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청소노동자, 8일 새벽 파업 돌입

요구조건 관철되지 않을 시, 15일부터 무기한 총파업 돌입 예정

약 900명의 서울지역 대학 청소노동자들이 8일, 파업에 돌입했다.

민주노총 공공노조 서울경인지부 소속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 청소노동자들은 8일 오전 6시를 기점으로 파업에 돌입하고, 임금인상과 근로조건 개선 등의 요구안 관철을 위해 투쟁에 나설 것을 밝혔다.


7일, 13시간 마라톤 회의..합의 결렬, ‘임금인상’ 난항
요구조건 관철되지 않을 시, 15일부터 무기한 총파업 돌입


이들은 오전 6시부터 각 사업장에서 투쟁 방침을 전달받고, 오전 10시 단위별로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오후 2시에는 연세대학교 본관 앞에 3개 분회 조합원들이 모여 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들은 작년 10월부터 올 2월 16일까지 9개 용역업체를 대상으로 12차례의 집단교섭을 실시해 왔다. 하지만 임금인상을 비롯한 노조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교섭은 난항을 겪어왔다. 결국 노조는 지난 2월 21일, 교섭 결렬 선언과 함께 쟁의조정신청을 제출했다. 또한 2월 24일부터 3일간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해 투표율 대비 94.9%의 찬성으로 파업 가결을 이끌어냈다.

파업 돌입 전날인 7일, 업체 측과의 마지막 조정 과정을 거쳤지만 역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공공노조 서경지부 관계자는 “오후 2시부터 새벽 3시 30분까지 릴레이 협상을 진행했지만, 역시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며 “가장 쟁점이 됐던 것은 임금인상이었다”고 밝혔다. 노조는 업체 측에 요구조건으로 5,180원의 생활임금을 요구해 왔다.

또한 서경지부 관계자는 “인력충원이나 휴게공간 확충, 연차수당 문제 등 다양한 요구조건이 있었지만 업체 측에서는 이 조차도 다 수용한 것은 아니었다”며 “특히 임금이나 근로조건 개선 요구에 대해 학교마다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특히 합의가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경자 연세대 운영위원 역시 “협상 자리에서 학교는 4,320원 이상으로는 불가를 말했고, 심지어 홍대를 언급하며 홍대와 같은 임금을 지급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며 “학교는 배운것도, 가진것도 없는 우리가 쓰레기를 치우고 있으니 쓰레기 취급을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노조는 8일 하루파업을 진행한 후, 다시 업체 측과의 교섭국면을 만들어간다는 입장이다. 또한 이번 주 내에 있을 교섭에서 요구조건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15일을 기점으로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여성, 시민, 노동단체, “청소노동자 총파업 지지한다”

공공노조 청소노동자들의 이번 첫 파업은, 여성, 시민, 노동 단체를 비롯한 사회적인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홍익대 해고 사태로 수면위에 올랐던 청소노동자들의 노동 조건이, 이번 파업을 계기로 한층 개선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민주노총을 비롯한 한국여성민우회, 전국여성연대 등 30여개의 단체들은 8일 오전, 연세대 정문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8 청소노동자 파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김인숙 한국여성민우회 대표는 “몇년 간 여러분의 싸움을 통해 말도 안 되는 청소노동자의 노동조건이 드러났으며, 다른 청소용역 노동자와 식당, 가사, 간병 등 돌봄노동자들에 대한 시민의 관심도 상승했다”며 “여러분의 싸움에 많은 여성노동자의 염원이 담겨 있는 만큼, 이 싸움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다.

노우정 민주노총 부위원장 역시 “현재 민주노총에서는 최저임금 현실화를 위한 국민임투를 대국민 생존전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서 “여러분의 파업 투쟁이 국민임투의 도화선이 되어 모든 국민들의 생활임금 쟁취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대학도, 정부도, 국회도 외면한 권리를 찾기 위해 오늘 청소노동자들이 총파업투쟁에 돌입했으며, 수많은 시민, 학생, 네티즌이 지지를 보내고 있다”며 “오늘 청소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은 40만 청소노동자들과 수많은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인 만큼, 우리는 투쟁으로 써내려가는 이 희망의 메시지가 온전히 이 사회에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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