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대학 청소노동자 교섭결렬...사측, ‘파업’이유로 요구안 철회

9개 업체, ‘최저임금’만을 고집, 결국 퇴장으로 교섭 결렬

공공노조 서울경인지부 산하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의 집단교섭이 또 다시 결렬됐다. 지난 8일 노조의 하루 경고파업 후 진행된 교섭에서, 용역 업체 측이 파업 돌입을 이유로 그간 진전을 보인 요구안조차 철회하며 교섭을 파국으로 몰고 갔기 때문이다.

파업 돌입 하루 전인 7일, 노조와 9개의 용역업체는 마지막 조정회의를 열고 12시간 가량 막판 협상에 열을 올렸다. 최저임금 4,320원 이상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던 업체는 이 자리에서 시급 4,600원을 제시하기며 한 발 물러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10일 오후 2시부터 열린 교섭에서 사측은 기존 입장을 철회하고, 또 다시 최저임금 4,320원 이상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노조는 “7일 조정과정에서 노조는 파국을 피하기 위해 기존 임금 요구안 5,180원에서 한 발 물러나 4,800원을 제시했고, 사측 또한 최저임금이 아닌 시급 4,450원을 제안한 바 있으며, 일부 용역업체는 시급 4,600원을 제시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10일 교섭에서 사측은 모든 안을 철회하고 또다시 올해 법정 최저임금인 시급 4,320원을 사측 안으로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이들은 “공공노조는 인내를 가지고 사용자 측의 수정안 제시를 요구했으나, 사측은 오로지 최저임금만을 고집하며 교섭장에서 퇴장해 교섭이 결렬됐다”고 설명했다.

임금 뿐 아니라 이외의 단체협약 조항 역시 지금까지의 합의가 물거품이 된 상태다. 지난 7일, 조정회의에서 기존에 합의된 70개 단체협약 조항 이외에 퇴직금, 산재 등이 포함된 4개 단체협약 조항에 대해 상당부분 의견접근을 보였으나, 업체는 ‘그것은 파업에 들어가기 전 이야기’라며 안을 철회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교섭 및 조정과정에서 기존에 제시했던 안을 철회하는 것은 노사 간의 기본적인 신뢰를 깨는 행위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노사 교섭 결렬의 책임은 전적으로 사용자들에게 있다”며 “노조는 파국으로 치닫기 않도록 수정안을 제시하며 합의 타결을 위해 노력했지만, 사용자들은 오만하게도 기존 합의사항을 깨버리고 최저임금만을 고집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원청인 대학과 용역업체가 청소, 경비노동자들의 요구를 끝까지 무시한다면 2차 총파업을 포함한 더욱 강력한 투쟁으로 청소 경비 노동자들의 절박한 요구를 쟁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노조는 이번 파업 결렬에 따라 향우 대응책을 모색 중이다. 류남미 공공운수노조(준) 정책실장은 “매주 목요일마다 교섭이 진행되지만, 이번 주말에 다시 교섭을 진행할 지도 고민중”이라며 “주말 상황을 지켜본 뒤, 전면 파업을 할 지 학교별 상황에 따라 대응을 할지 논의 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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