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강원도 양양군에서 환경부 주관으로 ‘지방상수도 통합추진 사업설명회’가 열리자 전공조 강원본부는 지방상수도 통합운영 계획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노조 조합원 18여명은 사업설명회 방청과 노조 의견개진을 요구하며 현수막을 들고, 투쟁했다. 20여분간의 실랑이 끝에 노조는 요구안 전달, 의견 개진을 했고, 양양군청 앞에서 마무리 집회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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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전공노 강원본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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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전공노 강원본부] |
이날 환경부가 연구용역을 의뢰한 안진회계법인의 ‘강원동부권 지방상수도 통합운영 기본계획 연구용역 실무자 설명회’ 자료를 보면 정부는 상수도 통합운영 방식으로 ‘공기업 위탁’ 추진을 유도했다.
환경부는 강원동부 6개 지자체 평균 9만 여명에 불과한 급수 인구와 넓은 급수 면적으로 지속적인 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밝혔다. 또, 강원동부 지자체별로 계속된 적자 발생, 낮은 유수율 등을 근거로 삼았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상수도 권역 통합의 대안으로 도(道) 직영기업, 지방공사, 상수도조합, 공기업위탁 4가지 방안을 제시했지만 결국 공기업 위탁을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삼았다.
주요 이유는 도 직영기업, 지방공사, 상수도조합으로의 통합시 통합 소요 기간이 6개월~1년 들지만, 공기업위탁은 ‘위탁 체결 후 즉시 시행’이다. 예산도 도 직영기업 100% 도 부담, 지방공사 지분에 따라 시, 군 공동 부담, 상수도조합 지자체 부담이지만 공기업위탁시 위탁 계약에 따라 시군과 위탁공기업이 ‘공동으로 부담’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계획은 공공재인 물을 비용만의 문제로 접근하는 정부의 인식을 다시 확인시켜 준 셈이다. 국민들에게 안전하고 깨끗한 물 공급을 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을 빠져 있다.
또, 도 직영기업, 지방공사, 상수도조합으로의 통합방식은 결국 지자체가 부담을 떠안게 되는 것으로 현실적으로 지자체는 공기업위탁을 추진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충남 논산시의 사례와 같이 수자원공사로 위탁해도 2003년 대비 2010년 수도요금 125% 증가, 위탁비용 281% 증가, 지자체예산 178% 증가됐다. 공기업위탁이 비용의 문제를 해결해 준다고 장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결국 국민들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혈세를 늘려 충당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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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강원동부권 지방상수도 통합운영 기본계획 연구용역 실무자 설명회’ 자료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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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강원동부권 지방상수도 통합운영 기본계획 연구용역 실무자 설명회’ 자료 중] |
상수도 통합의 근거 중 하나인 상수도 시설 낙후 원인에 대해서도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공노 강원본부는 “국민들이 사는 지역에 따라 먹는 수돗물로 차별을 받고 있는 셈인데, 이는 정부가 책임을 방기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서울시가 한 해 500억이 넘는 시설투자를 할 때 서울시보다 오히려 더욱 시급한 투자가 필요한 지역은 1억도 시설 개선을 위해 투자되지 못했다. 이를 이제 와서 민영화로 해결하겠다는 것은 중앙 정부의 책임은 온데 간데없고, 재원이 부족한 지자체는 지방수도를 팔아서 재원을 마련하라는 말이다”는 입장을 전했다.
상수도 통합이 반민주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는 점도 지적되었다. 이태기 전공노 사회공공성강화의원장에 따르면 이미 지자체 기관장들이 모여 상수도 통합 문제를 논의했고, 안진회계법인으로의 용역 발주도 사전에 이루어졌다. 일부 권역별로 MOU(양해각서)까지 체결했다.
관련한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2008년 말부터 2010년까지 전남남서부 9개 시군, 경북동부 5개 시군, 강원남부 4개 시군, 강원동부 6개 시군이 통합운영 양해각서를 이미 체결했다. 경남서부권 4개 시군은 수도시설 운영관리 업무를 수자원공사에 위탁하기로 실시협약을 2009년 말 체결했다.
이태기 전공노 사회공공성강화위원장은 “노조, 시민들이 정책결정 과정에 함께 하지 않고, 이미 결정해 놓은 뒤에 간담회, 공청회 등을 통해 통보하는 방식은 맞지 않다. 더욱이 국민의 생명인 ‘물’ 문제이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특히 수자원공사로의 위탁 유도는 4대강 문제와 맞물려 있어 더 큰 반발이 예상된다. 올해 국정감사 당시 수자원공사가 ‘취수부담금’ 신설을 추진하자 야당측은 수자원공사가 수도요금을 올려서 4대강 사업 투자비에 쏟은 8조원 중 일부를 보전하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해 9월 4대강 사업에 참여해도 수도요금 인상을 계획하지 않겠다던 수자원공사가 지자체에 등에 제공하는 물에 별도의 부담금을 얹겠다고 한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부채 투성인 수자원공사의 순이익은 2006년 2200억원에서 지난해 890억원으로 감소했다.
이태기 위원장은 “수자원공사로의 상수도 위탁을 유도하는 이유 중 하는 4대강 문제와 맞물려 있다. 지자체의 열악한 재정을 빌미로 상수도 통합운영을 해야 한다면서 수자원공사에 상수도 사업권을 주는 걸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공노는 상수도 통합 추진 계획에 대해 “상수도 통합 운영의 목적은 국민들에게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보다는 물 기업 육성을 위한 시장규모 확대에 맞추어져 있다. 통합 위탁을 주목적으로 하는 지방상수도 통합운영은 단계적으로 물 민영화에 다름 아니다”고 못 박았다.
한편 환경부는 지난달 13일 오는 2020년까지 총 3조4,6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세계적인 물기업을 육성하고 물관련 핵심기술 개발하는데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164개 시군별로 운영되는 지방 상수도를 39개 권역으로 통합하고, 특별시,광역시와 같은 대규모 수도사업자나 수자원공사, 환경관리공단 등 공기업에 상수도사업을 맡겨 전문 물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