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비정규직, 정직 마치고 현장복귀 첫날 다시 해고

[인터뷰]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이웅화 비상대책위원장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이웅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6일자로 징계해고됐다. 이웅화 비대위원장은 정직 2개월 징계기간을 마치고 25일 야간에 출근했지만 현장복귀 첫날 또 다시 징계해고를 당했다.

현대차 울산4공장 경윤산업은 이웅화 비대위원장이 현장에 복귀하기도 전인 23일 징계위를 소집한다고 통보하고 당사자가 일정 때문에 연기를 요청했는데도 26일 일방적으로 징계위를 강행해 징계해고를 결정한 것이다.

이웅화 비대위원장은 "조합원들을 만나 다시 조끼를 입자고 설득하니가 조끼를 입는 조합원들이 생겼고 반응은 좋았다. 뭔가 해보려는 움직임이 있었다"며 "조합원들은 빨리 지도부를 꾸리는 것에 관심이 있었다. 현장 분위기가 많이 무겁다고 했다. 스스로 나서서 하기에는 위축돼 있었다. 당장 싸우기에는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하나하나 현장을 조직하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급하지 않게 끈질기게 현장을 조직하고 만들어가자고 설득했고 조합원들도 같이 힘내자고 격려해줬다"고 밝혔다.


언제 해고 통보를 받았나?

지날 23일(금) 경윤산업 소장에게 전화가 와서 징계위를 소집한다고 구두로 통보했다. 경윤산업 소장은 '"징계위 소집통보서 내용증명으로 보냈다. 24일 쯤 도착할 것이다'"고 했다. 뭔 징계위냐고 항의하니 "받아보며 안다"고 하며 전화를 끊었다.

24일 오후 오후 1시경에 징계위 소집통보서가 도착했고 26일 오전 10시에 참석하라는 내용이었다.

정직2개월 징계를 마치고 4월25일 야간에 첫 출근했다. 처음 탈의장에 들어갔는데 아무런 이야기가 없었다. 일하려고 현장에 갔는데 반장이 오더니 "작업복 입고 일하고 조끼는 벗어라"고 했다. "내가 내 옷 입고 일하는데 무슨 상관이냐, 부당노동행위하지 마라"고 했다. 반장은 "나는 상황을 전달하는 것이다. 기분나쁘게 듣지 마라. 나는 전달하는 것"이라고 했다.

26일 아침 퇴근하려는데 소장이 왔다. 조끼를 잡고 흔들면서 "이거 입지 마라. 회사복만 입고 일해라. 출퇴근할 때만 조끼를 입어라"고 했다. "내가 내 옷 입는데 소장이 뭔 권한으로 협박하느냐"고 항의했다.

오전 10시 징계위 참석하라고 해서 오전 9시에 현대차지부 미조직비정규직특별위원회 소집 문자 보여주면서 오늘은 참석 못하니 다음주 주간 때 하라고 통보했다. 소장에게 통보하고 미비특위 회의에 참석했다.

그날 오전에 소장이 "줄 것이 있다. 만나자"고 했다. 전화상으로 이야기하면 안되느냐고 하자 만나야 한다고 했다. 자동차 앞에서 소장을 만났는데 대뜸 "미안하다. 니도 잘 알 것 아니냐"며 해고통보서를 줬다.

징계사유는 무엇이었는가?

경윤산업은 연기요청을 했는데도 26일 오전 10시에 징계위를 개최해 26일부로 징계해고를 결정했다.

징계사유는 원청사와 회사에 대한 업무방해, 폭력행위를 수반한 불법집회, 회사명예 실추, 업무지시 불이행, 기타 불법집회 관련 비위행위, 정직 2개월 징계이력 등이었다.

27일 오전11시 경윤산업 소장을 만나서 이의신청서를 작성해 줬다.

정직 2개월 마치고 현장에 들어갔는데 어떤 마음이었나?

회사 들어가서 조끼 안 입은 조합원들에게 조끼 입으라고 독려도 했다. 다시 현장을 조직하려 했다. 점심 때도 조합원들을 만났다. 조끼를 입고 온 조합원들이 있었다.

현장을 조직해서 1차 파업처럼 만들어가자고 이야기했다. 조합원들을 만나고 설득하고 조직하려 했다. 이런 모습을 회사가 봤고 해고를 통해서 조합원들을 위축시키려고 부당해고를 한 것이다.

조합원들의 반응은 어땠나?

조합원들을 만나 다시 조끼를 입자고 설득하니까 조끼를 입는 조합원들이 생겼고 반응은 좋았다. 뭔가 해보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비조합원들과도 반갑게 인사하고 인사받고, 조합원들은 내가 찾아가니까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식당에 같이 가서 함께 밥 먹고 분위기는 좋았다.

조합원들은 빨리 지도부를 꾸리는 것에 관심이 있었다. 현장 분위기가 많이 무겁다고 했다. 스스로 나서서 하기에는 위축돼 있었다. 당장 싸우기에는 시간이 많이 흘렀고 빠르게 투쟁을 조직할 수 없는 조건이지만 하나하나 현장을 조직하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급하지 않게 끈질기게 현장을 조직하고 만들어가자고 설득했고 조합원들도 같이 힘내자고 격려해줬다.

해고통보를 받았는데 심정은 어떤가?

막상 해고를 당하니까 해고자 심정을 알 것 같다. 표현하지 않지만 안에 가지고 있는 감춰진 분노를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어떻게 투쟁을 만들어갈지 고민이 들었다.

4공장 사업부 부대표로서 현장을 만들어야 할 임무도 있고 절박함이 있다. 시간만 보내면 안되겠다 싶다. 서울 상경투쟁 갔다 오면 뭐라도 해야겠다는 각오를 하고 있다. 해고자들, 3개월 정직자들 모으고 할 수 있는 일들을 계획하겠다.

노조활동은 봉쇄돼 있고 현장 분위기는 위축돼 있다. 힘들고 어려운 조건인데 이후 불법파견 철폐투쟁의 전망에 대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나?

불파싸움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인 문제이고 전체 비정규직의 문제다. 우리가 안고 가야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조합원들 중에는 우리만이라도 살자는 조급함이 있다. 조합원들만을 정규직화하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것은 정말 위험한 생각이다.

어렵고 힘들더라도 "모든 사내하청을 정규직화하라"는 8대 요구안을 가지고 싸워야 한다. 4대 의제 관련한 교섭은 있을 수가 없다. 8대 요구안 목표를 가지고 현대차와 직접교섭을 요구해야 한다. 투쟁하고, 투쟁하는만큼 조합원들을 설득하고, 함께 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조합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해고는 내 개인의 문제일 수 있지만 전체 조합원들의 문제다. 노조활동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회사의 태도다. 그렇기 때문에 힘들고 어렵지만 조합원들을 믿고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다.

노동자는 하나다는 구호가 결코 공허한 메아리가 돼서는 안된다. 의장, 비의장 나누고 조합원, 비조합원 나누는 것이 아니라 "제조업 사내하청 자체가 불법이다. 모든 사내하청을 정규직화하라"는 공동의 요구를 내걸고 함께 싸워나가야 한다. 8대 요구안 기조 흔들리지 않고 싸워 나가겠다. (기사제휴=울산노동뉴스)
태그

비정규직 , 현대차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조성웅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