지지합니다

    노조에서 활동하시는 분들 중에 기준 님과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은가요? 허..참.. 아주 단호하게도 이런 것들이 민주노총이 앞으로 나가지 못하게 만드는 '아주 핵심적인 이유'라는 생각이 드네요...


    글을 쓰신 동지.. 동지의 피해감과 아픔, 상처, 단호함, 결의 모두를 지지합니다. 그런 상처 들을 안고서 계속해서 활동하시는 동지가 얼마나 마음이 무겁고 아플까를 생각하면 정말 아찔하고 동지에게 한없이 미안하기만 합니다.. 정말로 페미니즘적 혁신 없이 민주노총의 앞길은 어둡기만 한 것 같습니다..


    동지, 힘내세요 동지의 모든 경험과 감정을 지지합니다

  • 기준

    분명히 할 건 분명히 해야 한다는 거예요.
    지퍼 건은 분명히 성폭력이라고 했죠. 물리적인 의미죠.
    언어성폭력은 언어적인 성폭력이예요.
    왜 언어적인 것을 물리적인 의미로 확대 재생산하려는지
    갑갑해서 말씀드리는 겁니다.

    정확히 하자는데 웬 페미니즘 공세가 나옵니까.
    페미니즘이 얼마나 다양한데, 대체 무슨 페미니즘을 말하나요?

  • 사공

    성폭행에 대한 언어적, 물리적 구분은 누구를 위해 필요한가요? 그런 어설픈 논리와 본질흐리기로 얼마나 많은 피해 여성들이 홀로 치떨리는 세월을 보내야 하는지 알고 떠드시길.

    조합원이라고 비조합원보다 더 도덕적이거나 더 운동적이라고 보기 힘들다. 그러나 조합을 매개로 일상의 문화에서 비조합원들과는 다른 저항과 진보를 향한 소양을 발전시켜야 한다. 또한 지도부는 조직논리에 빠져 소수자를 다치게 하거나 외면해서는 안 될것이다. 이것이 유지되어야 노조가 노동운동을 위한 유의미한 공간으로 발전한다고 생각한다. 성폭행사건을 덮는 것은 오히려 노조를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고 노조는 확신과 믿음으로 이와 같은 사건을 해결하고 극복할 수 있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제발 피해여성이 겪었을 분노와 수치, 배신감, 모멸감을 지도부는 제대로 보듬어 주길 부탁드린다. 또한 피해여성을 보호하기는 커녕 무지의 수준에서 말보태는 모든 분들, 스스로가 가해자임을 알고 행동하시길 바랍니다.
    금속노조의 책임있는 사건 해결을 촉구합니다.

  • 기준

    누구를 위해서?

    사실 그리고 진실

  • 여성주의자

    우선, 피해자의 절규와 이 글을 쓴 용기에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운동조직 내 성폭력과 폭력 사건들 정말 지긋지긋하네요. 어떻게 해야 우리 운동에서 이런 단어가 사라질까요? 피해자를 지지합니다.

  • 여성주의자

    한편, 저는 여성주의자로서 위에 기준님이 쓰신 주장들이 그저, 함부로 묵살할만한 의견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언어성폭력을 물리적인 성폭력과 같은 층위의 '성폭행'으로 규정하는 게 타당한가, 아닌가의 논쟁은 여성주의 진영 내에서도 진행중인 화두입니다. 여성주의자들이 이 문제를 놓고 고민하고 논쟁을 하고 있는 것은 언어성폭력을 저지른 가해자들을 옹호하기 위해서가 아님은 너무도 당연한 일입니다.

  • 여성주의자

    현재까지 한국에서 여성주의의 주된 흐름은 급진적 페미니즘의 입장이었습니다. 급진적 페미니스트들이 반성폭력 운동 등 한국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문제제기를 해 온 것은 사실입니다만, 한편에서는 여성주의자들 사이에서조차 이런저런 비판을 받아온 것도 사실입니다.

