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하청노동자 철탑 고공농성 돌입

"위장폐업, 해고살인 대우조선 직접 고용"...정규직 활동가 천막치고 연대

대우조선하청노동자조직위원회 강병재 의장이 7일 새벽2시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남문 옆 송전선 철탑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강병재 의장은 "제조업의 모든 비정규직은 불법파견이다. 위장폐업, 해고살인 대우조선이 직접 고용하라."는 요구를 내걸고 있다.

[출처: 대우조선 현민투]

강병재 의장은 2년전 대우조선하청노동자조직위원회(하노위)를 만들어 활동하다 해고됐다. 강 의장은 지난 2년 동안 하노위 소식지를 발행하며 현장을 조직하기 위해 노력했고 현대중공업, 삼호중공업,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이 참여하는 '조선하청노동자연대'를 만들어 활동해왔다.

강병재 의장이 철탑 고공농성에 돌입하자 대우조선노동조합과 현장조직 활동가들은 송전선 철탑 밑에 천막을 치고 연대투쟁에 나섰다. 이들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고 있으며 이후 투쟁 방향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병재 의장, 노동조합결성을 시도했다는 이유로 해고, 복직과 노조건설투쟁 진행

하노위 김영재 의장은 '고공철탑에 오르며' 라는 글을 통해 "인간답게 살고 싶다고,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고 임금인상도 요구하고, 노동자로서의 당당함과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자 대우조선 1만7천 사내하청노동자와 1만2천 자회사 비정규직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 쟁취하고자, 대우조선 비정규노동조합 결성을 목표로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조직위원회"(하노위)를 결성하여 소식지를 발행하고 조직하고 투쟁하면서 꾸준히 활동해왔다"며 "그러나 대우조선 원청자본은 이를 방치하지 않았고 예외 없이 해고의 칼날을 휘두르며 우리의 목줄을 잘라버렸다. 비정규노동자 탄압의 전형인 원청의 직접개입에 의한 핵심사업장 위장폐업으로 하노위 의장 외 3명을 길거리로 내몰고 나머지 전원을 2개 업체에 분산 고용승계 시키고는 이후 하노위 회원 색출작업 등 온갖 탄압을 자행해 왔다. 저들의 탄압에 맞서 하노위를 지켜내고 부당한 해고에 맞서 투쟁한지 2년을 넘긴다."고 고공농성 돌입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2009년 3월 하노위 의장이 대우조선의 탄압으로 부당해고를 당한 이후 아침에는 통근버스 정류장에서, 퇴근시간에는 대우조선 각 문에서 '하청노동자 소식지'를 배포하며 단결투쟁을 고무하는 선전 선동과 부당해고에 대한 항의를 지속하고 있다.

[출처: 대우조선 현민투]

또 대우조선해양의 직접개입에 의한 위장폐업과 해고 그리고 사내하청에 대한 실질적인 사용자임을 밝히기 위해 법정투쟁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부산고등법원 창원재판소에 소송이 진행 중"이라며 "대우조선해양 생산의 70% 이상을 담당하는 비정규노동자들이 헌법에 보장된 노동조합 결성을 시도했다는 이유만으로 해고되어 탄압받아야만 하는 현실에 온몸으로 저항하기 위해 죽음을 불사하고 철탑에 오른다."고 해고노동자의 절박한 심정을 밝혔다.

"제조업 모든 비정규직은 불법파견, 대우조선이 직접고용하라"

강 의장은 "2010년 매출12조745억원, 영업이익 1조111억원 사상최대 경영성과 달성은 비정규노동자의 피와 땀, 저임금과 가난의 산물이다. 자본의 끊임없는 이윤추구 앞에 쓰러지고 짓밟히는 비정규노동자의 아우성이 자본주의 거짓언론에 철저히 외면, 왜곡당하는 야만의 사회가 공정한 사회라고 떠벌리는 희망이 사라진 세상, 불평등한 세상에 내가 온몸으로 저항하는 이유"라며 "자본가 정권의 사법부에서조차 인정한 불법파견의 문제는 비단 자동차의 문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제조업 전반의 문제이며 여기 대우조선에도 적용되는 것이다. 형식적인 도급계약과 상관없이 실제 사용여부, 사업경영상의 독립성, 실제 사용사업주로서의 지휘명령권 보유 등을 볼때 대우조선해양이 비정규노동자의 실질적인 사용자"라며 대우조선이 직접 고용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하노위 활동에 대한 대우조선해양의 직접적인 개입에 의한 위장폐업과 해고살인은 명백한 대우조선해양의 지시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소송 결과에 상관없이 해고에 대한 사용자성의 책임과 복직의 대상이 대우조선해양"이라며 "본인은 대우조선해양을 상대로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죽기를 각오하고 철탑에 오른다. 이후 본인의 정당하고 처절한 복직 요구 고공철탑투쟁을 물리력으로 탄압할 시에는 죽음으로 자신의 권리를 방어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는 지지성명을 통해 "비정규·하청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려 하면 원청은 하청노동자들을 탄압해 기본적인 권리조차도 박탈한다. 투쟁하는 하청노동자들은 해고되거나 노조나 모임을 탈퇴하도록 강요당한다. 원청 자본은 투쟁하는 하청노동자들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타 사업장 취업까지 봉쇄해 생존마저 위협을 느끼도록 만들기까지 한다"며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강병재 동지의 고공농성은 바로 하청노동자들도 노동자로서 누려야 할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우조선 정규직 노조와 활동가들이 강병재 동지 고공농성 투쟁에 함께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소중한 연대는 강병재 동지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원·하청 노동자 단결과 연대는 하청노동자들의 인간다운 삶뿐만 아니라 정규직 노동자들에게도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제조업 사내하청은 불법이다. 그런데도 노동부와 원청 자본은 조선소 하청을 도급으로 위장해 불법파견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들 거짓에 맞서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은 투쟁으로 화답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사제휴=울산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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