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항공사도 노사자율은 없고 정부 지침만

홍영표, 홍희덕 의원 한국공항공사 노사관계 실태조사

타임오프 한도와 공기업 선진화에 의한 해고 문제로 노사갈등을 겪고 있는 한국공항공사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과 홍영표 민주당 의원이 28일 실태조사에 나섰다.

한국공항공사 노사는 작년 12월 31일 단체협약을 사실상 잠정합의 하고, 노사 서명 날인은 올 1월 14일에 12월 31일 날짜로 했다. 노조에 따르면 작년 12월 31일자로 체결된 단체협약서는 올 1월 1일부터 효력이 생겼고 공사는 이 협약서로 공기업평가와 기관장 평가도 받았다. 그러나 이 협약서는 전임자 임금 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다.

이미 체결된 단체협약에 따르면 전임자 3명과 신의 원칙에 따른 서울, 제주, 부산 지부장 등 반전임 3명도 인정하고 있지만 타임오프의 경과 규정에 따라 7월 1일부터 사쪽이 반전임 전면 불인정 뿐 만 아니라 전임자 3명도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또 공항공사는 지난 12월 31일 2009년 아웃소식을 통한 구조조정을 거부한 15명의 직원을 정리해고 했다.

이날 실태조사를 진행한 두 의원은 성시철 한국공항공사 사장에게 원만한 노사 관계를 위해 성실한 협의를 하라고 주문했지만 성 사장은 노동부의 의견을 받아보고 고민하겠다고만 밝혔다. 한국공항공사 조합원은 1,082명으로 타임오프 한도는 1만 시간(5명)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공사는 3명분인 6천 시간만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를 두고 홍영표 의원은 “사장께서 너무 강경하시다. 1,000명 사업장이면 5명도 문제없지 않느냐”며 “노조는 4.5명(9,000시간)을 요구해 위법하게 인정해 달라는 것도 아닌데 그 자체로 문제 삼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성 사장을 질타했다.

홍영표 의원은 “사측 주장대로 1월 14일 날 했어도 이 부분은 사장에게 재량권이 있는데 노조와 얘기 할 수 없느냐”며 “노사파행으로 국회 상임위까지 오시면 볼썽사납고 대외문제가 된다. 재량권이 있기 때문에 원만하게 대화를 하시라”고 강조했다.

홍희덕 의원도 “노사 간에 12월 31일로 소급적용을 하자고 했는데 그러면 31일이 맞다. 문서 어디에 1월 14일이라는 근거가 있어야 정당성이 있는 것 아니냐”며 “노조는 4.5명을 주장하는데 공항은 전국 사업장이다. 한울타리에 천명만 있는 곳과 전국적으로 천명인 사업장은 다르다. 공항공사는 5명까지 해도 부당노동행위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홍희덕 의원은 “나는 노조가 한도를 넘겨 6-7명을 달라는 줄 알았다. 충분히 논의가 가능한데도 전임자 문제로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문제다. 어쩌려고 노사관계를 이렇게 하느냐”고 질타했다.

두 의원의 단체협약 효력 인정 문제를 두고 질타가 이어지자 성시철 사장은 노동부 자문대로 했다는 이야기만 강조했다. 노동부는 “1월 14일 단협을 갱신하기로 최종 합의 서명했다면 2009년 12월 31일로 체결일을 명시했다 하더라도 2010년 1월 1일 이후에 단협이 갱신 체결 된 것”이라고 질의 회신했다. 노동부의 질의 회신이 노사합의를 깨고 현장에서 법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이날 면담에 함께 참석한 김종인 공공운수노조준비위 공동 위원장은 단체협약서를 들어보이며 “부칙은 14일까지 논의를 했더라도 전임자 문제는 잠정 합의 때 도장을 찍은 거고 13일까지 다른 부칙 논의를 한 것으로 봐야한다. 본 서명 후 몇 개 조항 바꿨다고 효력이 없는 것이 아니다”고 성 사장을 몰아세웠다.

반면 성시철 사장은 “큰 틀의 협의는 됐지만 기재부가 누락사항를 보고 다 알고 있다. 안 알려졌다면 재량을 발휘해 볼 텐데..”라며 정부에 공을 돌렸다.

김종인 위원장과 성시철 사장은 공사의 의도적 노조 탄압을 놓고 서로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성 사장이 두 의원의 재량권 발휘 제안에 대해 “노동법에 따라 하는데 저에게 재량권을 쓰라는 것은 부당노동행위를 묵인하라는 것이다. 다 자문을 받고 입법 취지를 받아서 하는 것”이라고 발을 빼자 김 위원장은 “노사 근본 문제는 타임오프가 아니고 회사가 노조를 깨려는 데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성시철 사장은 “남의 직장에 와서 노조를 깨려고 하다니 누가 깹니까? 직장장이 있는데 그런 표현은 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대의원대회를 물리력으로 막는 게 되는 일이냐”고 따졌고 사쪽 다른 실무자는 “대의원 의장이 막아달라고 문서를 줬다”고 반박했다.

성 사장은 “저는 내부 승진한 사장이다. 노조 위원장이나 부위원장과 수 십 년 같이 일했다. 내가 욕심 부릴게 뭐가 있나. 노동부나 법무법인에 상생할 수 있는 방법 알아보라 했다. 안하려 한 것이 아니다. 다시 상부기관과 협의해서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상생을 강조했다.

성 사장은 상생을 강조했지만 공항공사노조는 공사가 일부 대의원들이 민주노총 탈퇴를 결정하려는 임시대의원대회를 할 수 있도록 지배개입하려 했다며 부당노동행위로 노동부에 고발한 상태다.

이어 홍영표 의원이 공항공사 구조조정으로 인한 해고자 문제도 원만하게 풀라고 당부하자 성 사장은 “저도 수 십 년 동안 지사장도 하고 내부에서 올라와 사장이 됐다. 매일아침에 1인시위하는 직원을 본다. 해고자 14명의 신상카드를 다 봤다. 해고자들의 주소, 재산상태도 다 알고 아이들이 몇 학년 인지도 다 안다. 모두 잘 아는 사이다. 왜 이런 과정을 가야 하는지 안타깝다. 공기업 중에 희망퇴직금을 받고 다시 일을 할 수 있도록 아웃소싱 직원으로 일하도록 해준 사람이 누가 있나”며 자평하기도 했다.

성 사장은 또 “의원님들의 취지는 잘 알겠다. 낙하산으로 사장이 된 것도 아닌데 어느 기관장이 노조와 마찰을 일으키려 하겠나. 내부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다시 노동부와 협의해 보겠다”고 이날 면담을 마무리 지었다.

이날 면담이 끝나고 노조의 한 관계자는 성 사장의 직원과 매우 잘 아는 사이라는 발언을 두고 “성 사장이 직원을 너무 속속들이 잘 알아서 어떻게 해야 노조탄압을 효과적으로 잘하는 지 알고 있다”며 “조합원들 사이에선 차라리 낙하산이 오면 이렇게 까지는 안할 것이라고 비꼰다”고 전했다.

한편 공항공사 사쪽은 작년 12월 31일 공기업 선진화에 의한 구조조정으로 130여명의 소방직종을 아웃소싱했다. 이 과정에서 아웃소싱을 거부한 14명이 정리해고 당했다. 노조는 “매년 수 백억원의 흑자를 남기고 신규직원까지 채용했음에도 09년부터 무리한 구조조정을 해 노사관계가 악화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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