  • 여성주의자

    가령 여성주의진영의 반성폭력 운동에 대한 성찰적 문제제기가 시작된 것도 그런 흐름 중의 하나이지요. 저역시 제가 실천했던 반성폭력 운동의 방식 등에 대해 성찰하고 고민하는 중인데요.

    첫째, 우리의 반성폭력 운동은 여성을 성적자기결정권을 갖고 웬만한 성적 폭력은 방어할 수 있는 당당한 여성으로 주체화하는 데 기여하기 보다, 사건이 발생하고 난 뒤에야 목소리를 높이게 되는...다시말해 여성을 피해자화 하는데 오히려 기여한 것은 아닌가 하는 성찰입니다.

  • 여성주의자

    그리고 물리적인 성폭력과 언어성폭력이 똑같은 성폭력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언어적 성폭력'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는 의미는 있을지 모르겠으나, 운동 사회 남성들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게 만들기보다 입닥치게 하는 효과만 있었을 뿐 여성들이 당하는 고통은 줄어들지 않았고, 심지어 반성폭력 논리가 정파 다툼에 이용되는 결과까지 빚는 일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가령, 한쪽 정파에서 물리적 성폭력의 피해자가 발생했는데...가해자가 포함된 상대 정파에서 언어 성폭력으로 맞대응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 여성주의자

    우리 운동사회 내부가 이렇게까지 된 것에 대해 반성폭력 운동을 전개해 온 여성주의 진영도 깊은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저역시 감정적으로는, 저토록 참혹한 피해자의 절규에 공감하기보다 언어성폭력과 물리적성폭력을 구분하야한다고 말하는 기준님에 대해 반감이 떠오르기도 합니다만....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말의 내용이 아니라 감정만으로 마치 가해자나 된듯한 대접을 받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그런 태도야말로 여성주의진영의 반성폭력 운동이 우리 여성의 힘을 기르는 방향이 아니라 피해의식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개되어온 것은 아닌가 반성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 여성주의자

    그러나, 제가 기준님의 생각에 동의한다고 말하지 않고...현재 논쟁중이며 고민중인 화두라고 말씀드린 것은....우리 운동 사회에서 발생하는 성폭력 사건들이 그것을 구분해서 우아하게 대처할 수는 도저히 없을 만큼 저열하고 질이 나쁜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입니다.

    여성주의진영이 자기 운동을 성찰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또 이 가부장의 천국 대한민국 운동권에 어떻게 이용될지도 참 두려운 일이고 말이지요. 두서없는 말이 길어졌습니다. 그래도 누군가에겐 이런 고민을 하는 여성주의자들의 진심이 읽혀졌으면 좋겠습니다.

  • 백일섭

    인터넷에서 찌질한 글들을 보아 오다, 모처럼 명확하고 간결한 삶과 원칙을 보았습니다~ 힘내세요~

  • 기준

    여성주의자님 글, 잘 읽었습니다.
    견해에 상당부분 동의합니다.

    다만, 어떤 주제를 놓고 토론하는데 어떤 혐의로부터 자유롭기 위해 닉네임을 사용하지 않았나 우려합니다.
    예컨데 기독교를 비판하기 위해 '기독교인'이란 닉네임을 써야 한다면 평소 상당한 중압감이 있었다는 반증이 되겠지요.

  • 기준

    가부장제에 관해서는 잘라 말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연령에 따라 현저한 차이가 있지요.
    소위 '노땅'들은 답이 없는 경우가 많고
    '중년'은 많이 바뀌었고
    '젊은층'은 거의 해당사항이 아니지요.

  • 기준

    참고로, 저 또한 예전에 그냥 여성주의자로 한동안 자리매김한 사람이었습니다만.. 여성주의에 대한 학습 후, 사회주의적 여성주의와 마르크스 여성주의 사이의 바닥논쟁을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콜론타이 쪽에 호감이 많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