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문 밖으로 나오는 농성단에게 사람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
마지막까지 농성장을 지켰던 사람들도, 밖에서 기다린 사람들도 눈물을 보였다. 오랜 기다림 끝에 부둥켜안은 이들은 한결같이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1공장에서 농성에 참여했던 한 조합원은 “25일 동안 춥고 배고팠지만 밖에 꿋꿋이 연대해주는 분들과 가대위 그리고 양재동에서 농성하고 있는 동지들 덕분에 마음 깊은 곳에 따뜻함이 있었다”고 말을 꺼냈다. 그는 “농성장을 나서는 발걸음이 무거웠지만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나왔다”며 “현장 복귀해서 다시 시작하자. 아직 희망이 있다. 우리가 시발점이 되어 모든 비정규직이 정규직 되고, 오로지 하나의 노동자가 될 수 있게 현장에서 힘차게 싸우겠다. 그리고 연대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전국 순회 투쟁을 하고 돌아온 김응효 조합원은 말보다 눈물을 먼저 쏟았다. 그는 “아산에서 폭력에 제압당하고 피 흘리는 동지들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너무 분노스러웠다”며 “정규직화 되는 그날까지 힘차게 투쟁하자. 동지여러분 너무 사랑스럽다”고 말했다.
밖에 있던 2공장 조합원도 농성을 끝내고 내려온 조합원들을 향해 “밖의 동지들과 이 투쟁을 계속 진행해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천천히 준비해서 현대차 자본에 비수를 꽂아야 한다”며 “체포영장 발부로 수배된 동지들, 병상에 있는 동지들 생각하며 힘차게 싸우자”고 말했다.
▲ 농성자들이 나오는 모습에 남편이 나오기를 기다리던 가대위 여성이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남편이 나온 후에도 정문 밖으로 나오는 농성자들을 향해 한참을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라고 고개숙여 인사했다. |
농성에 참여한 아들을 25일 만에 만난 가대위 이명자 씨도 “여기서 끝난 게 아니고 이게 투쟁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치지 않고 나와줘 정말 고맙다”며 “더 충전해서 재도전하고 마무리 잘해야 한다. 오늘 정규직 된다는 함성이 들리지 않아 아쉽다. 이 계기로 앞으로 할 일이 뭔지 느꼈을 거다. 힘 축적하고 준비해서 마무리 잘하자”고 말했다. “갑자기 맛있는 거 많이 잡숫지 말고 조금만 잡수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김형우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이번 투쟁이 “현대차지부에서 총회 하는 바람에 우려와 두려움에 잠시 주춤한 것뿐 끝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 투쟁이 우리의 간절한 염원이 쟁취되지 않았다고 끝난 거 아니다. 이 투쟁의 끝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 씨름으로 치면 장기전에 돌입한 거고, 축구로 치면 연장전에 들어간 거다. 분명히 이길 거라는 확신이 생겼다. 기죽지 말자. 수많은 동지와 연대단위와 국민이 있다. 힘내서 끝까지 투쟁하자”고 응원했다.
비정규직 지회의 한 조합원도 “말도 안되는 이 신분제가 우리를 타락시키는 사회에서, 병상에 있는 황인화 동지의 가슴에 사원증을 매달아줄 때까지 싸우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의 끝장 투쟁’을 기약하고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이들은 이날 정문 앞에서 간단한 약식집회를 마치고 곧바로 해산, 귀가했다. (울산=미디어충청,울산노동뉴스,참세상 합동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