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추가 도발을 한다면, 다음 공격은 구체적으로 경기도가 될 거라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단순 포격이 아닌, 생화학 공격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했습니다”
“이참에 서해 5도를 보복 응징의 전초기지로 활용하자. 이런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그러려면 전략의 판부터 새로 짜야 합니다”
-KBS 뉴스9 中.
연평도 포격사건에 대한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시민사회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전쟁을 부추기는 듯한 정제되지 않은 보도로 인해, 한반도의 긴장상태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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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한국진보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은 3일, 여의도 KBS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쟁을 부추기는 보도 행태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이 특히 KBS를 집중 겨냥한 이유는, 공영방송으로서의 고민 없이 일관적으로 한반도의 긴장 상태를 높이는 보도를 내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는 “공영방송의 대표주자로서 KBS가 보도 방향을 고민하는 것이 그 역할이지만, 그들은 마치 다른 나라의 전쟁을 즐기듯이 호전적인 목소리만 대변하고 있다”면서 “KBS는 공영방송이라는 의미가 뭔지 모르고, 우리의 현실을 전쟁으로 이끌고 있지만 그 책임은 누가 지겠는가”라며 비판했다.
실제로 KBS는 지난 23일 연평도 포격이 발생한 이후부터, ‘경기도가 다음 공격 목표’, ‘서해 5도, 보복응징 전초기지 삼아야’, ‘북 총참모부, 서해 전투 준비태세 점검’ 등의 호전적인 뉴스를 편성해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포격 사건 당일에는 이라크 바그다드의 위성사진을 대한민국 연평도의 모습이라는 오보를 내면서, 혼란을 낳기도 했다.
보도 내용 뿐 아니라, 뉴스 보도에 있어 연평도 포격에 관한 보도가 압도적인 양을 차지하고 있었다. 포격 당일인 23일에는 73건의 관련 보도를 내보냈으며, 그 이후에도 하루 평균 30건의 포격 관련 보도를 내보냈다. 특히 보도 내용은 북한에 대한 공격을 주제로 한 시나리오나, 강경 대응 방침을 내세우는 외신 인용 등의 단발성 보도가 주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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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들은 “KBS가 공영방송의 간판을 달고 이명박 정권의 나팔수 노릇이나 하면서 전쟁 위기를 부추기는 것은 국민적 비극”이라며 “KBS는 전쟁을 부추기는 보도를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KBS 새노조의 역할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어제 KBS 새노조가 조인식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공정보도와 올바른 담론 형성의 역할을 하지 못하면 만들어질 이유가 없다”면서 “새노조는 한반도의 평화를 망치는 KBS의 나팔수 방송을 비판하고, 올바른 보도를 촉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