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신한 KEC 김준일 지부장이 31일 새벽 5시45분께 서울 영등포 한강성심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후 의료진의 진찰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출처: 이명익 노동과세계 기자] |
한편 이날 경찰의 김 지부장 연행시도가 노사 대표 교섭 장소 화장실에 수십명의 사복경찰이 대기하고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30일 사쪽은 면담시간을 오후 3시로 요청했다가 저녁 7시로 연기하자고 통보해왔다. 김 지부장은 사수조 5명과 함께 점거중인 1공장을 나와 공장안 고객안내실에서 김신일 사쪽 교섭대표와 노사 면담을 했다. 밤 9시 50분까지 면담이 이어졌지만 의견이 모아지지 않아 수차례 정회가 이어졌고, 김 지부장이 ‘사수조’와 함께 화장실에 가자 화장실에 잠복해있던 수십명의 사복경찰이 이들을 덮쳤다는 것이다.
경찰이 연행을 시도하자 사수조들이 경찰을 저지하다 현장에서 바로 폭력 연행됐고 김준일 지부장은 이 과정에서 여자화장실로 뛰어들어가 몸에 지니고 있던 시너를 자신의 몸에 끼얹고 불을 붙였다.
금속노조는 기관지 '금속노동자'를 통해 “김 지부장이 분신하던 그 시각 KEC 공장 일대에는 수천명에 달하는 경찰이 추가 배치됐고, 당시 여경들도 상당수 배치돼 이번 면담이 김 지부장 체포와 1공장 점거농성자 진압작전 차원에서 계획된 것이 아니냐는 일부 의혹에 무게마저 실리고 있다”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 지난달 27일 국회 앞 단식농성장에서 김준일 지부장.[사진 맨 왼쪽] [출처: 이명익 노동과세계 기자] |
경찰은 통상 공장 점거 등을 하고 있어도 노사 교섭이 이뤄질 때는 원만한 노사 협상 타결을 위해 경찰이 지도부의 신분 보장을 해 왔다. 그러나 이번 분신사태는 앞에선 사쪽 교섭대표가 면담을 요청하고 뒤에선 경찰력을 배치해 무리한 연행을 시도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어 노정 관계는 극심한 대립으로 격화 될 수도 있다. 지난해 70일이 넘게 공장 점거 농성을 벌여온 쌍용차 사태에서도 극도의 노정 대립이 있었지만, 경찰은 노사 교섭이 이뤄지면 지도부 신분을 보장해 줬다.
한편 민주노총은 31일 오전 11시 긴급 사무총국 회의를 열고 대응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 오후 3시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김준일 지부장 분신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후 대응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