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과 장미’, 생산현장에서 맞이한 세계여성의날

금속노동자 기아차 화성공장에 모여 촛불문화제...“여성노동자여, 일어나라”

금속산업 생산 현장에서 세계여성의날을 기념하는 여성노동자의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3월 8일 저녁 6시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북문앞에서는 기아자동차와 지역의 노동자들 50여명이 모여 ‘기아차지부 화성지회 사내하청분회’ 여성부장 정복희 씨와 ‘붉은목소리’ 성희영 씨의 공동사회로 촛불문화제가 진행됐다.


유난히 바람 불어 부랴부랴 서로 거들며 주변을 비닐로 둘러 바람막이를 하고 잔디밭위에 모여 앉은 식당과 청소하는 금속노조 여성조합원들을 비롯하여 지역노동자들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밝은 얼굴로 촛불을 밝혔다.

노래배우기로 시작된 촛불문화제는 기아차 화성공장사내하청분회(비정규직노조) 여성 조합원들의 인터뷰를 찍은 동영상 상영으로 관심이 고조되었다. 자유발언에 나선 PDI 리테크 소속의 최경옥 노조조합원은 “검사하는 비정규직 작업라인에 여성들이 많은데 임신을 하면 야근노동과 잔업을 하지 않고 저녁 5시 퇴근을 한다. 그런데 잔업시간과 야근노동시간에 임신한 사람의 결원이 충원되지 않아 노동강도가 강해지는 결과가 되고 결국 누가 임신을 하면 마음 놓고 축하해주지도 못한다. 심지어 주변의 동료들에게 미안해하며 임신한 사실을 숨기다가 산달이 돼어 회사를 퇴직한 여성동료도 있었다”고 안타까워하며 “우리가 먼저 나서서 이제 말하고 요구해야 한다.”고 낮은 목소리지만 힘주어 말했다.

현대푸드 소속 박정미 노조조합원은 또한 “식당에서 일하면서 땀으로 목욕을 하다시피 하는데 샤워시설이 없어서 통근버스를 타면 남성들로부터 냄새난다는 말을 들을 때 어쩔 줄을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또,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일이 끝나면 물이라도 끼얹고 퇴근하면 좋겠는데 회사에서는 원청 기아자동차에서 샤워시설을 마련할 공간을 주지 않아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반복한다. 일하시는 분들에게 따듯한 밥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제발 냄새난다는 말은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해 참석한 노동자들의 공감을 받았다.

한편 같은 자동차를 만드는 공장인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금양물류 성희롱 사건의 대리인으로 참석한 권수정 씨는 대공장이라도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는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성희롱을 당해도 오히려 해고되고 탄압받으며 국가인권위에서 성희롱 판정을 받은 후에도 현대자동차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연대를 호소해 눈길을 끌었다.


목소리가 크지도 않고 세련되게 말하지도 않지만 너나 할 것 없이 여성 노동자로 일하며 평소 느꼈던 차별과 억울함을 나누는 자리가 그 자체로 소중하다는 것을 새삼 확인했다.

마지막으로 노래 연대에 나선 권영주 씨는 노동운동의 투쟁하는 노래 또한 남성 중심으로 가사가 쓰이고 불러져서 여성들이 어울려 나눌 노래가 많지는 않지만 평소에 눈치보고 억눌렸던 마음을 노래로 풀자며 ‘엎어버려’를 노래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그동안 세계여성대회를 맞아 여러 행사가 열렸지만 상대적으로 여성 조합원의 숫자가 적었다. 모처럼 여성노동자에 대해 노동현실이 열악한 금속산업 현장에서 여성노동자의 실태를 공유하고, 이후 성차별 없고 평등한 생산현장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결의를 함께 나누어 훈훈한 촛불문화제였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출처: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지회 유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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