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노동자 노동권 보장하라”

종로 보신각 앞에서 전국돌봄노동자대회 열려

활동보조인, 요양보호사, 간병인, 보육교사 등 돌봄노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열악한 노동조건 개선과 사회서비스 공공성 확보를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활동보조인, 요양보호사, 간병인, 보육교사 등 돌봄노동자들이 16일 늦은 2시 종로 보신각 앞에서 전국돌봄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장애인활동보조권리찾기 모임, 사회서비스시장화저지공동대책위원회, 전국요양보호사협회, 공공노조 보육분과, 공공노조 의료연대 서울/대구/충북지역지부 간병분회 등은 16일 늦은 2시 종로 보신각 앞에서 전국돌봄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이날 대회에서 성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를 통해 중증장애인 활동보조 일을 하는 배정학 활동보조인은 “장애인들의 투쟁으로 장애인활동보조지원사업이 시작된 지 3년 반이 지났는데 예산 부족으로 인한 신규신청 금지, 본인부담금 인상, 장애등급심사로 인한 서비스 탈락 등 이용자의 권리가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고 이는 활동보조인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성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배정학 활동보조인이 열악한 활동보조인의 노동 조건에 대해 말하고 있다.

배 활동보조인은 “지난 3년 반 동안 활동보조인의 시급은 한 번도 인상되지 않고 6,000원으로 묶여 있으며, 일하고 싶어도 이용자와 연결이 잘 안 될 때도 많아 결국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활동보조인 일을 하면서 다른 일을 해야 한다”라고 열악한 현실을 설명하고 “이에 지난 3월 활동보조인권리찾기 모임을 만들었고, 앞으로 장애인 당사자들과 연대해 이용자의 권리와 활동보조인의 노동권을 보장받기 위해 적극 투쟁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활동보조인뿐만 아니라 요양보호사, 간병인, 보육교사 등 다른 돌봄노동자들도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일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전국요양보호사협회 정금자 회장은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국가가 노인을 돌보기 위해 만든 제도이지만, 민간영리단체에 위임하는 바람에 시장화되어 기관들은 ‘수급자 한 명에 얼마’라는 식으로 돈으로 수급자를 거래하고 있다”라면서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요양시설을 늘리는 등 제도의 공공성 확보를 통해 기관의 편법, 불법 운영을 막아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서울대학병원에서 일하는 차금비 간병인은 “간병인은 병원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지만 주 6일 밤낮 없이 일해야 생활임금을 벌 수 있고 환자를 돌보기 위해 밤에 자주 깨 면역력이 약해져 질병에 노출되어 있다”라면서 “하지만 병원은 파견업체를 통해 간병인을 관리하면서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으려 하고 있으며, 지난해 신종플루 예방접종 때에는 간병인이 직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제외했다가 우리가 항의해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었다”라고 성토했다.

발언 대신 글을 보내온 한 보육교사는 “원장이 교사들에게 종교행사 참여를 강요하는 등 원장 일인에게 독선적인 운영을 맡기는 제도와 낮은 임금, IPTV 연기자로 살아야 하는 현실에서는 희망이 아닌 절망밖에 없으며 이를 호소할 곳도 없다”라고 성토했다.

연대발언에 나선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는 “활동보조인, 요양보호사, 간병인, 보육교사 등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노동자이며,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있지만 먹고 살만큼의 임금이나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환경은 제공되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하고 “이것은 노동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문제이기에 이를 제도적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대회 참가자들은 마지막 순서에서 ‘돌봄노동자 노동권 쟁취를 위한 2010년 전국돌봄노동자대회’ 선언문을 낭독했다. 돌봄노동자들은 선언문에서 “오늘 대회 이후, 우리는 정부와 직접 대화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인간으로서, 노동자로서 존중받고, 권리를 보장받을 때까지, 함께 외치고 또 함께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대회에서는 장애인노래패 시선의 노래와 공공노조 보육분과의 풍물 공연, 공공노조 의료연대서울지역지부 간병분회와 사회진보연대, 전국학생행진의 몸짓공연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참가자들의 큰 호응 속에 펼쳐졌다. (기사제휴=비마이너)

  장애인노래패 시선의 노래 공연.

  활동보조인권리찾기 모임이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서명을 받고 있다.
태그

돌봄노동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홍권호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