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정부지분 51%해도 경영권 민간에 넘어가”

김윤자 교수, “지분매각이나 민영화된 공항, 전세계 4%도 안돼”

인천공항 민영화에 대한 여야의 입장 논의가 시작된 가운데, 민영화에 반대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들은 정부의 매각 이유가 불문명하고, 민영화로 인해 국고유출뿐 아니라 공항의 서비스 질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의 매각이유, 납득하기 어렵다

김윤자 한신대 국제경제학과 교수 역시 “정부의 매각 입장이 설득력이 없어,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현재 정부는 자기자본수익률과 환승율의 저조와 글로벌 경영을 배워야 한다는 ‘경영효율’을 매각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김윤자 교수는 7일, CBS라디오 [시사 자키]에 출연해 “환승율은 공항 자체의 경쟁력보다는 그 나라가 가지고 있는 경제 전반, 또는 문화 전반의 경쟁력하고 오히려 더 상관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자기자본수익률이 떨어진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인천공항이 바다를 매립해서 건설한 공항이기 때문에, 간척지 같은 비수익자산이 떨어진다는 것뿐이며, 투자자본수익률은 최상”이라고 주장했다.

정부의 ‘글로벌 경영을 배워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CEO나 이사 중에 그런 전문 경영인을 들이면 되는 것”이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부가 세계 상위 50개 공항 가운데, 약 70%가 매각, 또는 매각을 계획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과대포장을 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국제공항협회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공항중에서 지분 매각을 하거나 민영화된 공항은 3.9%로, 4%가 채 안 된다”고 설명했다. 공항이 가지고 있는 보안과 안보상의 특수성 때문에 신자유주의의 본국이라고 불리는 미국 조차도 공항은 국가기업형태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인천공항 경영권, 민간 자본에 넘어갈 것

민영화로 인해 공항의 서비스 질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타났다. 특히 민영화된 런던 히드로공항을 비롯해 호주의 시드니공항, 그리스 아테네공항 등에서 꾸준히 서비스 질이 하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히드로공항의 경우, 신규투자를 하지 않고 기존 보안시설을 가지고 보안검색을 하다 보니 몰리는 이용객을 감당할 수 없어서, 히드로 제5터미널 개항식 후에 보안검색 시설이 스톱되는 등 엄청난 혼란을 겪은 바 있다”고 설명했다.

민영화된 공항에서 서비스 질이 하락하는 것은 수익성을 위주로 한 경영방식 때문이다. 수익성을 올려야 하는 기업은 공항에 신규투자를 하지 않고, 시설이용료를 올리는 등 수익 창출에 열을 올리고 있어 서비스 이용료 증가와 서비스 질 하락의 문제가 나타나는 것이다.

정부의 지분 매각으로 인천공항의 경영권이 민간자본에게 넘어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현재 정부는 지분의 49%만을 매각하고, 51% 지분은 정부가 갖고 있기 때문에 경영권을 가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김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어불성설이라며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교수는 “아테네 공항의 경우, 정부 지분이 55%고 독일계 지분이 45%인데, 이용료가 5배 안팎으로 크게 오르고 서비스는 떨어져 원성이 자자하다”면서 “55% 지분이 있어도 민간자본에 경영권이 넘어간 상태이기 때문에 통제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30%를 전략적 투자자에게 매각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에 대해 “그 전략적 투자자라고 한다면 바로 경영권을 장악하는 투자자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천공항의 매각에 대해 정부가 뚜렷한 이유를 내놓고 있지 못해, 일각에서는 단기적인 재정확충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각종 밀약설 또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다음아고라를 통해 해명했지만, 오히려 ‘무성의한 해명’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김 교수는 “히드로공항과 아르빌공항 등에서 인천공항 경영기법을 배우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경영 효율을 높인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면서 “지분매각은 정말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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