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원불교 사회 개벽 교무단과 최문순 민주당 의원 공동 주최로 ‘종합편성채널, 언론, 의료, 교육 생태계 파괴를 우려한다’ 토론회가 국회의정관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해 언론을 비롯해 의료, 교육 등 우리 삶과 직결돼 있는 사회 전반에 종편이 미치게 될 영향을 통찰했다.
“종편의 공공성 파괴, 의료와 교육까지 영향 미칠 것”
의료 부분 토론을 맡은 신형근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부회장은 “종편이 우리 건강권을 침해하고 의료비를 인상시킬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방통위에서 전문의약품 광고 규제를 풀겠다며 내세우는 유일한 이유가 소비자의 알권리를 증진시키자는 것인데 미국의 경우만 보더라도 의약품 이미지 광고로 인해 안전성과 정확한 정보가 왜곡되고 약에 대한 기대를 높여 불필요한 약물오남용을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신 부회장은 “미국에서도 광고하는 의약품은 2,000~5,000개의 의약품 중에 백 개 이하로 불안증, 고지혈증처럼 계속 먹을 수밖에 없는 만성질환 약이거나 특허제품 같이 경쟁제품 없는 약”이라며 “전문의약품 광고가 소비자의 전반적 알권리 보장을 통한 소비자들의 건강 증진과는 아무 관계가 없고 오히려 편향된 정보를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의약품 광고는 자연스럽게 약값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신 부회장은 “미국에서의 한 연구는 2000년의 의약품 비용 증가 중 12% 즉 26억 달러가 소비자 직접광고에 의한 것이라는 분석이 있고 또 다른 연구는 1994년부터 2005년까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문의약품에 대한 소비자 직접광고가 약품 판매량과 가격을 높였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신 부회장은 “전문의약품 광고 규제를 푸는 것에 대한 우려와 반발이 심해지니까 당장은 방통위가 ‘규제를 풀자는 게 아니라 의약품을 재분류하자는 것’이라고 한발 물러서는 것처럼 보이지만, 2000년대 미국의 대표적 7개 의약품에 대한 광고비 지출이 나이키보다 많았다”며 “한정된 광고시장에서 이 분야가 유일하게 광고의 시장성이 클 수 있는 품목인 만큼 전문의약품 광고는 방통위가 쉽게 포기 못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중동매 방송이 교육 부분에 있어서 경쟁을 조장해 사교육비 지출 증가를 유도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한만중 참교육연구소장은 “기존에 조중동매가 평준화가 나라 망쳤다는 평준화 망국론을 펼쳐왔고 조중동 각각이 교육산업과 관련해서 형성해 온 콘텐츠 기반이 있는 만큼 이들이 방송으로 들어왔을 때 조중동매 방송이 ‘경쟁 촉진’이라는 사교육계의 이해를 대변하는 기사들로 채워지고 이것이 학부모들의 불안심리를 자극해 사교육비 지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소장은 “지분 1%미만 사업자들에 대해 공개를 안 하고 있지만 경쟁 촉진이라는 부분에서 이해를 같이하는 사교육업체들이 상당히 들어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종교방송사, “종편으로 직원들 반이 쫓겨날 판”
이날 토론회에는 종교방송을 대표해 나온 박원식 종교방송협의회 간사는 종교방송을 ‘고래 싸움에 등 터진 새우’라고 비유하며 종편으로 인해 종교방송들이 입을 타격을 전하기도 했다.
박 간사는 “종교방송사가 전체 광고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 8조 5천억이라는데 4사 기준으로 600억이 채 못 되는데, 대부분의 전문가가 종편이 시행되면 현재보다 광고 50%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 많았다. 그런데 체감으로 느끼고 현실화될 때는 50%가 넘지 않을까 싶다”며 “각 종교방송사가 갖고 있는 규모를 반으로 줄이든지 직원들 반이 직장에서 쫓겨나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나마 종교방송사들이 이 정도의 광고 포션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현재 지상파와의 연계 판매 때문”이라며 “미디어렙 없이 종교방송이 현재 영업망을 가지고 자체 판매 할 수 있는 역량은 코바코 조사 결과 현재의 10% 수준으로, 지금 수준으로 광고 판매를 하려면 지금보다 영업인력 10배로 늘려야 한다. 영업을 통해 혜택 받는 부분은 유흥업종 뿐”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