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수신료 연 78,000원 내라...'설득력 없다' 논란

KBS 25억 컨설팅 보고서'진실성'논란

KBS(사장 김인규)는 14일 오후 2시 목동 방송회관 3층 기자회견장에서 수신료 현실화 방안을 놓고 공청회를 열었지만, 참석한 토론자들이 KBS가 제시한 보고서에 의문을 쏟아냈고, 수신료 인상안 역시 국민을 납득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이날 토론회는 한진만 강원대 교수의 사회로 지연옥 KBS 시청자본부장이 수신료 인상안들을 설명했고, 유홍식 중앙대 교수, 윤석민 서울대 교수, 김경환 상지대 교수, 한동섭 한양대 교수, 이신 변호사, 이주선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조정실장, 문성룡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상임이사, 김상선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 등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지연옥 KBS 시청자 본부장은 30년째 동결된 현행 2500원의 수신료를 4,600원, 5,200원, 6,500원으로 인상하는 안을 제기했고, 이중 6,500원안의 경우 ‘글로벌 베스트 공영방송’ 목표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KBS 가 제기한 ‘글로벌 베스트안’에는 상업광고 완전 폐지, 보도 및 교양 제작비를 1.5~2배 인상 및 제작기간 역시 1.1배에서 2.5배를 늘어나게 되며, EBS 수신료 지원 역시 현행 3%에서 5%로 늘게 된다. 또 인력 감축 14%, 사업경비 9% 절감하게 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날 자료에는 현재 경제 상황 등 수신료를 내는 국민의 상황은 전혀 고려되어 있지 않았다. 또 현 수신료 중 3%를 EBS에 배분하는 것을 5%로 늘리는 내용에 대한 근거가 명확하지 않았고, 인력감축 부분 역시 자연 감소분과 신규채용 등이 제대로 설명되지 않아 토론회 참석자들이 ‘컨설팅 보고서’ 공개를 재차 요구했다.

유 홍식 중앙대 교수는 “컨설팅 보고서가 공개가 안된 상황에서 오늘 발표 내용만 보면 선언적인 부분이 많고, 구체적 방안이 없어 똑같은 토론을 할 수 밖에 없다”며 “과거 봤던 보고서들과 별반 차이가 없는 부실한 보고서로 기준과 퍼센트도 다르다”고 지적했다.

토론회에서는 수신료 4,600원 인상안의 경우 공적책무 강화 부분에서는 EBS 수신료 지원 현행 3%에서 5%밖에 없었고, 프라임 시간대와 드라마 제외 광고 폐지라는 안만이 포함돼 만약 시청자들이 ‘광고를 더 보고 수신료 인상을 거부하겠다’는 주장이 제기됐을 때 대응논리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윤석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6,500원안을 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인력감축 방안과 관련 “자연 감소 인원 등 실질적인 인원 조정 계획이 보이지 않는다”라며 “그냥 현재 인원에서 자연 퇴직해 나가고 신규채용 안하는 방식으로 3년 진행하려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경환 상지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수신료가 이 시점에 이 정도 올라야 하는지 동의하기 어렵다”며 “연간 7만8천원으로 1.8배 인상안인데 국민들이 손쉽게 동의해 줄 수 있는가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어 “K-view에 대한 사회적 논의, KBS 사업에 수신료 충당을 얼마나 해줘야 하는지 사회적 합의가 되어 있지 않으며, 수신료 인상에도 공적 위상이 올라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유홍식 중앙대 신문방송학 교수는 수신료 인상과 관련 △정치적 독립성 △공정성과 공익성 해결 방안 △자구적 경영합리화 방안 △미래 비전 필요성 등 4가지 전제조건을 제기했다.

유 교수는 이어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는 원칙으로 3년 동안 한시적인 범사회적 기구를 만들자”라며 “광고 40, 수신료 60 구조로 만들고, 3년 동안 자구 노력을 했는지 평가하고, 수신료가 난시청 해소했는지 공동으로 감독 관리한 뒤 물가연동제 등을 고려해 더 올릴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 보자”고 제안했다.

한동섭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인력감축은 방만 경영 해소차원에 필요하겠지만, 방송사에서 사람을 함부로 잘라서는 안 된다”라며 “언론인 독립 틀을 흔들게 되면, 언론인들이 눈치를 보며 방송하는 위축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또 “EBS가 단순히 5%를 올리는 곁가지 방송이 아니다”라며 “EBS는 공공 서비스 시스템의 공영방송으로 EBS 청사진을 보고, 정말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신 변호사는 물가상승률에 수신료를 연동시키는 안을 포함시키자고 제안했고, 이주선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은 오락과 드라마 등은 독립적으로 자회사 형태의 민간 방송으로 나가는 방식을 고려해야 하고 예산 역시 보도 등과 분리해 분석하는 안을 주장하기도 했다. 아울러 문성룡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상임이사와 김상선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은 문화부분 기금 마련 및 과학 기술 애정을 가져달라는 등의 주문을 했다.

물가상승률 반영에 대해 KBS측은 찬성 입장을 보였지만, 토론자들은 수신료가 따라 오르는 것에 대한 저항과 함께 만약 ‘마이너스’가 될 경우 수신료가 감소되느냐 등의 질문이 나왔다.


공청회에 앞서 김인규 사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수신료 인상을 종편 재원마련으로 보는 시각이 있지만, 수신료 인상은 30년 묵은 숙원 사업으로 전임 사장도 추진했었다”라며 “공영방송 KBS의 재원 구조를 어떻게 할 것이냐가 국민의 뜻”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어 “가족이 볼 수 있는 좋은 컨텐츠를 만들라는 것이 국민의 뜻으로 그렇게 가려면 광고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사리사욕만으로 정부 정책을 부흥하기위해 수신료를 인상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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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순미

    저는 살림을 사는 주부인데... 전기료에 매월 2500인 부과되어서 별생각없이 납부했는데..주부들은 물가지수가 2,3%정도 올라도 예민한데 수신료는 2.6배나 올리는건 공영방송이라는 ,kbs가 서민을 생각하지 않는 방송이 아닌가 쉽네요.. 저는 가계부를 쓰는데..저희 시청료가 어떻게 쓰이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그렇게 많이 올린다는것은 그냥 막연히 주먹구구식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말 인상한다면 국민들이 이해할수 있게 타당하게 정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