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청소노동자, ‘고용안정’ 파업 농성 돌입

동국대, 노조 설립 1년만에 업체 계약해지...고용승계 묵묵부답

동국대 청소노동자들이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29일 오후 1시경부터 동국대학교 본관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연좌농성의 이유에 대해 “고용안정에 대한 확답을 받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경향신문 동영상 화면 캡쳐]

동국대 청소노동자들은 고용안정 등의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지난 10월 29일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동국대 시설 관리 분회를 설립했지만 여전히 학교 측에 의해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노조가 설립된 후, 학교 측은 업무를 시작한 지 1년 밖에 되지 않은 용역업체와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 특별한 하자 없이 1년 만에 업체와 계약해지 하는 경우는 이례적이기 때문에, 계약해지에 대해 분회는 “노동조합 설립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한 문책성 계약해지”라고 해석하고 있다.

또한 분회는 “동국대는 현 업체에 대한 계약해지 후 새로운 청소 업체를 선정하는 입찰을 지난 주 진행했는데, 재입찰 절차를 평상시와 같은 공개입찰이 아닌 지명입찰로 비밀리에 진행한 점도 이러한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재입찰을 통해 학교가 신규 업체를 선정하면, 신규업체는 법적으로 현 노동자들의 고용에 대한 책임이 없어진다. 때문에 박문순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법규부장은 “재입찰을 통한 신규업체 선정은 합법적으로 노동자들을 대량해고 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갑작스런 계약해지와 입찰과정의 문제 뿐 아니라, 고용승계에 대한 학교 측의 묵묵부답 또한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 분회는 지금까지 고용승계 여부에 대해 학교 측에 4차례의 질의를 보냈지만, 학교 측은 이에 답하지 않고 있다. 새롭게 선정된 업체 또한 고용승계 여부에 대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대해 분회는 “청소미화 노동자들은 현재 대부분이 노조원”이라며 “때문에 용역회사에 대한 계약해지가 청소 노동자 대량해고를 통해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한 수순 밟기가 아닌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동국대 청소노동자들은 그동안 주 40시간 근무에, 기본급 758,990원으로 법정 최저임금보다 10만 원 정도 낮은 임금을 받아 왔다. 뿐만 아니라 원청인 학교 직원은 방학동안 잔업을 지시하고, 입금된 잔업수당을 현금으로 가져오도록 지시하는 등 횡포를 부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직원은 조장 수당 5만원 까지 착복해 노동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때문에 분회는 청소노동자들의 고용승계에 대한 학내 우호 여론 형성을 위해 지난 13일부터 3일간 ‘청소미화 노동자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을 위한 범동국인 서명운동’및 1인시위를 진행해 왔다. 분회는 “서명운동은 시작한지 단 일주일 만에 9,362명의 서명을 받는 등 학내 구성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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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교아웃

    대자대비하신 부처님의 공덕을 기리는 학교가 동국대인가? 아님 약자들 등골을 빼서 공양미에 보태는 학교가 여기? 세상 다 비정규직 사용하더라도 부처님의 공덕을 기리는 학교마저 시류에 편승한다면 종교란 민중을 착취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