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는 제대로 달려야 한다"

전주시내버스 정상화를 위한 촛불문화제 열려

전북지역 버스파업이 87일을 맞이한 가운데 전북시민단체연대회의의 제안으로 전주시내버스 정상화를 위한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차가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촛불문화제가 열린 오거리 문화광장에는 100여명이 넘는 시민들이 모였다. 촛불문화제는 버스파업과 버스운행 정상화에 대한 각계각층의 시민들의 자유 발언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출처: 참소리]

시민 발언에 앞서 안호영 변호사가 지난 23일 ‘버스파업 시민토론회’에서 제안했던 사회적 합의안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했다. 안 변호사는 사회적 합의안을 제안한 배경과 내용 설명이 끝난 후에 본격적으로 시민발언이 이어졌다.

직접 만든 피켓을 든 이재규 우석대 겸임교수가 먼저 발언에 나섰다. 페이스북을 통해서 전주 시민들에게 ‘멈춰선 버스를 달리게 하자’라는 캠페인을 제안했던 이재규씨는 8일 동안 1인 시위를 하며 들었던 시민들의 답답한 심정을 전달했다. 그는 사업주가 보조금은 챙기면서 노동자 의견은 뭉개고 시민불편은 눈감고 있는 상황이 큰 문제라고 했다. 하지만 “버스파업을 잘 모르는 시민들의 입장에선 불편함이 우선이기 때문에 비난이 노동자들에게 모두 돌아가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했다. 이재규씨는 “이 때문에 노동조합이 큰 결단으로 파업을 정리하고, 공론화 된 보조금 문제와 노동조건 문제를 하나씩 풀어갔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말했다.

  몇몇 시민들은 직접 만든 피켓을 가져오기도 했다. [출처: 참소리]

이어서 제일여객에서 13년째 버스를 몰고 있다는 최종민씨가 발언에 나섰다. 그는 “시민 불편이 커져가는 것은 노조 입장에서나 노동자 입장에서 너무나 죄송한 일이다, 그러나 파업사태 장기화의 책임은 노동자들이 아니다”고 단언했다. 최씨는 함께 온 동료들이 촛불집회에 배포한 유인물을 잘 읽어보면 왜 그런지 알 수 있다며, 파업이 진행될수록 전북 지역의 정경유착이 정말 심각하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고 했다. 또한 파업이 빨리 끝날 수 있도록 시민들이 노동자들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버스를 자주 이용하는 시민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최창학씨는 버스파업에 관한 짧은 자작시를 낭송했다. 자신의 다리가 (버스를 기다리다가) 2개월이 넘도록 마비됐다며 빨리 버스 운행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시를 통해서 전했다.

진보신당 당원인 김병준씨는 버스 파업의 해결을 위해 나서야할 시장과 도지사는 어디있냐는 발언으로 입을 열었다. 김씨는 시장과 도지사, 전주 지역 국회의원들이 80일이 넘어서야 성명을 발표하며 이제야 민의를 알았다고 하는게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지역 정치권과 자치단체장들을 질타했다.

시민 발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최측에서는 집회 현장에서 송하진 시장과 김완주 도지사와 전화연결을 시도했지만 시청 업무 등으로 통화를 할 수 없어 불발로 그쳤다. 보도자료를 통해 시장과 도지사와 전화연결을 시도하겠다는 것이 알려지자 시청 측에서도 난감한 입장을 표했다고 전해진다.

전화연결을 시도했던 김남규 전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국장은 짧은 발언을 요청했다. 김남규씨는 버스파업 현장에 공권력을 투입하는 것은 파업 사태를 악화시킬 거라는 발언을 했다. 한편으로 아무리 좋은 주장도 다른 이들에게 막대한 피해가 가는 것은 문제라며, 노사 협상에서 노동자들이 약자인 것은 알고 있지만 그보다 더 약자인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시민들 입장에서 버스 파업을 보면 법적논란만 있고 왜 파업을 시작했는지 관심을 갖기 보다는 불편함만 있다고 말했다.

이병무 다함께 회원은 버스가 이렇게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은 지역적으로 창피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조금, 완전공영제 등의 문제가 시민단체가 공론화한게 아니라 파업 과정에서 나온 것이며 버스체계를 바꾸는 것은 노동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때문에 버스파업이 노동자들만의 싸움이 아니라 시민들이 함께 단결해서 가는게 중요하다는 발언을 했다.

이광철 국민참여당 전북도당위원장은 버스회사 보조금이 어떻게 쓰였는지 내역은 어떤지를 알수 없는게 현실이라는 말로 입을 열었다. 그는 버스파업 사태가 진통을 겪는 것을 부정적으로만 볼 게 아니라 이를 통해 전북시민사회가 성숙하게 갈 수 있는 과정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이 위원장은 버스파업 해결을 위해 시민사회단체에 두가지 의견을 전달했다. 그는 먼저 버스파업 사태에서 공권력이 투입되며 파국으로 가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시민단체가 버스노동자들로 하여금 파업을 중단하라고 할 게 아니라 이 문제를 책임지고 해결하겠다는 제안이 선행되어야 할 것 같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마지막으로 버스파업 시민단체 대책위 대표를 맡고 있는 방용승 민주노동당 전북도당위원장은 앞으로 있을 지자체, 경찰, 회사에 의해 버스노동자 탄압이 더욱 거세질 것을 우려했다. 이에 맞서는 시민들이 힘이 절실하다며 버스파업 지지를 부탁했다.

  추운 날씨에도 100여명의 시민들이 자리를 지켰다. [출처: 참소리]

마지막 순서에서 참석한 모든 시민들은 "버스는 제대로 달려야 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마쳤다. 집회 시작 당시 모여있던 40여명의 시민들을 비롯해 이후에 참석한 시민들 대부분이 추운 날씨에도 1시간 30분 동안 촛불문화제 자리를 지켰다. (기사제휴=참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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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저번 기사는 완전공영제 실현 대책위라더니...
    시민대첵연대회의는 뭔가요?
    여기도 야5당 인가요? 아! 민주당은 없나~~
    지난 기사에는 국참당은 없던데...
    아시는 분 댓글 부탁드립니다.
    투쟁현장마다 말아먹는 야당들이라서 당최 믿음이 안가네..
    KEC도 그렇고, 현자 비정규직 투쟁도 그렇고
    이젠 전북까지...

  • 채민

    '버스파업 해결 완전공영제 실현 전북 시민사회단체 대책위(이하 대책위)'는 시민사회단체와 민주노동당 전북, 진보신당 전북 등 두 정당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날 대책위와는 별도로 촛불집회를 주최한 '전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는 환경운동연합, 경실련, 민언련, 민예총 등이 구성한 모임입니다. 연대회의는 대책위에 참여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국민참여당과 민주당 역시 대책위에 속해있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