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는 21일 오전 11시 프레스센터 18층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 홍보수석 인사를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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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언론노조] |
언론 3단체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권에 조금이라도 밉보인 사람들은 블랙 낙인이 찍혀 방송에서 퇴출당하고 있는 반면 권력에 기생해온 일부 언론인들은 언론인으로서의 윤리와 도덕은 헌신짝처럼 차버리고 청와대행 직행 열차에 몸을 싣고 있다”고 현 정부의 언론관을 비판했다. 또한 “아무리 곱씹어봐도 청와대 홍보수석 기용은 안 그래도 꼬여 있는 언론 현안을 더 악화시킬 것이 자명하다”고 지적하고 홍 홍보수석 인사에 대해 “열심히 마사지만 하면 청와대 직행할 수 있다는 못된 욕망만을 자극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언론 3단체가 밝힌 바로는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YTN 재직 시절 2005년 ‘황우석 청부 취재’(황우석 측으로부터 항공료와 체재비 지원 및 자금운송 역할 수행)의 보도 책임자였으며 2008년 3월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선언’ 당시 돌발영상 ‘마이너리티 리포트’편을 삭제해 파문을 일으킨 인물이다. 돌발영상 삭제 사건은 당시 이동관 대변인이 보도국장이던 홍상표 수석에게 전화한 뒤 삭제되어 MB정권의 첫 언론 탄압 사례로 기록됐다.
YTN 해직기자이기도 한 우장균 한국기자협회장은 “이명박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강조했던 것이 ‘프레스 프렌들리’인데 일부 보수 언론에 대해서만 프렌들리하고 나머지 언론 특히 방송에 대해서는 프레스(압박)만 했다”며 현 정권의 언론정책을 비판했다. 우 회장은 “저를 포함한 6명의 해직기자가 남대문 경찰서 조사 당시, 직접 출두해 고발인으로 나서 자신이 출세하는 길에 6명의 기자 후배를 경찰에 넘긴 당사자가 홍상표”라며 “홍보수석의 자리에서 더 많은 언론인을 학살하고 해고시킬 위인”이라고 밝혔다.
홍상표 수석은 당시 남대문경찰서 조사에서 우장균, 조승호 기자의 증거사진이 없는 것에 대해 ‘사진은 없지만 직접 목격했다’고 증언해 두 기자는 증거 없이 해고되는 결과를 맞았다. 우 회장은 “후안무치 인면수심의 홍상표 씨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는 것 자체가 서글픈 언론의 현실”이라며 “이번 기자회견은 정권 2년여 남은 기간, 홍상표는 고속승진을 하기 위해 자기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것을 경고하기 위한 자리”라고 의미를 두었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이전 정부에서도 언론인 출신들이 다수 정부 요직에 있었지만 이명박 정권 들어서는 최소한의 윤리와 도덕을 망가트렸다”며 “이명박 정권이 언론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YTN을 정권이 접수하는 과정에서 홍상표란 인물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추적하고 감시하고 표명하겠다”고 말했다.
김덕재 한국PD연합회장은 “이번 인사는 전 언론인을 넘어 국민들을 상대로 선전포고한 것”이라며 “프레스(압박)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서 국민들과 한 번 해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욱 YTN지부장은 이번 인사에 대해 “YTN에 낙하산 사장이 내려오는 아픈 과정을 동력으로 삼아 고속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아이러니”라고 규정했다. 김 지부장은 “이 정부가 말하는 소통이란 게 언론을 이용하려는 정권과 언론사 내 정권 해바라기들의 소통의 장이냐”며 “이후 언론의 사명을 져버린 채 정치적 출세만을 꿈꾸는 언론사 간부가 나오질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