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륭전자 노사, 6년 만에 협상 타결

1년 반 뒤 기륭 정규직으로 고용

1,895일 동안 거리에서 투쟁해 온 기륭 노동자들에게 복직의 길이 열렸다.

기륭 사측과 노측은 그동안 수차례의 물밑협상을 진행하고 결정적인 순간 틀어지기를 반복한 끝에 김소연 분회장을 포함한 10명의 조합원을 기륭으로 복직시키는 데 합의하고 11월 1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조인식을 가졌다.

사측에서는 최동열 기륭전자 회장이, 노측에서는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이 각각 대표로 합의안에 서명했다.

이로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불법파견 문제를 사회에 공론화하고 비정규직 투쟁의 정점에 서 있던 기륭투쟁이 오늘로써 종지부를 찍게 됐다.

일수로 160일이 넘는 세 차례의 단식과 두 차례의 고공농성 등 생사를 넘나드는 투쟁을 전개한 지 6년 만의 타결이다.

  최동열 기륭전자 회장과 박유기 민주노총 금속노조 위원장이 각각 합의문에 서명하고 악수하고 있다.

합의안에는 △조합원 10명의 고용을 보장하고 △상호 제기된 고소, 고발, 압류, 손해배상 등을 취하하며 △농성, 집회, 시위와 인터넷 등 매체를 통해 비방하지 않는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되었다.

단 사측은 조합원들을 기륭전자의 정규직으로 직접고용하되 생산 설비를 마련하는 시간을 감안해 1년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경영이 어려워지면 한 차례 연장할 수 있다. 이 같은 합의안에 따라 사측은 길어도 3년 안에는 조합원들을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한다.

불법파견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내용은 사측의 반대로 협상안에서 빠졌다.

최동열 기륭전자 회장은 서명에 앞서 “지난 6년간 서로가 큰 고통을 겪었다”며 “오늘부터 사회적 통합과 노사 상생 및 회사 발전을 위해 서로 노력하기로 한 만큼 기륭전자가 앞으로 탄탄대로에 서게 됐고 저와 임직원, 분회 여러분 너무 합해서 역량을 준비된 사업에 집중함으로써 당장 내년부터 천억 원대의 매출과 흑자전환을 달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소연 분회장은 “시작할 때 많은 조합원이 있었는데 그분들과 함께 복직하지 못하게 돼서 미안하다”고 운을 뗐다. 그리고 “노사 간에 파트너쉽을 갖고 서로 간 존재를 인정하고 신명나는 일터, 존중 받으면서 일할 수 있는 일터를 함께 만들어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당장 비정규직이 고통이 확산되어 나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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